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량한 이웃들 - 우리 주변 동식물의 비밀스러운 관계
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6월
평점 :
파리는 도무지 쓸모없는 벌레일까? 정원 연못에 물고기가 있는 것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어느게 좋을까? 집게 벌레는 익충일까 해충일까? 세계적인 원예학자인 저자 안드레아스 바를라게는 신작 《선량한 이웃들》에서 집 앞 정원과 발코니에서 꾸려나가는 동식물들의 공생 관계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편견과 기준을 허물어 버리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83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과 생각치도 못했던 질문들로 채워져 있다. 83가지의 질의응답들 속에서 관통하는 주제는 우리가 내 정원이나 발코니에서 '모든게 내 소유'라는 이기주의를 떨쳐 버리고, 동식물들의 공생관계를 인정하고 우리 또한 그들과 공생관계가 되는 것이다. 책 제목처럼 징그러운 거미와 집게벌레도 아름다운 나비도 그저 생태계를 구성하는 '선량한 이웃'일뿐이다. 우리도 그들의 '선량한 이웃'이 되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이 책에서 가장 재밌었던 질문 몇가지를 발췌해보고자 한다.
77. 왜가리가 연못의 비단잉어를 노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평소 연못꾸미기, 정원꾸미기 유튜브 영상을 즐겨보는 편이다. 기억에 남는 영상이 있다. 왜가리가 연못의 비단잉어를 잡아 먹어 비단잉어의 숫자가 줄어든 것이다.
이 책에서 해결법을 알려준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물가에 서 있으며 기껏해야 50센티미터 정도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므로 수면 아래 여기저기에 가로세로로 끈을 팽팽하게 매어 놓으면 된다. 그러면 녀석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발을 제대로 내딛지 못하다가 곧 신경질을 내고는 떠나 버린다.
선량한 이웃 p.242
20. 공작 한 마리를 키우려면 공간이 얼마나 필요할까?
제주도 한림공원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서 공작새를 관찰한 적이 있다. 철조망도 없이 울타리도 없이 낯선 사람이 다가왔는데도 날아가지 않아 신기한 기억이 있다. 이 책에 의하면 공작은 살던 곳을 잘 떠나지 않으며 조건만 양호하게 갖춰지면 달아나거나 날아가 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국적인 외모와 달리 공작은 아주 강인한 데다가 적응 능력도 뛰어나다고 한다. 새끼만 없다면 가벼운 서리쯤은 견뎌 내며, 먹이를 알아서 찾아먹으며, 대다수 관상용이나 경제적 이유로 키우는 식물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대략 5천제곱미터 정도의 땅과 3m 정도되는 공작이 살 집이 필요하며, 횃대는 2m 지점에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고 한다.
51. 천발이는 발이 정말 몇 개일까?
가장 많은 발을 지닌 종은 750개 즉 375쌍의 다리를 가졌다.
그 외에도 달팽이의 접근을 막아 주는 식물이 있을까? 노루가 오지 못하게 할 수 있을까? 정원에 곤충에게 해로운 식물이 있을까?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질의응답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정밀한 일러스트와 설명들이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이 책이 흥미롭고 유익할 것으로 판단된다.[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