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여불위는 그 말을 끝으로 신형을 돌려세웠다. 뒷전에 석상처럼 서 있던 두 마리의 반인반수가 멀어져 가는 그의 뒤를 조용히 따르고 있었다.그러나 어찌 그들과 다시 만나지 않겠는가.그 점은 여불위도 알 터였다.멀어져 가는 여불위의 등에 대고 윤천회는 작별을 고했다."또 봅시다."
"나와 손을 잡아 볼 생각이 없느냐?"윤천회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여불위를 바라보았다. 여불위의 얼굴은 무서울 만큼 진지해 보였다. 아무래도 그저 해본 소리 같지는 않았다."무엇 때문에?"윤천회의 반문에 여불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를 놔주시오."윤천회가 다시 말했다.이제 여불위의 입꼬리는 더 이상 올라가 있지 않았다. 비단 올라가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보기 싫게 일그러져 있었다."네놈이 감히!"천둥치듯 울려 퍼지는 여불위의 호통을 뚫고, 윤천회의 세 번째 말이 들려왔다."그를 놔주시오."
수풀 너머에 누군가 있었다. 관호청은 수풀을 거칠게 밀어젖혔다."이 녀석, 똥을 대체 얼마나 싸기에……."
어떤 기운.처음에는 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 기운을 풍기는 것은 하나가 아니었다. 최소한 다섯 이상이었다.다섯 마리의 용이 한꺼번에 출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도천백은 이와 비슷한 기운을 느껴 본 적이 있었다.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인간의 기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