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를 위한 영문법
김대운 지음 / 토마토(TOMATO)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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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문법 다 중요하겠지만 말하기 정말 잘하고 싶다. 아주 유창하게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그냥 일상 대화 같은 거 막힘없이. 하지만 언어라는 게 딱 듣기면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영역이 정확히 구분되는 게 아니니까 문법은 항상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어느 정도는. 그래야 정확하게 언어를 구사할 수 있지 않을까.

근데 문법 공부라는 게 쉽지 않다. ㅋㅋㅋ 마치 수학의 집합부분만 열심히 공부했던 것처럼ㅋㅋ 문법 공부하다보면 수의 일치, 태, 형식 등 앞부분은 좀 알겠는데 가정법 들어가면 정신을 못 차리겠다. ㅋㅋ 그래서 매번 어려워하는데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확 끌렸다. <회화를 위한 영문법>? 특히 회화에 많이 쓰이는 영문법을 따로 정리했다는 걸까? 어 이거 궁금하네? 그래서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생각보다 책 사이즈가 작아서 놀랐다. 작고 얇고 일반 영문법 교재에 비해 무겁지도 않아서 일주일 좀 넘는 시간 동안 계속 가방 속에 넣어두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봤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상 무작정 회화 표현을 암기해서 쓰는 것보다 기본적인 문법은 이해한 다음 상황에 따라 적절한 표현을 만들어 쓸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 영어회화를 터득하기에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그런 점에 염두를 두고 이 책을 구성했다고 한다. 그래서 회화를 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영문법 항목을 뽑아 총 40개의 과로 나누어 설명한다. 먼저 설명할 영문법의 핵심적인 내용을 나타내는 3개의 예문을 소개하고, 해당 문법을 쭉 자세히 정리해준다. 그 다음엔 실제 회화에서는 주로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주고, 마지막엔 연습문제가 있다. 이런 구성이 계속 이어진다.

맨 처음에 주요문장 3문장을 한글로 주고 영어로 말할 수 있는지 생각할 시간을 주는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 굿모닝팝스 들을 때도 근철쌤께서 스크린 잉글리쉬에서 아직 오른쪽 보지 말라고 왼쪽만 보고 계속 상황 생각하면서 한 단어라도 들리는지 집중하라고 하셨었는데 이 책도 먼저 한글 보면서 영어로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혼자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작고 가볍다는 게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몇 달 동안 가방 속에 더 넣어둘 생각이다. 확실히 갖고 다니다 보면 책장에 꽂아둘 때보다 자주 볼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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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6일간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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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소설이자 힐링 소설인 <8월의 6일간>. 처음에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일까 호기심이 생겼는데 살짝 살펴보니 산을 오르면서 치유 받고, 느낀 것들 그리고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라고 해서 읽고 싶어졌다. 나는 등산을 즐겨하진 않지만 산은 좋아한다. 학창시절 소풍으로 산에 간다고 하면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나는 나쁘지 않았다. 체력이 달려 좀 힘들긴 해도 올라가다 보면 성취감 있고 매력 있다. 나는 바다도 좋고 산도 좋다. 이사 오기 전 살았던 아파트 바로 옆에는 작은 동네 산이 있어서 머리 복잡할 때 혼자서도 자주 올라가곤 했는데 요즘에는 등산을 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으니 등산하고 싶어졌다. 텍스트로 만난 산의 매력이 정말 끝내준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마라톤과 등산에 비유하곤 한다. 나도 많이 들어봤고 아주 많이 공감한다. 이 책은 그런 사실을 잘 증명하는 소설인 것 같다. 주인공 ‘나’는 마흔 살을 눈앞에 두고 있고 직업은 문예지의 부편집장이다. 함께 살던 남자친구와 3년 전 헤어지고 지금은 일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기 센 성격과 회사 일, 건강 문제, 여러 인간관계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 무렵 친한 동료의 권유로 등산을 시작하게 되는데... 사계절에 따라 변하는 아름다운 산에 오르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이런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이 책, <8월의 6일간>이다. 따뜻하다.

분명 소설인데 소설인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아주 사실적인 느낌. 각자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이 따로 있고, 산을 오르는 게 힘들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등산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이번 기회에 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산을 좋아하고 등산을 취미로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아주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제껏 등산을 갔어도 하루 코스로만 갔었지, 주인공처럼 숙박을 하면서 며칠씩 하는 등산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제목과 목차를 봤다면 대충 눈치 챘겠지만 저자는 한 번에 며칠간 등산을 한다. 9월의 5일간, 2월의 3일간, 10월의 5일간, 5월의 3일간, 8월의 6일간 이런 식으로. 그래서 읽으면서 더 흥미로웠고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놀라웠다.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삶을 바라보았다. 점점 나이를 먹고, 일에서는 승진도 하고, 옛 남자친구의 결혼 소식을 듣기도 하고, 친구의 죽음을 겪기도 한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들, 스트레스들... 그것들을 혼자 산에 오르며 털어내고 자기 자신을 찾아내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뭔가 잔잔하고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아, 등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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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문학 - 하루가 더 행복해지는 30초 습관
플랜투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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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집에서 나가기 전에 가방을 챙기면서 처음 이 책을 집었을 때의 느낌은 묵직하다는 것, 그리고 버스 안에서 이 책을 펼쳤을 때의 느낌은 컬러풀하다는 것이었다. 묵직하고 컬러풀한 이 책 덕분에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 그리고 많은 것들이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하루가 더 행복해지는 30초 습관! 30초의 투자로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주자.

이 책에는 총 50개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있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이디어, 사랑, 용기, 사람, 사회라는 각각의 장에 10개씩 이야기가 담겨 있다. Better 프로젝트라고, 세상에 존재하는 좋은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발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 Better를 만드는 사람들인 4명의 저자가 국내외를 넘나들며 수집한 좋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그런 좋은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아두어 나는 그저 편하게 읽기만 하면 되니까 참 감사할 따름이다.

별것 아니라고 여길 수 있지만 대단한 위력을 가진 1℃에 대한 이야기들. 1℃만으로도 우리는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고,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예전에 다른 책에서 읽고 블로그에 기록까지 따로 해뒀던 ‘어느 95세 노인의 수기’도 나온다. 다시 읽어도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글인 것 같다. 또, 화살표 청년 이민호님의 이야기, 온몸으로 기름을 맞으며 유출을 막은 두 영웅 신승용 경사님과 이순형 경사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누군가 해야 되는 일이라서 자신이 먼저 했다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말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지고 감동 받았다. 짧은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긴 했지만 약간은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한참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보고 또 봤다. 그런데 그 장의 맨 마지막에 좀 더 상세하게 인터뷰를 실어 주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혹시 후유증이 있진 않은지 걱정했는데 지금은 특별한 지장 없이 잘 생활하고 계시다니 다행인 것 같다. 건강하시길.

읽는 데 별로 시간은 안 걸리지만 여운은 긴 이야기들이다. 읽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좀 더 여유를 가질 수도 있어서 좋았다. 제목만 봤을 때는 뭔가 인문학이라고 하면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읽다 보면 전혀 그런 생각 안 드는 책이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인문학이란 게 뭐 따로 있나. 결국 사람이랑 생각 이야기하는 거지. 다 읽고 나서는 이런 생각을 했다. 거창할 필요 없다는. 작은 일을 실천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그것은 결코 생각보다 작지 않음을,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은 일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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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 봐라 - SNS 스타 작가 최대호의 울트라 스페셜 에디션
최대호 지음, 최고은 글 / 넥서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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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시집>에 이어 <이 시 봐라>까지. 거참 제목 한번 센스 있네. 발음은 주의 해야겠어 ~ 읽으면 빵빵 터지는 재밌는 시집을 읽었다. SNS 스타 작가 최대호님의 시집인데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시집이다. 요즘 이런 시집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서점에 가니 많이 보이던데^^ 짧은 시인데 묘한 매력이 있고 센스가 느껴진다. 일단 재밌고 웃음이 나게 하고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이렇게 재치 있게 짧은 시로 담아낼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부럽다. 누군가의 공감을 끌어낸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이다. 이게 시 맞나? 그런 생각이 들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매력 있는 것 같다. 츤데레 사랑 시도 있고, 달달한 시도 있고, 허를 찌르는 반전 있는 시도 있다. 맨 앞장을 보니 이 책은 생각하는 데 5시간, 쓰는 데 5분, 읽는 데 5초 걸리지만 여운은 5일 가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맞는 것 같다. 읽는 데 5초밖에 안 걸리지만 여운은 길다. 그리고 자꾸 보게 되는 시집이다. 기억에 남는 시 몇 개 소개하고 싶기도 하지만 괜히 스포 같고 직접 보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 서평에 쓰는 건 참겠다. 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 읽고 많이 공감하고 많이 웃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시집이 특히 더 좋았던 점은 부록으로 시 창작 노트 <너도 써 봐라>를 준다는 점! 빈칸을 채워보며 나름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친구들이랑 같이 빈칸을 채우기도 했는데 친구의 생각지 못한 센스에 놀라기도 ㅋㅋㅋㅋ 또, 항상 책을 읽으면서 똑같은 폰트만 보다가 누군가의 손글씨를 보니까 색다른 느낌이 들었고 그 점이 좋았던 것 같다. 마치 내 남동생이 낙서한 걸 보는 느낌이랄까. 이번 주 내내 날씨가 좀 흐리지 않았나? 아침에는 전기장판이 나를 붙들고 놓아주질 않고. 흐린 날씨에 몸은 무겁고. 오늘은 비까지 내리고. 그럴 때 읽고 많이 웃었다. 웃긴 책이다. 평소에 책을 잘 안 읽는 내 친구도 이 책은 탐냈다. 그래서 뺏겼;;;; ㅋㅋㅋㅋ 그래, 가져라. 이래저래 읽는 동안 많이 웃고, 이와 관련해서 친구들 때문에도 많이 웃고 재밌었다. 나중에 어디선가 이 시집 보면 저절로 빙그레 웃게 될 것 같다.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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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구두당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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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의 작가 구병모님의 <빨간구두당>. 나쁜 동화, 잔혹 동화라.... 뭔가 내용이 개인적으로는 딱 끌리지는 않았는데 그냥 구병모 작가의 책이라는 이유로 읽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책 속에는 총 8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고, 그 이야기들은 여러 동화와 전설을 토대로 새롭게 재구성한 것이다.

어린 시절 동화책을 많이 읽었는가? 이젠 제목만 들어도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 떠오르는 그 동화들. 그 이야기들은 대부분 다 해피엔딩, 권선징악으로 끝나지 않나. 뭐 물론 불행하게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그 동화들은 이미 굳어진 이야기? 끝난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정해지고 닫힌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책은 거기에 작가가 다시 새롭게 숨을 불어 넣어 주었다고 보면 된다. 작가는 그 동화들 속에서 무엇을 본 것일까.

일단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빨간 구두당’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재구성한 것이다. 다시 생각해도 이건 진짜 동화 자체가 잔혹해서 충격적이다. 으윽. 그 외에도 ‘성냥팔이 소녀’를 재구성한 ‘화갑소녀전’도 기억에 남는다. 읽으면서 마음 불편했었다. 또, ‘엘제는 녹아 없어지다’도 괜찮았고. 각각의 이야기들이 그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꽉 들어찬 느낌.

이미 알고 있는 동화들인 것 같은데도 완전 새로워서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읽다보면 뭘 말하려는 거지, 이게 뭐지 싶은데 점점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적인 이야기들이었다. 기존의 동화들과는 다르게 현실적인 느낌이 있었다. 현실을 날카롭게 인식하고 그걸 비판하고 있다. 상상력이 대단한 것 같다.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 읽어도 그것과는 다른 시선으로 또 다뤄지지 않은 다른 부분을 바라본다는 게 대단하다. 그 동화들을 읽을 때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작가는 생각해내고 멋지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감탄하면서 읽었고 씁쓸하지만 신기해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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