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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망하는 사랑

  -  Love desires that of which love is-

 

 

                     카르마

 

 

당신은 거기있는데

왜 나는 당신이 그리운 것이냐

 

이미 당신은 내 사랑인데

왜 나는 그토록 당신을 갈망하는 것이냐

 

당신이 그토록 나의 사랑인데

당신은 그토록 생생한 현재 

시리도록 푸른 사랑인데, 

왜 나는 여전히 당신을 갈망하는 것이냐

 

위대한 사람이 

왜 위대함을 갈망하는가

강한 사람이

왜 강함을 갈망하는가

사랑이 있는데

왜 사랑을 갈망하는가

 

현재 그러하듯이 

현재 그토록 그러하듯이

미래에도 그러하길 갈망한다는 것이다.

 

갈망하는 사랑은 미래까지 유보되는 

미래형 갈망하다이다.

 

 

2013. 05. 18

 

심포지움에서 사랑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언급(p. 318-319)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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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모든 것에 대해서

 

 

                         카르마

 

 

우리가 만난 것이 우연일까

너의 수심에 찬 얼굴과, 가슴 아픈 포옹이 우연일까

짧은 인사와 눈인사, 그 아쉬운 눈맞춤,

그것이 우연일까

 

우리가 친구인 것이

누군가의 딸이고, 아들인 것이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버지인 것이

누군가의 사랑이고, 증오인 것이

누군가의 존경이고, 경멸인 것이

 

그럼, 우리가 헤어지는 것은 우연일까

한 번의 어깨 토닥임, 짧은 전화통화

가벼운 고개 끄덕임으로 수만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한숨 어린 숫가락으로 퍼먹는

밥알처럼 마구 들어오는 모든 사물들

마구 마구 씹히는 시간들

 

우연한 모든 것들은 우연일까

내가 우연히 너를 만나

네게로 울먹이듯 넘어지고 싶었다면

눈동자 속, 머리 속, 가슴 속 깊은 것들

젓가락으로 집어들었다가

말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들

꺼내지 못하고 머뭇거린 것들

 

이 모든 것에도 우연한 것이 깃들어 있을까

 

 

2013. 5. 21.

  

(슬퍼하지마,

그런 표정 짓지마,

이제 그만 웃어 응?

.

.

.

아직 안될까

너무나 파릇해서 슬픈 초록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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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톤의 사랑하는 이에 대해서

 

 

                            

                                카르마

 

 

사랑하는 이여

아름다운 이여

부드러운 발바닥으로 나의 심장 위를 걷는 이여

내 마음 속에, 내 영혼 속에 깃들어 안주한

우아함이여

꽃중에서도 빼어난 홍조를 띤

나의 법이여

온갖 지혜로, 정의로움으로, 온유함으로

나를 지배하고,

나와 관계하고 있는 모든 것을 지배하여

내가 거주하는 곳마다

아름다움의 제국,

땅위에 평화를, 폭풍의 깊은 곳까지 잠잠하게 하는

바람을 잠재우고,

고통스러운 나의 영혼을 잠재우는

온갖 애정으로 나를 가득 채우는 이여

나의 주인이여

 

 

201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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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찡그리고

 

 

                    카르마

 

 

세상은 눈부시고

세상살이는 눈 따가워서

찡그리고 바라보면

얼굴마다

벌건 화상입은 저녁노을

깊이 패인 이마 골짜기로

익숙한 어둠 스며드는 시간 

 

여기 이렇게 앉아 바라보면

네가 보인다

손바닥으로 스윽 스윽

닦아내어도 미련스레 소복한 먼지

입김으로 호오 호오

불어내어 한숨 깊은 속삭임

두 손으로 접어보내는 시간

 

그렇게 살고도

사는 방법을 모른다니

그렇게 살고도

같은 실수를 또 저지르고

같은 용서를 또 빌고

같은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고

같은 어둠의 먼지를 털어내는 너

 

 

 

2013. 05. 06.

 

(네 소식이 들린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산다는 너의 소식,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마음을 따먹고 산다는 너의 소식,

남의 노동에 숟가락 얹어놓는다는

불쌍한 너의 소식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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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 가리

 

                              카르마

 

그런 날 가리라

가리라, 졸리듯이

폭음처럼 들려오는

따스한 햇살 

내리쬐는 고양이의 눈빛

혓바닥으로

세상을 핥아보면 

사악 사악 열리는 비밀

오랜 선물, 시계처럼

째깍이는 생명이여

 

그림자마다 숨겨놓은

그대의 발걸음

슬리퍼 끌리는

구둣소리 또각이던 세상 속에

함께 이야기 할 수 많은 것이 있으니

영화같은 나날들 이었노라,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리

화살표를 따라가던

물결, 그리고 생명

축복하는 날

푸른 하늘인 것이, 구름 오르는 것이

가기에 좋은 날에 가리라

 

2013. 05. 05

 

*누구나 가니까.

듀르켕이 그랬던가, 그것도 선택이라고.

처절한 고독과 사투 뒤에 오는 것은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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