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블랙독 -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하는 편안한 그림책
매튜 존스톤 지음, 표진인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의 의욕적이고 활달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무기력과 나태함만이 나를 엄습하고 있는 요즘, 혹 우울증의 초기 증상은 아닐까? 걱정하던 차에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편안한 그림책을 접하게 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울증이란 병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하고 무지해서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들이 자주 겪는 심리적 문제일 뿐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급증하게 되면서 우울증은 더이상 개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떠안아야 할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 자리 잡히기 시작했다.

혹자는 말한다. 우울증이라는 것이 본인이 감정을 잘 다스린다고 고쳐질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눈 닿는 곳, 귀가 열려 있는 곳마다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모두 암울하고 우울한 이야기들 뿐이지 않느냐고... 그런 세상에서 어떻게 우울증에 안 걸리고 살 수 있겠느냐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서 일시적으로나마 우울증에 걸려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수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만큼 현대인들이 느끼는 우울증의 원인이 우리네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 사고들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사회적, 문화적 요인들과 더불어 심리적, 유전적 요인들이 가중되면서 우울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 또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라탓, 사회탓, 남탓만 하면서 자포자기 하기에는 우울증이란 병이 고칠 수 없는 불치의 병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우울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우울증이란 것을 말이다.

이 책의 저자 매튜 존스톤 역시 우울증에 시달리던 사람이었다. 남들에게 드러낼 수 없어 혼자서 힘들어하던 그는 우연히 목격한 911 테러의 참상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그 후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4시간 만에 완성한 이 책은 개념을 잡기가 쉽지 않은 우울증의 증상과 치료 방법들을 쉬운 그림과 핵심을 파악한 간결한 글귀로 표현해 우울한 감정을 한 번이라도 느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만사가 귀찮아서 식욕은 물론 의욕마저 없다면, 남을 믿을 수 없거나 사람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낀다면, 혹은 부정적인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당신의 머리, 팔, 어깨, 등 곳곳에 블랙독 - 우울증의 애칭 - 이 들러붙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나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블랙독은 결코 당신에게만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고 즐거울 거라는 건 편견일 뿐임을 명심하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블랙독에 시달리고 있으나 단지 감추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면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까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고,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그만 블랙독에게 질질 끌려 다니던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버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블랙독을 당당히 소개하고 필요하다면 도움도 받아 보자.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얘기하고, 더 많이 사랑하면서 천천히 블랙독과의 이별을 준비해 보는 거다.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겪어 봤거나, 증상이 의심된다면 이 책을 들여다보자. 우울증의 실체가 무엇인지, 우울증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실마리를 얻어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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