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모든 좀비는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10
로버트 A. 하인라인 지음, 조호근 옮김 / 아작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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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SF 소설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지식과 혜안을 가져야 될까. 회의주의자가 되어보자. 시야가 넓어질 것이다. 이야기꾼으로서 극 초반부 인물 소개 묘사와 전개는 정말 탁월하다. 배경이 어떻든 결국 진짜 사람 사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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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 The Bulletin Board (1951)

인터넷 기술이 개발이 되기 전에 쓰인 이 짧은 소설은, 마치 오늘날 SNS 시대를 예견한 듯한 모양새다. 현재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소식을 몇 초 만에 알 수 있지만 그럴수록 물리적인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가며 외로워진다. 오프라인이 익명의 온라인으로 바뀌어도 인간의 본성은 불변이다.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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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팟의 해 / The Year of the Jackpot (1952)

완벽한 로맨틱 미스터리 아포칼립스.
음모론과 통계의 마력을 느껴보자. 나의 머릿속은 자유의지보단 운명론으로 점점 옮겨가는 것 같다. 한 개인으로서는 모든 것이 낯설고 틀려 보이겠지만, 종으로써 봤을 땐 법칙과 그래프에 묶여있는 신세다. 요즘 계속 떠들고 있는 기후 위기도 비슷하다. 단지 인간의 시간으로만 성급하게 보는 것이 아닐까? 그런 좁은 시야에 빠져 우주적 시간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지구에서 생겨난 사건들은 지구적으로 보아야 한다. 10/10

원자폭탄 속의 모든 중성자도 똑같은 기분이겠지요. -50p
나쁜 소식은 절대 전해주지 않을 겁니다. -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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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나이트메어 / Project Nightmare (1953)

막강한 능력을 가진 인간들이 지구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진행형으로 마무리하는 걸 보면, 독자들에게 이런 막강한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 게 좋을지 되묻는다. 긍정적인 분위기이지만 이 긴박한 냉전 이야기를 읽으며 드는 감정은, 그냥 소름이 끼친다. 현실에선 이 사람들은 특수 시설에 감금되며 사고도 못하게 약물에 정신을 구속당할 것이다.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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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공수 / Sky Lift (1953)

우린 시작과 결말만 원한다. 수많은 일들엔 그 책임을 지기 위한 고통의 과정이 있는데, 아무도 그 과정엔 관심이 없다. 대의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의 희생이 정당화가 될 것인가. 철저하게 합리적인 계산으로 거치대라도 어떤 문제가 없을까. 차라리 그냥 판사를 AI로 대체하자는 소리가 있던데 그래도 상관없을까?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 이 심각하고 코믹한 리얼 우주 실험 소동극은 꽤 심오한 질문을 던져준다.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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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초급 스카우트 / A Tenderfoot in Space (1958)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지만 새로운 환경에 맞서 융화하고 대항하는 낙관적인 모습에 큰 공감을 일으킨다. 흔한 빌런 따윈 없다. 순수한 사랑과 우정을 통해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전부다. 선의는 선의로 돌아온다. 8/10

저마다 나름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1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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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결함: 한 사이보그의 메모 / Field Defects: Nemo From a Cyborg (1975)

이 정도는 되어야 진정한 AI 로봇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환갑에 다다른 우울증 걸린 염세주의 아저씨가 떠드는 듯하다. 우리는 진정한 AI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순종하는 가짜 로봇을 원하는 게 아닌가라고 우스꽝스럽게 물어본다.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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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모든 좀비는… / "All Vou Zombies—" (1959)

그대로 두 번을 꼼꼼하게 완독하고 이해가 되었다. 내가 알던 그 영화의 원작(스포라 제목은 생략)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휠씬 더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뫼비우스의 띠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운명에 갇힌 자유의지는 영원한 구원일까 저주일까. 자기 자신에게 쓸모 있음을 평생 동안 증명하려는 이렇게 외로운 자가 미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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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팔러 다니는 남자 / The Man Who Traveled in Elephants (1948)

문체에서 몽환적이고 현실적인 연민과 사랑이 느껴진다. 추억이 현실과 결합되고 평생을 떠나다니는 꿈의 주마등처럼 뒤엉킨 세상은, 우리 인생의 종착점이며 그것은 행운이다. 우린 추억을 먹고 산다. 인생은 하나의 꿈이라고 하지 않는가.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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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세계사 - 펼치는 순간 단숨에 6,000년 역사가 읽히는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시리즈
임소미 지음, 김봉중 감수 / 빅피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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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고 지정학적 구도와 명분들이 뒤엉켜 돌아가는 역사를 들여다보면, 점점 눈이 넓어진다. 이념적 좀비들을 양산해 내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보면 미래가 참 어두워 보인다. 제발 어디 가서 그놈의 나라 걱정한다고 떠들지 마시길. 걱정하는 게 아니라 걱정하고 싶은 척하고 반대편 까내리고 싶은 거 아닌가. 나라를 걱정한다면 육아를 해야 된다고 떠들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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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세계사 요즘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시리즈
임소미 지음 / 빅피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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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세계사와 내용은 거의 동일하지만, 장이 끝날 때마다 거론하는 질문들은 깊은 생각을 유도한다. 내용면에선 조금 더 챕터별로 간략하게 만들고 챕터 수를 더 늘리는 게 어땠을까 싶다. 그래도 이런 교양서가 성장팔이 책들보단 휠씬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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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의 세계 마음틴틴 22
고이 외 지음, 무디 그림 / 마음이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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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과 고딩은 나의 어린 시절 기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학생 때는 거의 추억도 없고 기억도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남자 중학교여서 그런가 보다. 아무 생각도 없던 시기 같기도 하고, 순수한 시절이 지나고 여드름 덩어리의 꼬질꼬질한 담배 냄새 풍기던 사내아이들을 별로 기억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이 이야기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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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의 탄생

순수한 새끼가 경멸의 새끼로 변신하는 그 당혹스러운 씁쓸한 순간을 잘 포착하면서, 나이가 듬으로써 이제는 받아들어야 하는 순수했던 세계와 안녕을 고하는 추억의 미소. 새끼의 여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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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보건실 청소 담당 김민기 외 2인

이성에 눈을 뜨고 부끄러움도 느끼고 자신감도 조금씩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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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오빠의 본심

인간에 대한 예의는 가정 교육이 중요하겠죠. 고차(고백하고 차인 아이란다). 풋풋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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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말 우리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데, 나도 저랬나 싶고, 우리 아들도 저러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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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실 할아버지와 분실물 보관소
이영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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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소파 밑이 진짜로 맞을지도 몰라. 보자마자 고양이 손인 거 알겠어. 발톱이 날카로우니깐. 하리보 있는 곳이 놀이터야. 생쥐 장난감으로 친구들을 구해냈어. 여긴 아마도 장난감 나라야. 청소기는 저 친구들에게는 무서운 괴물 같은 거야. 우리 소파 밑에도 그런 게 있을지도 몰라. 청소하면 재미있는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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