부럽

 

 

                          카르마

 

 

 

부럽...쓰다 만다

니가 부럽다고 기양 쓰다 만다

니가 오만해질까봐

니가 게다가 더 오만해질까봐

 

오딘의 한 잔 술을 더하고도

부럽...쓰다 만다

니가 이혼하지 않을 것을 자랑으로 아는

사랑스런 아내가 있는 것이

니가 그러고도 기양 남자답게

제우스의 바람피고 있는 것이

부럽...쓰다 만다

 

어쩌면 저 나무도 내일은 이파리를 떨어뜨리고

어쩌면 저 저녁 노을도 내일은 푸르게 푸르게

입술을 내밀고 짧은 순간

태양을 밀어넣기 직전

얼음과 눈이 덮인 나라

질시의 푸른 눈을 뜨리

 

언제나 빛은 있고

언제나 거인의  눈은 떠 있는 것

금빛의 태양..

 

부럽...쓰다 만다

 

그러다가

어쩌리

미드가르드가 부서지면 또

또 어쩌리

관습은 습관보다 질긴 것.

 

 

 

(짜아식, 대충해라...)

201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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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카르마

 

 

생은 감옥

언어의 규칙으로 창살을 만들고

이어폰속 음악으로 만든 벽에 둘러싸인 생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차가운 사람이 되고, 여름에는 뜨거운 열정에 울죠

 

우리의 옷은 찬란한 수의(囚衣))

배우는 것마다 우리를 옥죄는 예정된 형벌, 담장에 빼곡한

오선지, 남아 있는 쉼표로 걸어가는 절름발이의

청바지처럼 덜렁거리는

잠들었던 떨림,

 

천천히 가는 시간을 벗어날 수 없어 

어둠이 머리카락처럼 축축하게 목을 감았죠

컬컬하게 쉰소리가 나는 달빛과

조용하게 만져지는 시간표에는

사각 사각 손톱 긁는 타인들 빼곡해요.

 

 

201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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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탄생

 

 

                      카르마

 

 

아름답지 않은 것이 반드시 추하진 않으리

선하지 않은 것이 반드시 악은 아니리

 

사랑은 아름답지도 선하지 않아

그래서 추하고 악한 것도 아니리

 

그 중간 쯤 어디,

신성한 것과 멸하는 것

선한 것과 악한 것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풍요와 가난

아버지와 어머니

그 신비의 틈에서

잠들거나 깨어있거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자여

아프로다이티의 생일에 태어난 자여

 

초라하고 거친 자여

거리에서 잠드는 맨발로 지내는 이여

선한 것과 아름다운 것에 음모를 꽤하는 이여

강력한 사냥꾼이여

지혜의 추구자여

철학자여

 

무지와 지식의 중간에 있는 자여

무지하지도 않거니와 지혜롭지도 않은 자여

 

지혜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니

사랑은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것이니

사랑은 지혜와 무지의 사이에 있으리

 

사랑은 아름다운 것에 대한 사랑이네

모든 갈망을 사랑이라 하지 않네

사랑은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며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이네

 

선한 것을 추구하는 것

지혜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

사랑은 그 중간 쯤에서 태어나네

 

(He is in a mean between ignorance and knoweldge.)

 

 

2013. 05. 22.

 

(Symposium, p. 32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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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망하는 사랑

  -  Love desires that of which love is-

 

 

                     카르마

 

 

당신은 거기있는데

왜 나는 당신이 그리운 것이냐

 

이미 당신은 내 사랑인데

왜 나는 그토록 당신을 갈망하는 것이냐

 

당신이 그토록 나의 사랑인데

당신은 그토록 생생한 현재 

시리도록 푸른 사랑인데, 

왜 나는 여전히 당신을 갈망하는 것이냐

 

위대한 사람이 

왜 위대함을 갈망하는가

강한 사람이

왜 강함을 갈망하는가

사랑이 있는데

왜 사랑을 갈망하는가

 

현재 그러하듯이 

현재 그토록 그러하듯이

미래에도 그러하길 갈망한다는 것이다.

 

갈망하는 사랑은 미래까지 유보되는 

미래형 갈망하다이다.

 

 

2013. 05. 18

 

심포지움에서 사랑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언급(p. 318-319)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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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모든 것에 대해서

 

 

                         카르마

 

 

우리가 만난 것이 우연일까

너의 수심에 찬 얼굴과, 가슴 아픈 포옹이 우연일까

짧은 인사와 눈인사, 그 아쉬운 눈맞춤,

그것이 우연일까

 

우리가 친구인 것이

누군가의 딸이고, 아들인 것이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버지인 것이

누군가의 사랑이고, 증오인 것이

누군가의 존경이고, 경멸인 것이

 

그럼, 우리가 헤어지는 것은 우연일까

한 번의 어깨 토닥임, 짧은 전화통화

가벼운 고개 끄덕임으로 수만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한숨 어린 숫가락으로 퍼먹는

밥알처럼 마구 들어오는 모든 사물들

마구 마구 씹히는 시간들

 

우연한 모든 것들은 우연일까

내가 우연히 너를 만나

네게로 울먹이듯 넘어지고 싶었다면

눈동자 속, 머리 속, 가슴 속 깊은 것들

젓가락으로 집어들었다가

말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들

꺼내지 못하고 머뭇거린 것들

 

이 모든 것에도 우연한 것이 깃들어 있을까

 

 

2013. 5. 21.

  

(슬퍼하지마,

그런 표정 짓지마,

이제 그만 웃어 응?

.

.

.

아직 안될까

너무나 파릇해서 슬픈 초록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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