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경험해 봐야 또렷이 알 수 있다.하지만 지나가봐야, 도달해 봐야 경험해 봐야 아 그랬구나 그 말의 본질을 조금은 이해가 될 때 아 미리 알았더라면, 현명한 조언을 미리 받아들이고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지난 간 일을 후회해 보아도 큰 의미는 없겠지만, 아 이런 이야기도 있네 나도 나중에 저런 생각을 할까라고 되뇌어 한 번이라도 내 머릿속에 머물다 지나간 이런 책은 1~2만이 아니라 수천수억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도 감히 말해본다. 맛보기의 위력.귀를 닫지 말고 증오에게 먹히지 말고 유연한 마음가짐과, 경청하는 자세를 갖추지 못하는 참 불쌍한 사람, 발전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똥고집이란 게 필요할 때도 있지만 지나고 나서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인정하는 모습. 위대비 개츠비가 왜 위대한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저자는 45살 이후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역설을 이야기하는데, 그 말도 조금씩 이해가 될 것 같다. 인생의 굴곡이 심한 롤러코스터를 타지만 힘든 일을 이겨내고 고뇌하고 이해하고 독서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배 터지게 먹고 모자람을 인정한다면, 행복도가 높아질 거라 믿는다. 가족의 소중함. 외로움도 나쁘진 않다.-역시 또 ’세네카‘님이 등장하신다. 아직 그분 책을 한 번도 읽진 못했지만 이젠 안 봐도 눈에 훤할 정도다.-빛과 그림자는 언제나 동시에 존재한다. -97p
블랙홀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소재라면, 화이트홀은 그 상상들의 상상이다.-블랙홀로 들어가서 웜홀을 통해 화이트홀로.모든 걸 빨아들이는 블랙홀.반대로 모든 걸 토해내는 화이트홀.빅뱅은 또 다른 화이트홀?블랙홀의 저편에는 지금도 새로운 우주의 빅뱅이 시작되고 있는 것인가.-이런 온갖 공상의 세계에 화이트홀은 독보적인 존재다. 그만큼 아는 게 없다는 반증이 아닐까. 글 쓰는 솜씨가 장난이 아닌 카를로 로벨리의 신작이 화이트홀이라는 것에, 이건 읽을 수밖에 없다고 흥분했다. 어차피 우린 아는 것도 없는데 그냥 따라가보자. 조금 김이 빠지는 마무리이긴 하지만 재미는 보장.-플랑크 길이가 절대적이다에는 동의 못 하겠다.——자신의 주장을 철회하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것은 뭔가를 배운다는 거니까요. 최고의 과학자는 자신의 주장을 자주 철회하는 사람입니다. 아인슈타인처럼 말이죠. -32p
호기심 가득가득, 아들에게 모르는 게 없는(그래야만 한다) 아빠들을 위한 치트키.사실 처음 표지와 제목을 보고 아동 서적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빠가 아들에게 많이 안다며 우쭐거리며 알듯 말듯 아리송한 지식들을 가볍게 되짚고 가르쳐 줄 수 있는 그런 디자인 원형에 대한 멋지고 소중한 이야기이자, 유용한 지식이다.물리학도가 적은 글이지만 기본 도구의 형태라는 건 수많은 시간이 흐르며 시행착오와 수많은 프로토타입들이 개선의 개선을 더해진 인류의 엑기스라고도 할 수 있다. 이건 감히 디자인이란 단어도 물리학이라는 단어로도 불리긴 한참 모자란, 인류의 역사이자 보물이다.내 이야기-산업 디자이너는 참으로 이상한 직업이다. 예술적 감각과 상업적 타협 사이에서, 시안들이 묻혀버리고 언제나 한정된 폼과 자원 안에서 디자인 자유도는 처절하게 제한된다. 예술가도 아니오 엔지니어도 아닌데, 그렇다고 그 중간에서 무언가를 연결해 주는 애매하면서도 뭐랄까. 점점 존재가치가 밋밋한 맹물 같다고 해야 되나. 회의감을 많이 느낀다.
결과물은 모든 것들이 상호작용된 결과다. 인류를 쥐어짜 만들어낸 이 유기체들의 위대한 무형의 문화는 마치 DNA처럼 우리들과 공생하며 살아간다. 문화란 거창한 단어에 주눅들 필요는 없다. 인간이 만들고 세대를 거쳐서 이어져 온 모든 것이 문화다.아날로그의 문화에서 디지털과 초고속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고 융합되는 데이터 홍수의 시대에 막대한 자료들을 불량식품처럼 맛있게 가공하고 마법이라고 우기는 그것을 우리는 AI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상상하는 이상으로 소수의 권력에 편중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왜냐하면 AI라고 하는 것들은 진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당연히 발전은 하겠으나, 초기 거품(아주 길 거라 생각한다)에서 이득을 봐야만 하는 수십수백조의 돈들이 바로 소수의 권력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지막지한 돈들을 쏟아냈으니 그들이 바라는 건, 마케팅 결과물은 항상 아름답게,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장밋빛 희망으로 우리들의 돈을 쓸어갈 것이다. 비즈니스는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유토피아를 팔아라. 그리고 돈을 쓸어 담아라. 이렇게 문화는(좋든 나쁘든)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와 클릭수가 목적인 기사들이 미디어 문화를 점령하고 있으니, 주체적인 삶을 살기엔 너무 힘든 세상이다.-/인간의 거의 모든 속성은 유전자와 문화에서 비롯된다. -36p/자유의지가 무너져내린다. 우리의 행동은 예측 가능한 확률의 영향을 받으며 앞 날을 내다볼 수 있다. 5초 뒤에 우리가 어디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거의 백 프로의 확률로 예측 가능하지 않나. 그럼 5시간? 그것도 어느 정도 예측된다. 5일 5개월 5년 뒤에는?-/문화의 역할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모든 다양성을 유전적 및 환경적인 변이로만 설명하려고 한다. -56p/인간 종만이 유일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문화는 진보하고 보완되고 세대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복리로 축적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화적 진화는 근본적으로 그 기본적인 구조에 있어 다원적이다. -116p/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무형) 진화에 유사점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에서 소름이 돋는다. 정확히 어떤 책에서 봤었는진 기억이 나질 않지만, 문화가 대물림되는 특성이 오히려 생물학적 진화보다 휠씬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듯하다.-/사람들은 새로운 특질을 득할 때 자주 명성 편향을 이용하며, 높은 지위에 있는 "여론 주도층"의 관행을 모방하는 경향이 높다. 특히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혁신들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비용을 감당할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더 높다. -213p/특히 부자 만들기 자기계발서 따위에서 이런 편향을 이용한 마케팅을 자주 볼 수 있다.-/만약 우리가 옳다면 문화는 유전자가 스스로 해낼 수 없는 일을 해내기 때문에 적응적이다. -244/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뛰어넘는 문화의 우월성. 인간은 생물을 뛰어넘을 것인가.-/유전자는 자기 스스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 문화적인 변이도 몸과 뇌가 없이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320p/상호보완적이라는 이상적 결말.-생각난 서적대니얼 C. 데닛의 ‘박테리아에서 바흐까지, 그리고 다시 박테리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