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남자와 한여자의 진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실래요?

한남자는 어릴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눈 먼 동생과 떠돌이 생활을 하며 근근이 생활해갑니다. 그러다 동생을 위해 라면 한박스를 훔치게 되고, 그 길로 범죄자의 길로 접어들게 되죠. 차가운 바닥에서 동생을 잃은 후엔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방황하다 결국 세명의 여인을 살해한 죄로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 한여자는 부유한 가정에서 부모와 오빠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죠. 그러다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사고 이후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고 세상과 가족을 등지고 세번의 자살을 시도합니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한남자와 한여자는 서로가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첫 만남을 가지게 되지만, 그런 첫만남 이후 한여자는 한남자를 생활 곳곳에서 떠올리게 됩니다. 자신의 모습과 너무 닮은.. 그래서 두렵기까지 한 그를... 그와의 만남을 그녀는 기대하게 됩니다. 한번.. 두번... 그와의 만남 횟수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한여자는 가족과 세상에 대한 증오와 어둠이 사실은 눈부신 빛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한남자... 모니카 수녀와 한여자의 따뜻한 사랑 앞에 세상을 향한 증오와 분노를 사그라뜨리며 두려움과 맞서 본래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생을 마감합니다.

세상의 잣대로 비춰봤을 때 분명 그는 죄인이며 범죄자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니 그 누구라도 반드시 그를 죽여야 한다고 감히 말을 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그가 누명을 쓴 죄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는 세상이... 우리가... 내가 그렇게 만든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 모두가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가 얼마나 가혹한지... 사람이 사람을 벌한다는게 얼마나 큰 모순인지... 내가 아무렇게나 버리려 하는 이 시간을 다른 누군가는 얼마나 원하고 갈구하는지... 내 삶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를... 많이 느끼고 공감하며 또 반성해봅니다.

정말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만난 좋.은.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