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타자와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끌어내야한다는 이상적인 학습 방법을 알려주는 책. 자연스럽게 플라톤의 대화편을 떠올리게 한다.물리 과학뿐만 아니라 철학, 문학, 예술 등에 관한 천재들의 사고의 향연이 펼쳐지는 지적인 책. 그러나 늘 자연속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로움을 잃지 않으려는 균형 때문에 어지럽지도 어려워서 포기하게 되지도 않는다. 목적지까지 평화롭게 도달할 수 있는 건 하이젠베르크라는 천재가 가진 인간적인 미덕 때문이라 생각한다.
읽는 동안은 ˝울기엔 좀 애매˝했지만 마지막 에필로그에선 결국 울어버렸다. 가난의 기록과 고통, 슬픔 때문이 아니라 가난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 어딘가에 자신의 책이 놓이기를 바라는, 그래서 다른 가난과 쌓이고 뭉쳐서 우리가 우리를 알게되기를 바란다는 그 문장 때문에 울었다.가난은 더, 계속 말해져야한다. 더 쓰이고 팔려야 할 것은 부가 아니라 가난이다. 가난은 뭉치고 힘이 세져 더 당당해지고 더 솔직해져야한다.개인이 아니라 사회가 가난을 고민하고 책임져야 할 시대가 더 빨리 와야하기 때문이다.훌륭한 작가 안온이 자신의 불온한 기록을 나눠준 덕분에 가난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난과는 무관한 그의 빛나는 글을 앞으로도 계속 읽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고흐를 떠올리게 하는 권진규의 삶과 예술이 책을 쓴 허경회는 그의 조카이기에 이 책을 쓸 수 있었다고 했고 크나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오직 감사할 따름이라고...너무 늦게 알았지만 더 늦지 않아서,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에 가면 권진규의 상설 전시를 볼 수 있어서 나또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