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공간 건축 - 인문학으로 다시보는 공간
양용기 지음 / 크레파스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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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으로 다시보는 공간, 사람 공간 건축

인간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본 요소 중에 하나인 '주'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발전되어 왔지만, 단순히 주거공간으로서만 치부되어 왔다. 현대사회에 들어서 건축물은 거주공간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리는 건축물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건축물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 영향력은 심히 대단하여 그 지역의 명물로, 나아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사람들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건축의 영향력으로 봤을 때,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건축의 목적과 영향력의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

Part.1

인류, 공간을 짓다

저자는 건축가에게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 겸손함과 인간에 대한 순수한 의도를 결코 잃어버리지 말아여 하며, 반드시 전문성에 있어서 정직과 결백을 지켜야 한다고 한다. 또한 대중에게 책임을 느껴야 하며 그 분야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5년만에 무너진 삼풍백화점은 과연 건축가가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건축가의 순수한 의도

건축도 다른 분야처럼 전문성이 있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다른 분야는 선택이라는 자유가 있다. 그러나 건축물은 그 환경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선택의 자유가 없다. 눈을 감지 않는 이상 그 건축물을 바라보아야 하고 그 공간에서 생활해야 한다. 그래서 건축은 단순히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고 환경을 만들고 도시를 꾸미며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역사를 만드는 작업이다. 훌륭한 건축가를 탄생시키는 과정은 단순히 교육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건축가의 작업은 종합적이다. 이러한 건축가가 있는 도시는 미래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랜드마크는 단지 건축물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건축가는 그 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또하나의 랜드마크다.

사람 공간 건축 p.65

건축가의 철학

건축은 인간을 위한 작업이기에 전문성이 더 요구되고 건축 공간이 사람의 심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다면 진정한 전문가가 건축 일을 해야한다. 창문 하나, 문 하나, 공간 배치와 개구부의 위치 그리고 건축물 배치는 그리는 것이 아니고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건축물은 정교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교함의 기준은 사람이다. 누구나 건축물을 지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나 좋은 건축물을 지을 수는 없다. 좋은 건축물의 기준도 사람이다. 바닥을 만들고 벽을 세우며 지붕을 얹는 기준에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외부가 주는 단점을 보완하고 그 안에서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이는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 즉 공간이 만들어졌다고 내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잘 훈련된 건축가의 능력이 그의 철학을 담아 만들어질 때 우린 진정한 내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훌륭한 건축 철학과 능력을 겸비한 건축가를 만날 떄 훌륭한 건축물이 탄생한다.

사람 공간 건축 p.76-77

Part.2

인간과 자연, 그 사이에서

인간을 닮으려는 건축, 자연을 닮으려는 건축, 건축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건축가들은 인간에게 유용한 공간을 창조하기 위해 신체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신체의 유사성을 묘사한 앱솔루트 타워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마릴린 먼로에게 영감을 받은 부드러운 곡선의 건축물은 아름다우면서, 묘한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자연을 닮은 건축물을 만들어보고자 노력을 하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시도로 건축물의 제로에너지 인증제도를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Part.3

인간과 공간의 교류

근대에 들어 기술과 건축 재료의 발달로 다양한 건축물을 시도할 수 있게 되면서 내부와 외부의 구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갇힌 공간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표출된 것이다. 인간과 공간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공간의 자유와 인간의 자유

애초부터 공간은 존재하지 않았고 우리가 벽을 쌓으면서 공간은 주변의 환경과 분리가 되어 생겼을 뿐이다. 본래 진정한 공간은 우주밖에 없다. 인간을 자연환경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취지하에서 공간을 빌린 것뿐이다. 따라서 완전한 공간의 자유는 벽을 허무는 것이고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곧 무소유의 원칙이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려고 할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공간을 포기할 때 우리는 진정 넓고 거대한 공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해체다.

사람 공간 건축 p.128

사고의 전환

공간이란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인간을 기후와 맹수로부터 보호할 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오랜 시간을 공간 속에서 생활해야 하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이러한 욕구는 공간을 구성하는 물리적 행위에서 지가되었지만 그 행위는 과정일 뿐 인간은 공간 안에서 행복, 평안, 화목 등 정신적인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공간이 폐쇄될 수록 이러한 욕구는 오히려 불충족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점차 자연으로 더 다가가려는 희망을 갖는다. 건축가들은 사람들의 이런 희망을 완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 설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설계의 목적이자 끝이다.

사람 공간 건축 p.138

사람은 건축물을, 건축물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같은 공간에서도 사람마다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건축가는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만한 공간을 만들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건축물이 사람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여러 심리학자들의 연구들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정확성이 요구되는 작업은 빨간색 벽이 있는 좁은 공간에서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며, 반대로 약간의 창의성과 추상적 사고가 필요한 작업은 높은 천장과 많은 창, 그리고 하늘과 일치하는 밝은 파란색 벽의 공간에서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공간의 배치 및 가구와 그 디자인은 인간의 움직임, 행동 그리고 사용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공간이 우리 생활 패턴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면 분노나 좔절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반대로 긍정적인 공간구조는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우리를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Part.4

건축물로 이루어진 도시

저자에 의하면 도시민 모두에게 도시는 평등하여야 하며, 자기만의 코드를 유지해야한다고 한다. 우리가 갖고 싶은 도시의 이미지를 정해놓고 그에 따라서 발전시킨다면 도시는 인간에게 훨씬 더 유익할 것이다. 또한 건축물은 한 번 지으면 장기간 도시에 존재하게 된다. 건축물을 지을 때는 도시적 관점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 후에 건축물의 디자인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도시는 미술이다.

도시는 여러 요소로 채워져 있지만 건물은 도시를 형성하는 주요 요소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도시를 떠올리는 경우 건물은 기억의 대상으로 작용한다. 설계의 근본은 도시이다. 건축가는 건물을 설계하지만 건물은 도시를 구성한다. 그렇기에 설계자는 건물로 인하여 도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잔드시 생각해야 한다.

사람 공간 건축 p.186

우리나라의 아파트의 시작은 철거민 대상으로 한 시민아파트였다. 그러한 아파트가 현재는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릴 만큼 우리나라의 주거용 건축물의 유행이 되어버렸다. 저자는 2030년 후에는 핵가족 형태가 굳어지며 작은규모의 주택을 그리고 월세 형태를 사람들이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전기나 수소 자동차의 보급으로 자동차 유지비가 감소하여 더 많은 인구가 자동차를 보유하게 되어 생활권이 넓어지고 단위 면적당 주택 보급률이 높아지게 되어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며, 아파트는 수요가 낮아져 가격이 하락하며 다양한 생활로 삶의 질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나 또한 1인가구와 노인가구 증가, 재택근무 활성화 등으로 현재와 다른 다양한 형태의 주택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Part.5

새로운 시대, 새로운 건축을 고민하다

코로나 19바이러스 확산으로 건축분야에서도 공유가능한 공간이 개인 공간으로 변형될 수 있는 방향을 찾거나, 인구와 건물 고밀도에 대한 대안을 찾는 등 새로운 양식을 찾고 있다. 저자는 코로나 19이후 또 다른 전염병 발발을 대비하여 개인별 공간 확보와 기능변화가 가능한 공간을 계획하여야 한다고 한다.

건축의 문외한으로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건축의 역사부분은 지겨웠으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재미있었다. 무심결에 지나치는 건물과 흉흉하다고 느끼는 건물 그리고 도시의 랜드마크로서의 건물들, 내가 좋아하는 건물과 공간에 대한 심도깊은 고찰을 주는 교양서적이었다.

느낀점.

건축분야의 문외한으로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건축의 역사부분은 지겨웠으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재미있었다. 무심결에 지나치는 건물과 흉흉하다고 느끼는 건물 그리고 도시의 랜드마크로서의 건물들, 내가 좋아하는 건물과 공간에 대한 심도깊은 고찰을 주는 교양서적이었다. 꼼꼼히 읽어 볼만한 부분들이 많아 형광펜으로 그어가면 재밌고 유익하게 읽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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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 구영옥 옮김 / 풀빛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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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리배출을 하고 있다. 혼합재질의 제품은 재질별로 구분해서 분리배출을 할 정도로 열심히 분리배출을 하고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굉장히 높다.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주창하고 있으며, 연일 투명페트병으로 등산복을, 폐비닐에서 석유를 만들었다고 대서특필을 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들을 고품질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건 알겠는데,

현재 기업이 국내에서 배출되는 투명페트병이나 폐비닐의 얼마만큼을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지 항상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은 '르포' 라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인류학자이자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저자가 ‘플라스틱 마을’로 불리는 베트남의 민 카이 마을에서 플라스틱 재료의 생애주기를 따라가며 재활용 신화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친환경 정책과 재활용 산업의 모순, 쓰레기 식민주의로 인한 불평등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아쉽게도 해결책은 제시하고 있지 않다. 적나라한 현실만 드러낼 뿐이다.

베트남 민 카이 마을 주민들의 오염된 환경에서의 강도높은 노동과 취재를 방해하는 공산당 간부들. 부패한 관료와 기업들. 재활용업체의 순환이라는 위선과 마지막에는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까지

많은 주민이 정부가 재활용으로 발생하는 환경과 위생재난에 대응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만, 쓰레기가 이미 점령해 버린 이 지역에서는 오히려 부패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다.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p.100

우리는 쓰레기를 배출하면 눈앞에서 사라지기 때문에(수거), 불편함이 없으니깐 대부분 문제의식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쓰레기 발생으로 인한 죄책감을 재활용이라는 자기 위안으로 덮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재활용이 신화에 불과한 거라면? 불편한 진실을 한 번쯤 마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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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성격 상담소 -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성격 때문에 인생이 힘든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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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지리멸렬한 자기계발서 시장에서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이 혜성처럼 나타나서 아들러 붐을 일으켰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사랑을 받았던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 교수의 신간이 최근 발매되었다.

무려 '아들러 성격 상담소'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 또한 아들러의 성격심리학을 바탕으로 기재되어 있다.

저자에 의하면, 성격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성격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며,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는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허영심, 질투, 미움, 불안함, 두려움, 쾌활함, 완고함 등 모두 우리가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노력하지 않고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게으른 성격을 선택한다고 한다. 자기가 실패하더라도 '만약 내가 게으르지 않았으면 틀림없이 내가 이루고자 한 것을 달성할 수 있었을 거야.'라고 변명하며 자기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하여 '게으름'이라는 성격을 선택한다고 한다.

또한 존경받는 것이 목표인 사람은 밖에서는 존경받기 위하여 쾌활한 행동이 필요하지만, 반대로 집에서 존경받기 위해서는 뚱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해당 성격을 선택한다고 한다. 집 안팎에서 행동은 정반대지만 '존경받는'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라이프 스타일은 똑같다고 본다.

우리는 감정을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까?

아들러는 지금까지 살펴본 성격과 마찬가지로, 정동에도 대인관계상의 목적이 있다고 보았다. 바로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변화를 야기하려고자 하는 인간의 목적"이다. 사람들은 보통 원인론적 관점으로 생각한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켰기 때문에 화냈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반면 목적론적 관점을 지닌 아들러는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화의 정동을 사용한다고 보았다.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변화를 야기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아들러의 성격상담소 p.134-135

감정의 힘을 빌리는 사람들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리더로서 자기가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으려면 감정의 힘을 휘두르는 대신 논리적으로 설명하면된다. 그것이 불가능하기 떄문에 감정적으로 승리를 거두려 큰소리치고, 분노의 감정을 상대에게 쏟아붓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다른 방법으로는 우월성을 달성할 수 없다는 열등감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분노에 사로잡힌 사람을 보고 무서워서 벌벌 떨 필요는 없다. '저 사람한테 열등감이 있구나.' 생각하면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들러의 성격상담소 p.138

이 책에서는 첫째, 둘째, 막내, 외동 등 태어난 순서에 따른 성격차이도 설명하고 있다.

첫째 아니는 대체로 보수적이다. 왜 그럴까? 상황이 변해서 좋아진 것이 전혀 없었기 떄문이다. 오직 자기만 바라보던 부모가 변한 원체험 때문에 변화를 몹시 두려워한다. 첫째들은 어른이 된 후에도 경쟁자의 출현이 두렵다. 사춘기에 누군가 좋아지더라도 지금의 관계가 어떻든 틀림없이 자기 존재를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때문에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도 굳이 잘 풀리지 않는 면을 찾아내려 한다.

아들러의 성격상담소 p.194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나 또한 사람의 성격을 바꾸기는 매우매우 어렵지만, 문제시 되는 성격의 발원지와 목적을 알게 된다면, 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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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나이즈 타임 - 미니멀써니의 마음을 채우는 1일 1비움
박정선 지음 / 북스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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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였을까? 미니멀라이프가 대세가 된 게.

많은 사람들은 미니멀라이프를 외치면서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을 버리고, 정리하였다.

하얀 색 또는 무채색의 공간, 텅 빈 거실에 테이블 하나 덩그러니 있고, 책장에는 책 한 두권 꽂혀 있고, 애플로고가 박힌 맥북 옆에는 깔끔한 흰 색 스탠드 조명이, 부엌에는 발뮤다 토스트기와 비싼 커피추출기 등 깔쌈한 전자기기를 몇 개 보이고 거기다가 제로웨이스트 문구까지 넣으면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라이프다.

분명히 각각 다른 사람이 올린 영상인데, 어찌 이렇게 똑같은 건지. 이것도 유행이 있는가보다 라는 생각도 들면서, 다른 의미의 과시욕이 은연중에 비쳐져 미니멀라이프의 정의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미니멀라이프가 유행한 초창기부터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여 왔고, 실패도 해봤고 어느 정도 내 삶과 타협하는 선에서 조정된 미니멀라이프. 내가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게 된 계기는 청소하기 쉬울 것 같아서였다. 이 책의 저자 미니멀써니 박경선님도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 또한 집안일이 귀찮아서였다고 한다. 매우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미니멀라이프 예찬만 하고 있는게 아니라, 자기 나름의 미니멀라이프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미니멀라이프를 통하여 수익 창출과 자기계발하고 있어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설레지 않는 물건을 버리고 설레는 물건으로 채우라'는 말을 예전에는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레지 않는 물건을 비우면서 후회를 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설레지 않는 것도 남길 만한 가치가 있다면 내게 필요한 물건이다.

오거나이즈 타임 p.138

이 책에서는 ‘하루 10분 한 공간 정리하기’부터 물건을 비우고 새 물건을 들이는 법, 집안 곳곳을 빠르고 대강 청소하는 법 등 소소하고 실용적인 팁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집안일을 해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신선한 영감을 줄 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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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니 - 젓가락의 문화유전자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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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하나 가지고 300페이지 넘는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이어령 선생님 밖에 없을 것 같다. '젓가락' 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글을 쓰는데도 난잡하지 않고 일관된 주제를 관통하는 책을 쓰다니. 대단한 내공이 아닐 수 없다.

수저계급론, 왜 하필 자신의 계급을 수저에 비겼을까?

젓가락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신분증, 셀프 아이덴티티

젓가락행진곡, 짝문화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짝문화

뚝배기 파스타를 만들어낸 국물 문화의 문화유전자

한국 젓가락, 중국의 쾌자, 일본의 하시의 의미

삼국의 음식문화 비교

식도구의 진화과정

젓가락을 통하여 仁

결함생물론

젓가락과 쌀문화권 고찰(자포니카와 인디카)

문화유전자

젓가락 문화의 위기(저맹)

2015.11.11. 젓가락의 날 청주 축제

젓가락 하나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있어, 이 책 하나로 관련 지식을 엄청나게 쌓을 수 있다.

젓가락이라는 단어는 한자 (箸) + 우리말 가락이라는 토착어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이며, 가락이라는 말은 한군데서 갈라져 나온 것을 뜻한다고 한다. 한중일 3국 중 두개가 하나인 의미를 가진 것도 유일하며, 쇠젓가락을 가진 것도 유일하다고 한다. 곤봉은 팔의 근육을 확장한 것이며, 손바닥을 연장한 것은 물그릇이며, 젓가락은 완전히 손가락 두 개를 연장한 것이라는 고찰도 굉장히 신선하다. 또한 '집다'와 '잡다'의 차이가 젓가락과 포크의 차이라고 하는 듯 생각지도 못한 지점을 짚어주는 것도 놀랍다.

숟가락, 젓가락을 한 벌로 식사하는 한국의 수저 문화는 일본은 물론이요 중국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 고유의 문화이며, 한국 음식의 주류를 이루는 국문화와 탕문화로 인해 같은 젓가락 문화권인 일본이나 중국이 한국처럼 수저를 같이 쓰지 않는 이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17,000년 전의 볍씨가 인도도 중국도 아닌 한국 청주 소로리에서 발굴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수저는 액체와 고체, 두 음식을 동시에 포괄하는 식사 도구다. 숟가락은 주로 국물을 떠먹는 것으로 음에 속한다. 젓가락은 양에 속하는 것으로 건더기를 집는 데 사용된다. 젓가락은 양, 숟가락은 음. 건덕기는 양, 국물은 음이다. 양으로 양을 집고, 음으로 음을 뜬다. 이렇게 해서 음과 양의 대립이 조화를 이룬다.

p.57

투석 문화권에서는 막대기도 적이 접근전을 해오면 때리는 무기가 된다. 그런데 젓가락 문화권의 막대기는 다듬이 방망이나 빨랫방망이처럼 폭력이 아닌 정화, 더러움을 털어주고, 구김살을 펴주는 빨고 다듬는 문화로 이어진다. 그러기에 젓가락 문화는 느림의 문화요, 참음의 문화, 평화의 문화다.

p.147

젓가락질은 의식적인 학습과 생리적인 신체조건이 갖춰져야 할 수 있으니까. 유전설과 환경설이 젓가락에서 하나가 된다. 한국인이 젓가락질을 잘하는 건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가 합쳐진 결과다.

p.160

젓가락질은 남이 하는 걸 보고 배우고 따라 하면서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타고난 유전자와는 상관이 없다. ... 바깥에서 보고 들은 걸 모방하는 데서 오는 거다. 부모와 사회구성원들을 모방하고 학습하면서 문화유전자를 길러왔다. 이런 무화적 동질성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학슬을 통해 길러지기 떄문에 DNA가 아닌 밈(meme), 즉 문화유전자라고 한다.

...리처드 도킨스는 그의 저서<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의 진화에도 유전자와 같은 복제단위가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지성과 지성사이에 전달되는 문화정보의 복제가를 밈이라고 불렀다.

p.203

우리가 배우고 함께 공유함으로써 모방 전승되는 문화유전자 밈은, 생물학적 유전자 DNA와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 문화적 밈은 학습과 모방에서 오는 것이다.

...말하자면 유행 같은 거다.

p.205

이 책의 주제는 젓가락 예찬 같은데, 다 읽고 나면 우리나라 전통 문화 예찬이다. 이어령 선생님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젓가락 문화의 계승을 이 책에서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생명젓가락, 일종의 ICT 젓가락을 만들어 빅데이터를 만드는 도구 개발까지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우리나라 젓가락 그리고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더불어 이렇게 깊고 넓은 사유를 글로써 표현할 수 있는 이어령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들었다.

사담이지만 수능출제 위원분들이 계시다면, 이 책의 글을 수능의 비문학 지문 활용을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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