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떻게 살래 -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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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님.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힌 《너 어디에서 왔니》, 젓가락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조명한 《너 누구니》에 이어, 인공지능(AI)를 주제로 《너 어떻게 살래》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어령 선생님은 이미 60대부터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IT 강국의 정신적 기반을 다진 선각자였으며, 평창의 상공에 드론을 띄워 오륜기를 그리던 초유의 하이테크 연출가이자, ‘얼리어댑터’, 여러 IT 기업에 조언을 아끼지 않던 멘토이기도 하였다.

몇년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경기에서 예상과 다르게 알파고가 이겼고, 그 때 '알파고쇼크'로 연일 세상이 시끄웠다. 그 후 끓는 냄비마냥 시끄러웠던 알파고 이슈는 사그라들었고, 어느순간 해당 이슈에 대하여 의식적으로 모르는 척하고 있는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다.

알파고 이슈에 대하여 이어령 선생님은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신 이슈인 AI를 주제로 글을 쓰셨다. 놀랍게도 내가 AI 이슈에서 느꼈던 감정들에 대하여 이어령 선생님께서도 비슷하게 느끼셨다고 하셨다.

이어령 선생님의 《너 어떻게 살래》는 AI를 공포스럽게 보고 배제하거나 모르는 척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 태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를 서술한 AI 입문서이다. 또한 낯선 AI에 대한 유래와 역사를 백과사전 수준으로 풀어놓아서 AI에 대하여 처음 접하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다가가기 쉽도록 잘 짜여져 있다.

책의 대부분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중 몇가지 사실들과 인상깊었던 구절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알파고의 아버지는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의 대부는 제프리 힌튼, 얀러쿤, 요슈아 벤지오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에 등장하는 로봇 'HAL9000' 의 HAL 의 알파벳 철자를 한자씩 그 순서를 아래로 내려보면 IBM이 된다. IBM은 최초로 인간을 이긴 슈퍼컴퓨터 딥블루를 만든 회사다.

-보캉송과 오리인형 / 바이오미미크리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던 산업로봇이 서비스 로봇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직면

-로봇왕국이라고 한 일본이 정작 자신의 피해보구는 미국로봇의 도움을 받았다.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일본이 산업로봇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질자본이나 금융자본의 개념이 사회 자본, 문화 자본 그리고 이제는 자연 자본으로 변하면서 '생명이 자본'이라는 사실에 세계인이 눈뜨게 되었다.

-ABC(Atomic-Biological-Chemical)에서 GNR(Genetics-Nanotechnology-Robotics) 기술로 변화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때마다 조금씩 울화가 치민다. 왜 그들만의 잔치냐. 좋은 것이든 궂은 것이든 인공지능이 산업혁명처럼 어쩔수 없이 우리 앞에 다가올 새로운 문명 천지인 것만은 분명한데 우리가 또 그때처럼 세계에서 소외된 은둔의 나라가 되어야 하겠는가. 그러면서도 인공지능 하면 SF 같은 인류 멸망설에만 관심을 두는 우리다. 인공지능의 위기는 인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한국의 사회. 그리고 한국인의 지능인 게다.

너 어떻게 살래 p.74

지금도 우리가 알파고를 서양 귀신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 모르면 그게 다 귀신이지 않니. 모르고 떠들면, 그리고 휩쓸리면 그게 바로 자명종 놓고 굿판 벌이는 것과 똑같다는 이야기지. 그렇구나. 알파고는 자명종이야. AI가 뭔지 모르고 딴짓만 하고 있는 한국인에게 어서 깨라고, 늦지 말라고 요란하게 울린 자명종인게야.

너 어떻게 살래 p.74

일전에 《너 누구니》 도서 리뷰를 적은 적이 있다. 그 때 수능 비문학 지문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고, 이어령 선생님의 깔끔한 문장과 명확한 주제의식에 감탄을 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 또한 《너 누구니》에 이어 역시 AI라는 소재로 깔끔한 문장과 명확한 주제의식으로 서술된 책이다.

AI라는 낯선 소재를 대상으로 동양과 서양, 인간과 문명, 기계와 생명, 시원과 미래를 연결하는 AI 입문서 즉 교과서로 삼을 만한 책이다. AI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학생들이 필히 읽어보았으면 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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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될 거야
엄남미 지음 / 케이미라클모닝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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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잠재의식 활성화 실천방법 100가지를 소개한 책이다. 10여년전 선풍적으로 유행한 책 '시크릿'을 기억하는가? '긍정확언'이라는 부분에서는 시크릿과 유사하지만,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기재한 책이다. 그 중 시크릿과는 다르거나 인상적이었던 몇가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6. 꿈을 꿀 때는 잠재의식에 거짓이라는 느낌이 들면 안된다.>

정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의 능력의 믿음이 어느 정도 확인 들지 않으면, 잠재의식은 '망상', '거짓'으로 간주하고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나는 부자다'라는 확언을 하면, 오히려 현실(마트에서 할인률을 따지고 스트레스를 받는등)과의 괴리에 다른 자아가 '어떻게 내가 부자이지?'라고 내면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내보내 오히려 가난한 상황과 느낌을 잠재의식에 각인시키는 꼴이 된다고 한다.

차라리 "나는 풍요롭다"라는 긍정확언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풍요'라는 것은 돈과 물질에 한정된 개념이 아니며 자연에서 비가 내리거나 아름다운 꽃이 핀 들판 등 모든 자연이 풍요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진실로 날마다 매일 모든 면에서 점점 더 부유해지고 풍요로워지고 있다.

<13. 자신의 소중한 꿈을 비관론자에겐 비밀로 유지해라>

이 책에서 자주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의 꿈을 주변사람들에게 비밀로 하라고 하는 것이다. 완벽히 신뢰할 스승이나 멘토 외에는 절대로 공개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들도 잠재의식에는 시기 질투의 에너지가 있어, 그 무의식이 이 에너지와 접속하면 꿈은 사라진다고 한다. 목표를 이루고 난 뒤에 발설하라고 한다.

<27. 자신의 소망을 오감의 느낌으로 상상하라>

이 챕터에서 매우 신기한 일화를 예시로 들고 있다. 독일 유학을 꿈꾸는 일본 학생이 라인강변에 서 있는 모습을 계속 상상을 하였다고 한다. 어느날 그 유학생은 여름에 몸에 한기를 느꼈다고 한다. 그 학생은 그 해 가을에 바로 유학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 학생이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한기를 느꼈던 라인강을 실제로 차에 타고 가면서 느꼈다고 한다.

소망을 이룬 모습을 상상할 때 몸에서 어떤 느낌이 오면 곧 낱타난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다.

<71. 말투를 되는 방향으로 바꾼다>

이 챕터에서도 신기한 일화를 예시로 들고 있다. 오사카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단체 줄넘기 실험을 하였다. 훈련 과정을 일기로 작성하게 하였다. 단순히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반드시 우승하고 싶다','1,200번이상을 뛰자'라는 말을 적었을 때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선생님은 '1,260번 못하리란 법은 없다.''우승하지 못하는게 이상하다'라고 말투의 방향을 바꾸었고, 아이들은 우승뿐만 아니라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잠재의식에 "내가 성공하지 못하는게 이상하지."라는 말투를 심자

결국 이 책은 단순히 '나는 부자다'라는 식의 긍정확언이 아니라 잠재의식이 발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긍정확언을 해야하며, 그 방법을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그 외에도 자기 전에 "이 모든 것을 잠재의식에 맡긴다"고 말하고 자기, 잠재의식에 풍요로움을 심기 위해서는 용서하고 버리기,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은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믿기, 긍적인 마음을 기르기 위해 기분이 좋앟지는 목록 10가지를 적기 등 100가지 실천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평소 시크릿계열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거나 긍정확언의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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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녀성의 레미장센
안상아(신녀성) 지음 / 토네이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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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신녀성의 레미장센

인생의 만족도를 최상위 레벨로 바꾼 여자들의 5가지 전략

이 책의 저자는 매력적이면서도 지혜로운 여성들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여성들을 대상으로 일하면서 인생의 만족도가 높은 여성들에게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 책은 20~30대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자존감, 이미지, 대화와 센스, 연애 등의 자기관리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법과 노하우를 압축한 책이다.

이 책에서 몇가지 와닿았던 내용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책에서 몇가지 와닿았던 내용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건강해지고 싶어 비타민제를 챙겨 먹고 꾸준히 요가를 수련하는 것은 자기관리를 잘한다고 하면서, 주기적으로 피부과 시술을 받고 각종 뷰티팁 정보를 수집하여 미용에 활용하는 모습은 '기를 쓰고 예버지려 하네'와 같이 반응하거나 '그 시간에 책이라도 한 장 더 읽지'하면서 왜 얕잡아 보는 것일까?

...

그러나 능력이 좋은 배우자(좋은 학벌, 직장 및 높은 연봉과 같이 뛰어난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 등)를 만나기 위해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다니고, 그들이 자신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전반적인 영역에서 다양한 매력요소를 발전시키는 것은 여우 같은 짓이라며 폄하한다.

...

이때 흥미로운 현상 한가지가 있다. 방금 말한 배우자의 조건을 '능력 좋은'이 아닌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으로 바꾸면,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속물이 아니라고 본다는 점이다. 능력 좋은 배우자를 만나길 욕망하는 것은 지나치게 현실적 또는 세속적인 것이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또는 이와 비슷한 맥락인 바른 인성, 착한 마음씨 등) 배우자를 원하는 것은 순수한 것인가? 순수한 것의 차이는 무엇이란 말인가?

...

즉, 세속적인 것(현실적인 가치)과 순수한 것(정신적인 가치)은 함께 갈 수 있다. 외모 꾸미기에 신경을 쓰는 여성이라고 해서 교양과 소양 쌓기에 게으를 것이며 깊은 인생철학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고, 어떤 여성이 만나는 남성의 조건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 남자의 인성이 나쁘거나 그 여성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신녀성의 레미장센 p.48-50


이 책은 자신의 욕망을 파악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하며, 욕망을 파악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단계] 자기소개서 작성하기

[2단계] 현재보다 높은 삶의 수준 경험해보기

[3단계]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분석해보기

[4단계] 다양한 형태의 연애해보기


'현재보다 높은 삶의 수준 경험해보기'는 나 또한 정말 추천해주고 싶다. 좋은 장소를 경험해보는 것만으로도 내 삶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원동력이 된다.

자기 확신을 갖추는 방법 또한 제시하고있다.

당신의 어제가 뿌듯하고(루틴 만들기)

오늘이 즐거우며(성취감을 느끼기)

내일이 기대되면 된다.(새로운 세상 열기)

최종적으로 이 책의 저자가 생각하는 '매력있는 여자란'

1. 활력 있는 여자, 욕망 있는 여자

2. 주관이 뚜렷한 여자, 취향 있는 여자

3. 담보 있는 여자(성취경험)

4. 곳곳에 나만의 즐거운 세계가 있는 여자

5. 아쉬울게 없는 여자(미움받을 용기가 있는 여자)

6. 자연스러운 여자

7. 사랑스러운 여자

8. 연출력이 뛰어난 여자


이 책은 '욕망', '연글자색출력' 등 여성들이 사용하기 꺼려하는 단어를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여성들의 삶의 업그레이드를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굉장히 실용적이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연출하기'는 개인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책은 많은 여성을 상담한 후 얻은 통찰한 내용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있어, 착한 아이 컴플렉스 또는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어려운 여성들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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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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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도무지 쓸모없는 벌레일까? 정원 연못에 물고기가 있는 것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어느게 좋을까? 집게 벌레는 익충일까 해충일까? 세계적인 원예학자인 저자 안드레아스 바를라게는 신작 《선량한 이웃들》에서 집 앞 정원과 발코니에서 꾸려나가는 동식물들의 공생 관계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편견과 기준을 허물어 버리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83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과 생각치도 못했던 질문들로 채워져 있다. 83가지의 질의응답들 속에서 관통하는 주제는 우리가 내 정원이나 발코니에서 '모든게 내 소유'라는 이기주의를 떨쳐 버리고, 동식물들의 공생관계를 인정하고 우리 또한 그들과 공생관계가 되는 것이다. 책 제목처럼 징그러운 거미와 집게벌레도 아름다운 나비도 그저 생태계를 구성하는 '선량한 이웃'일뿐이다. 우리도 그들의 '선량한 이웃'이 되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이 책에서 가장 재밌었던 질문 몇가지를 발췌해보고자 한다.

77. 왜가리가 연못의 비단잉어를 노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평소 연못꾸미기, 정원꾸미기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는 편이다. 기억에 남는 영상이 있다. 왜가리가 연못의 비단잉어를 잡아 먹어 비단잉어의 숫자가 줄어든 것이다.

이 책에서 해결법을 알려준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물가에 서 있으며 기껏해야 50센티미터 정도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므로 수면 아래 여기저기에 가로세로로 끈을 팽팽하게 매어 놓으면 된다. 그러면 녀석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제대로 내딛지 못하다가 곧 신경질을 내고는 떠나 버린다.

선량한 이웃 p.242

20. 공작 한 마리를 키우려면 공간이 얼마나 필요할까?

제주도 한림공원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공작새를 관찰한 적이 있다. 철조망도 없이 울타리도 없이 낯선 사람이 다가왔는데도 날아가지 않아 신기한 기억이 있다. 이 책에 의하면 공작은 살던 곳을 잘 떠나지 않으며 조건만 양호하게 갖춰지면 달아나거나 날아가 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국적인 외모와 달리 공작은 아주 강인한 데다가 적응 능력도 뛰어나다고 한다. 새끼만 없다면 가벼운 서리쯤은 견뎌 내며, 먹이를 알아서 찾아먹으며, 대다수 관상용이나 경제적 이유로 키우는 식물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대략 5천제곱미터 정도의 땅과 3m 정도되는 공작이 살 집이 필요하며, 횃대는 2m 지점에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고 한다.

51. 천발이는 발이 정말 몇 개일까?

가장 많은 발을 지닌 종은 750개 즉 375쌍의 다리를 가졌다.


그 외에도 달팽이의 접근을 막아 주는 식물이 있을까? 노루가 오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 정원에 곤충에게 해로운 식물이 있을까?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질의응답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정밀한 일러스트와 설명들이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이 책이 흥미롭고 유익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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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늙는 기분
이소호 지음 / 웨일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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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서른다섯, 늙는 기분

나는 나를 사랑하는 데 35년이 걸렸다


저자와 비슷한 연배로 최근 '늙는 기분'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 이 책은 안 읽어 볼 수 없었다. 저자의 에세이인데, 왜 내 삶을 훔쳐 보고 글을 쓴 느낌이 드는 것일까?


흰머리가 가르마사이로 듬성듬성 나오고 있어, 엄마에게 언제부터 흰머리가 났는지 물어본 일화부터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살이 안쪄서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나이를 먹어 기초대사량이 줄어 똑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쪄서 우울해진 이야기까지.


앉아 있는 자의 숙명

나는 옷장을 열어본다. 가을에 겨울옷을 대본다. 1년전 프로필 사진을 찍었을 때 입었던 옷을 다시 입어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옷장에 걸린 옷 중에 '진짜로' 입을 수 있는 옷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사실을. 갑자기 울적해졌다. 나는 얼마 만에 원래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금껏 살면서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낯설다. 이건 내가 아닌데

서른다섯, 늙는 기분 p.40


나도 저자처럼 이젠 호스텔보다 호텔이 더 좋다. 잠자리에 무던한 편이고 아무데서나 잘자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비싼 호텔에 지불하는 비용이 아깝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많은 부분이 무던해졌지만, 중요한 것은 꼭 챙기려는 것도 깊이 공감되었다.


아무거나

갑자기 없던 취향이 견고하게 생긴 것 같다. 이제 보니 쓸데없이 예민했던 지점들은 무던해지고 꼭 가지고 싶은 것은 가지고 가는 기분이 든다. 그래, 버릴 것은 버리자. 버릴 것은 버리고, 갑자기 좋아하게 된 것은 좋아하고 갑자기 싫어하게 된것들도 받아들이자. 어느 날 예고도 없이 갑각류알어지가 생겨서 좋아하던 새우를 포기한 것처럼. 그리고 또 다른 어느 날 예고도 없이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먹으면서 맛있다고 느꼈을 때 처럼. 받아들이자. 전부.


그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아무거나'다.


서른다섯, 늙는 기분 p.70


저자는 굉장히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교훈을 주는 사람' 편에서는 글이 미묘하게 리듬이 있어서 랩인 줄 알았다. 저자가 이 편은 단숨에 써내려가지 않았을까 라는 재미난 상상이 들었다.


교훈을 주는 사람


그럼 내 방식대로 이제부터 삼십 대 노화의 진정한 교훈을 읊겠다.


듣거라.


삼십대가 왜 망했는지 말해주고 싶다. 일단 물리적으로 정신저으로 성숙해지진다. 나는 일단 나로서는 망하지 않는다. 근데 사회가 망했다. 사회가 날보는 태도는 망할대로 망가져 있다나는 가만히 있지만 사회는 나를 늙은 여자로 치부한다는 것이다. 내가 신체적 노화에 대해서 구구절절하게 썼지만 사실 제일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내가 쓸모가 없어질 것이라는 것. 노처녀라는 농담을 내게 던지면서도 본인의 수치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부딪쳐야 한다는 것. 이제 여기서 무럭무럭 자라도 내가 뭐나 더 대단한 것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 일이나 가정 둘 중 하나의 선택이 왜 여성에게만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 이것은 모두 삼십 대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다. 이게 내가 여러분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교훈이다.

서른다섯, 늙는 기분 p.147


삼십대 중후반은 어중간한 나이라는 생각이 든다. 몸의 노화도 느끼게 되고, 결혼시장에서는 늙은 여자 취급을 받고, 친구들사이에서는 미혼녀와 기혼녀로 무리가 나뉜게 된다. 직장에서는 선배들에게 치이고 후배에게도 치이고. '저도 내일 모레 사십이에요.' 라고 항변하면 라떼는 말야로 시작하여 너는 아직 젊다로 종결되고, 후배들의 선 넘는 농담에는 '나이가 있으니 참으라'는 식으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걸이 걸면 귀걸이 어중간한 나이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건 직장생활하는 삼십대 중후반 나이대 여자 남자 할 거 없이 동일하게 겪는 내용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20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NO다.

10대, 20대는 지나온 과거이기 때문에 미화되어서 그렇지, 어떻게 내가 힘들게 살아왔는데, 지금 쌓아온 노력들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지금이 훨씬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외모적으로도 훨씬 예뻐졌기 때문이다. 저자도 '나는 단 하루도 어제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나또한 몸의 노화를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늙었다고 투정하면서도 사실 돌아가고 싶지 않다. (10대, 20대의 체력은 뺏어오고 싶다.)


분명 40대가 되면 30대가 좋았지라고 생각할테니깐. 내 몸의 노화를 몸으로 느낄 뿐 마음만큼은 건강하지 않은가? 현재에 충실하자. 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30대 중후반 여성들뿐만 아니라 시인이나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글을 쓰기 위한 고통과 본인의 치부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어, 작가의 삶을 막연하게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족이지만, 작가님의 왕성한 작품활동을 응원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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