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다음에 보여 드리겠습니다.""아니, 왜?"
"지금 여기서요?""무슨 문제라도 있나?""사람들이 너무 많잖습니까.""그러니까 하는 말일세. 이 많은 사람이 설마 자네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고 식전 댓바람부터 이렇게 나와 기다렸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소자가 잘못했습니다."이종산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참이나 뚫어지게 나를 노려보았다.그러다 이내 가슴 속에서부터 길어 올린 것이 분명한 한 마디를 툭 꺼내 놓았다."잘했다.""예?"
"자식을 걱정하는 아비의 마음은 보이지 않더냐?""그래서 목숨 걸고 병룡 형님을 구하러…….""네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왜들 그러십니까?""아닙니다. 아무것도."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