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가 그를 보고 있었다. 그것은 결코 묵린혈망이 아니었고, 부친은 더더욱 아니었다. 정체 모를 절대적인 존재가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죽어서 육신이 한 줌 먼지로 화하는 기분이었다. 견딜 수 없는 공포에 당경은 다시 정신을 잃고 쓰러지며 생각했다.용이다!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었다. 용은커녕 뱀 꼬리조차 보지 못했는데.
"도 소협, 용을 잡으러 간다고 하셨소?""예."
그런 자강을 바라보는 도천백은 혼란스러워졌다. 자신의 단혼수를 보더니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라도 만난 듯이 안면을 바꿨다가 이제는 다시 서너 가지의 복잡한 감정을 떠올리다니.‘이자가 왜 이러는가?’
"그 한 끼를 보답하기 위해 나는 이곳에서 일 초를 펼쳐 보일 작정일세."
‘계획대로 됐군! 이제는 내가 움직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