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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주차장

 

 

                             카르마

 

 

빨간등을 끄고 열쇠를 빼내어

멈추어 본다.

얇은 시간 사이를 바라보는 

매의 눈을 닮은 예리한 사랑아

 

우리가 서로를 멈출 수 있을까

우리가 서로의 주차장이 될 수 있을까

어디론가 언제나 떠나는 그림자들 잡아서

빨간등 끄고 열쇠를 빼내어 멈추어 볼 수 있을까

 

비좁은 계단도 가야하고

모서리 터진 강가도 걸어야 하는데

그림자 늘어뜨린 강하구의 마른 바스락거림

봄철 얇은 이파리처럼 찰랑찰랑 서로 부딪히며

 

어디론가 환승하는 그곳에

어둠이라든가, 배고픔

갈망이나 고통을 멈추어두고

매의 눈을 바라보며 환승을 꿈꾸는 그 곳.

 

 

201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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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이거나 아무도 아니거나" 베껴쓰기

- p. 40.

 

                                               카르마

 

 

아래의 詩는 카가 파머와 채워지지 않는 감정적 관계를 토로하는 라틴어 詩다.

몇 자 바뀌었지만, 베껴쓰기 한다.

카가 벌떡 일어나서 해명을 요구하진 않겠지.

 

카이사르이거나 아무도 아니거나

- 안에게

 

나의 연인이여, 만약 당신의 여러 연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될 용의가 있느냐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며 당신의 마음 속에 새겨 두려 합니다. 안.

당신이 세 사람 또는 그 세 배, 아니 삼천 배나 되는 사람에 집착한다해도 나는 상관 없습니다.

나는 당신의 하나뿐인 연인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멀리 간 그대, 안

밖이 그리운 그대여

 

2014. 2. 19.

(안과 밖은 Lake District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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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의 현을 끊으리

 

 

                               카르마

 

 

 

좋은 사람들아,

우리의 사랑을

새처럼 고운 목소리로 지저귀기에

십년이 짧아라

다시 십년을 더해도 짧아라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짝을 발견하고

사랑을 나누고

저녁에 죽음을 맞이하는

하루살이처럼

 

좋은 사람들아

우리의 생은 그리 짧아라

 

서로를 구원할 수 없으니

결혼하기도

자식을 낳기도

좋은 사람들아

우리의 생은 그리 짧아라

 

좋은 사람들아

그러니 이렇게 만나면

그대가 나임을 내가 그대임을

서로의 존재를 공감하고

백아절현(伯牙絶鉉)하리라 

 

 

2014. 02.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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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에

 

                                   카르마

 

 

온갖 동물과 식물을 착취하고 얻은

세끼 식사거리를 대형 슈퍼에서 찾아 헤매다가

아무것도 찾지 못한 날

 

소모적인 에너지를 태우며

밤새도록 켜있던 전구가

달을 발견하듯

 

그대를 발견함, 이 깊은 내 속에서

나를 발견함, 그대의 깊은 혓뿌리에서

 

그대를 사랑하듯 나를 사랑함, 이토록 늦장부린 세월들

나를 사랑하듯 그대를 사랑함, 하염없이 공감하는 현재

 

나에게서 발견한 진정한 그대여

그대에게서 찾아낸 진정한 나여

 

나에게 기쁜 그대가 있고

그대에게 아픈 내가 있네

 

 

 

2014. 1. 23.

 

(P. 41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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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오류를 수정하며

 

 

 

                                     카르마

 

 

삶은

현재의 오류로 가득찬 움직임,

부지런함으로

열정으로

지식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계절처럼 지속되는

 

사랑은

과거의 오류로 가득찬 완성,

만남으로

기다림으로

헤어짐으로

선하고 명확하게 완성되는 조용한

 

당신이 어린아이였을 때

주어진 삶과 사랑

그 시절에 애쓰고 힘들게 준비하고

고독하게 보호했던 소망과 원칙이

지금 당신의 삶과 사랑을 떠받치고 있습니까?

지금 현재의 오류를 수정하고 있습니까?

 

2014.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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