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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관계 대산세계문학총서 68
쇼데를로 드 라클로 지음, 윤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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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C 프랑스를 배경으로 사교계 귀족들의 은밀하고 방탕한, 이중적인 면모를 서간체 형식으로
묘사한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이 소설은 포병장교인 저자가 군생활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쓴 것으로 남녀의 애정관계를 밀고당기는 줄다리기처럼 계산적이고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은 자신을 배신한 연인에게 복수하려는
메르테유 후작부인과 그녀와 공모한 발몽자작이다. 발몽자작은 여자들을 정복하는 데 있어서
희열을 느끼며 자신의 그런 모습에 죄책감을 느끼기 보다는 오히려 자랑스러워한다.
메르테유 후작부인 또한 수많은 남자와 은밀한 관계를 가지며, 남자를 자신의 손아귀에
가지고 노는 여자로 나온다. 겉으로는 정숙하지만 그 이면에는 방탕하고 타락된 모습을 보이는
사교계의 인사들. 이 소설에서는 메르테유 후작부인과 발몽자작을 중심으로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과 심리를 묘사하고 있지만, 비단 이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지 싶다.
그 당시 사회는 이성과 도덕이 지배하던 계몽주의 시대였지만, 그 어느 때보다 사치스럽고
향락에 빠져 있던 시대였다. 그 아래 숨겨진 그들의 적나라하고 탐락적인 생활상을 메르테유
후작부인과 발몽자작을 통해 드러냄으로써 인간의 욕망, 쾌락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메르테유 후작부인과 발몽자작에 의해 농락당하는 사람들, 그럼에도 발몽자작의 유혹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욕망과 쾌락에 무릎굻는 그들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발몽자작의 행실을 비난하며 유혹을 뿌리치던 투르벨 법원장 부인 또한
결국 발몽자작의 끊임없는 유혹에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에
대해 탐구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겉으로는 순결한 척 하면서 뒤로는 배신과 불륜이 난무한 퇴폐적인 생활을 하는 이들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욕망과 사랑을 헷갈려 하며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하는
그들이 쾌락을 좇는 모습이, 행동들이 상류층이라는 굴레 안에서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슬픈 몸짓으로 다가온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그들이 자행하는 일들은 솔직히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결코,
옳은 일이 될 수 없으며 그들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허울에 불과하다.
하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소설 속에서 뿐만 아니라, 그 시대 뿐만 아니라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들처럼 욕망에
굴복해 향락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성적인 욕망을 느낀다는 프로이드의 주장처럼, '리비도'라는
원초적인 성적 에너지를 통해 인간의 발달 과정을 나눈 것처럼, 인간은 욕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이 욕망을 그른 방법을 통해 분출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 쾌락만을 추구하며 분별없는 삶을 사는것은 사회뿐만 아니라 자신 또  한
피폐해지게 만들 뿐이다. 우리에겐 이 욕망을 자제할 수 있는 이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욕망이 이기느냐, 이성이 이기느냐 그것은 우리 인간들에게 달렸다.

 

 <위험한 관계>를 책으로 접하기 전,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한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과
<스캔들>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현대와 조선이라는 배경을 통해 재창조 된
이 영화들을 보면서 인간의 욕망이 아름답게 표현됐다고 생각했었다. 사랑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며 사람들의 감정을 우롱하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안타까우면서도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모습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전 이 소설을 가장 사실적으로 잘 반영한 존 말코비치 주연의 동명영화
<위험한 관계>를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그 어느 영화보다 소설 속 인물들의 욕망과
이중적인 면모를 잘 묘사한 것을 보면서 이 소설 속 인물들의 심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인간들의 욕망으로 인해 비틀어진 사회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면,
이 소설을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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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심리학 -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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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실험을 통해 심리학을 밝힌다.

 

심리학이라고 하면, 프로이트와 같은 심리학자를 떠올리며 어려운 이론들을 생각할 지도 모른다.
교육학을 배우면서 심리를 공부했던 나 또한 심리학이라는 것을 어렵다고만 생각했으니깐!
하지만 심리라는 것은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더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다. 대화를 하고 있다가도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사람의 행동을 보고 '이 사람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가는 게 재미있다고나 할까? 알면 알 수록 더 궁금해지는 게 사람심리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심리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솔직히 유명한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심리책보다는 이 책이 더 깊이 와 닿았다.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나 할까?
지레 겁먹고 어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유쾌한 심리학 저서였던 것 같다.

 

저자가 심리학 교수이자 프로 마술사라서 그런지 그 발상조차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통념들을 깨뜨리고 거짓말과 속임수, 미신과 초자연적 현상 등을 다루면서
기존에 주로 다뤄졌던 심리학에서는 볼 수 없는 주제를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이 책의 제목이자 '신기한 것들(quirk)을 연구하는 새로운 학문' 쿼콜리지(Quirkology),
바로 괴짜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심리학 분야를 알게 되었다.

 

괴짜심리학은 기상천외한 실험을 통해 우리가 그 동안 잘못 알고 있던 것이나 궁금해 했던
것들을 속 시원히 풀어주었다. 첫번째 실험은 '시간과 날짜의 심리학'이라는 주제 아래 이루어진
주식투자에관한 것이었다. 회사의 창립일만 알면 그 회사의 미래를 점칠 수 있다는 금융점성가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주식전문가와 네 살짜리 여자아이와 함께 한 실험에서, 기업의 이름이
적힌 종이 쪽지 중 아무것이나 골라서 투자한 여자아이가 가장 손실을 적게 보았다.
침팬지가 다트를 던져 투자한 실험에서도 침팬지가 투자전문가를 모두 이겼다. 이 실험들을 통해
나는 점이라는 것을 그냥 재미 삼아 보는 것은 괜찮지만 맹목적으로 믿는 것은 안되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주식투자같은 것은 아무리 그 분야의 전문가라도 실패할 수 있는,
운이 많이 작용한다는 것을 느꼈다.

 

완벽한 거짓말은 없다? 거짓말과 속임수를 다룬 실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거짓말 맞히기'TV실험!
'총알 탄 사나이'레슬리 닐슨의 진짜, 가짜 두가지 인터뷰를 통해 어느 것이 거짓말인지 맞추는
실험에서는, 거짓말하는 사람은 눈을 피하거나 불안한 행동을 보인다는 속설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TV를 통해 인터뷰를 본 사람보다 신문을 읽은 사람들이 거짓을 더 잘 맞췄고, 그보다는
라디오를 통해 들은 사람들이 거짓 인터뷰를 더 잘 맞춘 것이 그 예라 하겠다. 이를 통해 오히려
거짓말을 구별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말과 단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짓말쟁이는 세부사항을 잘 말하지 않으며 자신에 대해서도 잘 이야기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13일의 금요일'! 이 날에 정말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다룬 실험에서는,
과연 이 13일의 금요일에 다른 때보다 교통사고 발생률이 돞았다. 그리고 동양인에게는 불행을
가져오는 숫자로 유명한 '4', 700만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매달 4일에 동양계 미국인의
심장병 사망률이 높았다.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미신이 그저 미신에 그치지 않고 우리들에게
공포를 심어준다는 것이다. 이 두려움이 사고와 긴장을 불러 일으켜 불행을 몰고 온다는 것이다.
이 실험들을 통해 내가 느낀 것은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미신을 두려워하지도 믿지도 않는 다면, 불행은 찾아 오지 않지 않을까?

 

그 밖에 여러 실험들이 있었다. 내 요구를 상대방에게 관철 시키는 밥법, 나에게 행운을 끌어들이는
방법 등...생각하지도 못했던 기상천외한 실험들을 통해서 다양한 심리를 경험하고 파헤치면서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떠한 심리든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두려워 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간다면,
불행은 피해가고 행운은 자연스레 굴러 들어 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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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그림자의 책 뫼비우스 서재
마이클 그루버 지음, 박미영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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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희대의 작가 셰익스피어의 미발표작을 둘러 싸고 벌어지는
추리소설이라기에, 아주 긴박감이 넘치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스토리를 생각했다.
첫장을 읽는 순간까지도...
첫 장을 펴서 읽는 순간, 미쉬킨의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길래
이리도 미쉬킨이 초조해하고 두려워 하고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전개될
이야기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점차 읽어나가면서 추리물이라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를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흡입력이 부족했고, 주요 사건과는 상관없는 사설들이
스토리에 대한 몰입을 흐트려 집중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두 주인공 미쉬킨과 크로세티의 시점을 교차해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데 있어서
어색했다고나 할까,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기대했던 만큼의 긴장감도
없었고 허를 찌르는 반전도 치열한 두뇌싸움도 없어서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간간히 보여지는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함과 로맨스라고는 뭐하지만 크로세티와 그가 좋아하는 캐롤린과의 러브라인
, 그리고 초중반의 지루함을 이겨내고 두 주인공이 만나게 되면서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에
다시 집중하게 되어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스토리 속에서 과연 그 끝은 도대체 무엇일까하는
해답을 찾기 위함이었다.
소설의 전개는 미쉬킨과 청교도혁명 때 총에 맞아 죽은 브레이스거들의 편지,
서점에서 일하는 영화광 크로세티의 이야기를 교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진행된다.
그리고 후반에 접어들어서는 브레이스거들의 편지와 함께 발견된 암호 편지가 글의 긴장감을
더하며 해답의 끝을 향해 달려간다.
사건은 지적재산권 법률 변호사인 미쉬킨에게 빌스트로드 교수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빌스트로드 교수는 17세기에 리처드 브레이스거들이라는 남자가 작성한 아내에게 보낸
개인 서신을 가져와 미쉬킨에게 맡기고 사라진다. 빌스트로든 교수가 이 편지의
소유권을 주장하긴 했지만, 실제로는 고서점에서 일하는 크로세티가 화재로 손상된
책들을 동료인-크로세티가 좋아하는- 캐롤린의 집에서 함께 정리하다가 고서적 표지 속에서
발견한 것이다. 편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크로세티가 빌스트로드 교수를 찾았갔는데
빌스트로드 교수가 이 편지가 셰익스피어와 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로세티의 주장을
허무맹랑하다고 주장하며 빼돌리려고 한 것이다.
인간의 탐욕과 그에 따른 유혹은 역시나 이겨내기 힘든 것이라고나 할까,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킬 위대한 발견 그리고 오명을 씻고 명예를 회복할 기회!
그 유혹에 진 빌스트로드 교수는 인과응보라고 하긴 뭐하지만 고문으로 인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빌스트로드 교수의 죽음과 함께 주인공들에게도 위험이 찾아들고, 그들은 그 편지 속에
담긴, 그리고 암호속에 담긴 해답을 찾기 위해,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음모와 배신으로
얼룩짐 속에서 그들이 찾고자 한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을 찾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셰익스피어!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시대를 뛰어넘는 발상과 창작으로 그 당시의
연극계에 활기를 불어넣은 인물! 아마 셰익스피어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연극으로도 영화로도 수없이
재창조된 그의 작품들...그렇기에 셰익스피어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그의 작품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 지 알고 있다. 아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할 것이다.
비록 픽션이기는 하지만, 죽음을 불사를 정도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집착한
이 소설 속 인물들을 보아도...미키 하스의 죽음은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그리도 찾고자 했던, 그리고 영국 왕실이 그리고 숨기고자 했던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은 스코틀랜드 여왕의 추문을 다룬 내용이었다. 그 희곡이 연극화되는 걸
막기 위해 브레이스거들은 셰익스피어에게 접근했고, 결국 그 희곡은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다. 이 미발표 희곡의 존재를 알게 된 주인공들이 사투를 벌이면서까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찾아나서고, 결국 그 희곡을 손아귀에 넣게된다.
물론,샤바노프사건의 증거 일부로 채택되어 있고, 그 소유권은 아직도 영국 정부와
싸우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한 편의 영화같다는 생각이었다.
크로세티가 자신이 겪은 일을 영화로 만들려하는 것처럼, 혹은 작가가 크로세티를 통해
영화처럼 표현한 것도 내가 이렇게 느끼는 데 영향을 줬으리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의 진실,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몰입을 통해 머릿속에 영상들이
하나 하나 떠오르면서 생생감을 자아냈다.
주요 사건과 상관없는 사설들이 지루하게 하긴 했지만,역으로 그 세세함이 내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소설 속 이야기를 장면화해나가면서 좀 더 이해도를 높였던 것 같다.
앞서 말했다시피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든다면 아마 처음 몇 장을 읽은 후 지루해서, 혹은 지쳐 책을 덮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절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고진감래라는 말처럼, 지루함 혹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 책을 끝까지 읽은 후 덮을 때에는 아마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기존의 치열한 두뇌싸움과 긴박한 추리 소설을 보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싶다는
사람들에게는 한 템포 느리다고 할 수 있는, 인간미와 위트가 공존하는,
그리고 셰익스피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 이 <바람과 그림자의 책>을 추천해본다.

'머릿속에서 지어낸 글로 써서, 완전한 타인인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를 읽고
이해시켜 가상의 인물에 대해 진정한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라고 작가란 직업을 표현한 미쉬킨의 말을 이 책을 쓴 마이클 그루버에게 되돌려 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의 존재를, 그리고 그 행방의 단서를
알게 되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상상의 나래로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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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드 1
정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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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보여주는 한 남자의 곧고 진실함이 돋보였던 love story...!
재벌의 딸인 신희는 아름다운 외모에 풍족한 배경을 둔, 겉으로는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어보이는 여자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공허하다.
알 수 없는 아버지의 냉대와 폭력 속에서 집이라는 성 속에서 방치되어 살아온 그녀는 사랑이 너무 그립다.
그래서 아버지가 정한 약혼자 승환을 받아드렸고 그를 사랑하고자 했다.
그로 인해 아버지께 인정받고자 했고, 아버지를 대신해 승환에게 사랑받고자 했다.
하지만 그 허울뿐이었던 사랑은 자신의 계모인 소영과 승환의 불륜 현장을 목격함으로 인해 산산히 부서졌다.
신희의 사랑을 부셨음에도, 신희의 믿음을 배신했음에도 미안해하지 않았도 그들에게,
신희는 약혼식장에서 파혼을 선언함으로써 그들을 벌했다.
그 곳에서 한 남자 우진을 만났다.
당당히 파혼을 선언하며 승환과 소영의 배신을 알렸지만, 도망을 선택한 신희를 향해
신랄하게 충고하는 우진에 의해 신희는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며 그들을 벌했다.
우진의 말처럼, 신희가 잘못한 일이 아니기에...
믿음을 배신한 승환과 소영의 잘못이기에...

그렇게 시작된 우진과 신희의 만남, 그리고 계속 되는 우연...
그 속에서 꽃피는 사랑...

승환과 소영의 불륜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모든 탓을 돌리며 약혼을 거행하려는 아버지 조회장으로 인해
몸과 마음 다 상처받은 신희는 그래도 우진으로 인해 아픔을 이겨내려 한다.
조회장이 자신의 친부가 아닌 것을 알고서 더 상처받는 신희지만, 그래도 우진과 함께 상처를 치유해간다.
조금은 닭살스런 행각을 벌이며 두 사람도 알콩달콩 예쁜 사랑을 만들어간다.

그런 그들에게 다가온 불행의 그림자...
우진의 사고, 신희의 외면, 밝혀지는 진실...

우진은 신희가 자신을 떠났음에도 그녀를 탓하지 않았다.
복수 대신 신희를 감싸안는 것으로 자신의 열정을 쏟았다.
상처받은 신희의 편에 서서, 그저 그녀를 바라보고 계속 사랑했다.
그런 우진의 깊은 사랑 속에서도 신희와 우진은 다시 맺어진다.
신희는 또한번의 시련을 겪는다.
자신의 친부가 승환의 아버지인 황의원이었다는 사실...
친부가 자신을 곤경에 빠드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사실에 신희는 절망하고,
자신을 길러준 조희장이 복수를 위해 자신을 키웠다는 사실에 또 한번 절망한다.

우진의 깊은 사랑과 희생, 강단으로 인해 신희는 결국 모든 것을 용서하려 하고 우진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미게 된다.

이 소설은 그야말로 한남자의 순애보이야기다.
혹자는 당당한 신희가 매력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쉬이 흔들리지 않는 우진의 깊은 사랑에 끌렸다.
그랬기에 2권에 들어 그렇다 할 우진의 튀는 모습이 없어 조금은 아쉬웠는지 모르겠다.

책 소개의 말처럼 자신의 사랑은 하나라며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겐 무조건 져 주고, 무조건 사랑해주고 싶은
한남자를 보고자 한다면, 이 책은 어떨런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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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페니
제니퍼 L.홀름 지음, 이광일 옮김 / 지양어린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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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소설의 매력은 순수함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잊고 지냈던 어릴 적 순수함을 회상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내 사랑 페니>, 처음 이 책 제목을 접했을 때 어릴 적 읽었던 <내 이름은 디니>라는 성장소설이 떠올랐다.
당시 고2의 여고생이 번역해서 화제가 되었던 책으로 치어리더와 모델을 꿈꾸는 꿈 많은 열세살 소녀, 디니가 척추측만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게 되면서 시련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이야기로 디니의 깜찍하고 풋풋한 사랑이야기와 사춘기를 겪는 소녀의 비밀스러운 고민거리도 겻들어져 있다.
영화 속 인물의 이름을 딴 디니처럼, 본명을 두고도 빙 크로스비가 노래한 Pennies from Heaven에서 따온 '하늘이 내려준 복덩이'라는 뜻을 가진 페니라고 불리는 바바라. 페니가 가진 뜻처럼 페니 아버지의 사랑과 소망이 담긴 아름다운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외가에서 살면서 친가와도 왕래해 친가와 외가 모두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 평범한 소녀이다. 그 나이 또래들처럼 호기심 많고 독립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페니는 사촌과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장난을 쳐 자잘한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페니가 소아마비에 걸릴 까봐 수영장에 못가게 하는 등 페니의 엄마가 페니의 활동에 제한을 두기도 해 따분해 하기도 하지만 가장 친한 도미닉 삼촌과 차 안에서 야구경기중계를 듣는 것을 낙으로 삼는 밝고 낙천적인 성격을 지닌, 보고 있는 사람들 또한 기분 좋게 만드는 아이이다.


처음 한 장 한 장 넘기며 페니의 삶을 엿볼 때는 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페니의 가족들로 인해,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페니와 페니가 겪는 해프닝들로 인해 아주 유쾌했고, 유년시절로 돌아가 그 때의 순수와 동심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러던 중 사고로 페니가 팔을 다치게 돼 감춰졌던 페니 아버지 죽음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면서 전쟁의 폐해, 타향살이의 아픔, 이민자들의 비애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되었고 상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졌던 가족의 분열에 대한 안쓰러움에 눈시울이 젖어 들었다.
페니 아버지의 죽음에는 페니가 가장 좋아하는 도미닉 삼촌이 연관돼 있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정부에서는 시민권이 없는 이탈리아인을 적성국 외국인으로 규정하고, 적과의 공모를 우려해 핍박했다.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는 사용도 못하게 했을 뿐더러 적성국증명서를 의무적으로 소지하고 다니게 했고, 라디오나 카메라와 같은 것도 사용할 수 없게 했다.
그런 제한된 삶 속에서 수모를 겪으며 힘들게 살았을 페니의 가족들...

페니의 아버지 또한 페니와 도미닉 삼촌이 그러하듯 야구경기중계를 듣는 것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동생인 도미닉이 라디오를 선물했는데 그 라디오가 적발되면서 페니의 아버지는 간첩혐의를 받아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도미닉 삼촌은 죄책감을 느꼈고, 서로의 상처로 인해 서로를 보듬을 수 없었던 페니의 친가와 외가는 결국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처음, 도미닉삼촌이 왜 차에서만 생활하는지, 페니의 친가와 외가는 왜 소원한지 알 수 없었던 의문들이 페니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로 인해 풀렸다.
형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자신을 차라는 단절된 공간에 가두고는 형이 그러했듯 야구중계만을 들으며 생활했던 도미닉삼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신으로 인해 죽었다면 누구든지 죄책감 속에서 괴로워하고 아파할 것이다. 그렇기에 도미닉의 이러한 행동들은 아마도 형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고 스스로를 벌하는 일종의 사죄가 아니었을까?

순수하기에 그 해답 또한 아주 순수했다.
페니는 밝혀진 아픔에 도망치지 않았다.
자신들의 상처로 인해 다른 이의 상처를 볼 수도 어루만질 수도 없었던 친가와 외가는,
페니로 인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서로의 상처를 돌아 볼 준비를 한다.
페니가 다리가 되어 두 집안을 연결해주고 직면한 상황에 당당하게 맞서게 함으로써 깊숙히 자리한 방치돼 있던 상처들을 끄집어냈다.
손가락에 가시가 밝혔는데 가시를 뽑지도 않고 상처를 치료하지도 않으면 곪기만 할 뿐이다.
이제 페니의 가족은 서로의 마음을 열어 아픔을 나누고 곪아있던 상처들을 치유하면서 한 가족으로서 살아갈 것이다.
도미닉 삼촌이 차에서 나와 할머니의 지하실로 들어간 것 처럼, 시간이 지나면 차차 더 좋아지게 될거라 생각한다.
훗날, 페니가 꿈꾸는 하늘 나라처럼 도미닉삼촌이 예쁜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행복할거라 믿는다.

작가후기를 통해서 이 소설이 실화는 아니지만 자신의 할머니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적성국 외국인에 대한 자료를 접하게 되면서 페니의 이야기가 더 사실적으로 다가왔고 당시의 상황에 그저 안타까울 수 밖에 없었다.

페니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결코 페니가족에게만 국한되었을 일이 아닌 걸 알기에, 전쟁이라는 잔혹한 상황에서 이러한 아픔을 겪었을 사람들이 비일비재했을 것이기에 더 마음이 아파왔다.
그저, 페니처럼 이 아픔을 가슴에 묻어두기만 하지 말고 부디 이겨내 꼭 상처를 치유하길 바랄뿐...

우리나라 또한 전쟁을 겪었고 수 많은 아픔을 겪었다.
6.25전쟁 같은 경우, 우리나라는 다른 민족끼리 싸운 것보다 더 슬픈 한민족끼리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상처를 줘야만 했다.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통해 민족이 나뉘고, 가족이 나뉘고...어제의 가족이, 동지가 등을 돌리게 되었다.

 
남북의 분열은 불가피하게 가족의 분열로 이어지면서 수 많은 이산가족들이 속출했다.
그리웠지만 그 그리움을 내색할 수도 없었기에 그저 속으로 삭일 수 밖에 없었던...
이제는 세상이 변했기에 보고프다 말할 수 있지만 그 상흔은 아직까지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페니가 이겨내는 것처럼 부디 우리 또한 그 당시의 아픔에 당당히 맞서, 잊을 수는 없겠지만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 페니의 하늘나라처럼 보다 아름답고 축복이 가득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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