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떻게 살래 - 인공지능에 그리는 인간의 무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님. 한국인의 ‘출생의 비밀’과 그 의미를 밝힌 《너 어디에서 왔니》, 젓가락에 담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를 조명한 《너 누구니》에 이어, 인공지능(AI)를 주제로 《너 어떻게 살래》가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어령 선생님은 이미 60대부터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IT 강국의 정신적 기반을 다진 선각자였으며, 평창의 상공에 드론을 띄워 오륜기를 그리던 초유의 하이테크 연출가이자, ‘얼리어댑터’, 여러 IT 기업에 조언을 아끼지 않던 멘토이기도 하였다.

몇년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경기에서 예상과 다르게 알파고가 이겼고, 그 때 '알파고쇼크'로 연일 세상이 시끄웠다. 그 후 끓는 냄비마냥 시끄러웠던 알파고 이슈는 사그라들었고, 어느순간 해당 이슈에 대하여 의식적으로 모르는 척하고 있는 느낌을 개인적으로 받았다.

알파고 이슈에 대하여 이어령 선생님은 노령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신 이슈인 AI를 주제로 글을 쓰셨다. 놀랍게도 내가 AI 이슈에서 느꼈던 감정들에 대하여 이어령 선생님께서도 비슷하게 느끼셨다고 하셨다.

이어령 선생님의 《너 어떻게 살래》는 AI를 공포스럽게 보고 배제하거나 모르는 척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 태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를 서술한 AI 입문서이다. 또한 낯선 AI에 대한 유래와 역사를 백과사전 수준으로 풀어놓아서 AI에 대하여 처음 접하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다가가기 쉽도록 잘 짜여져 있다.

책의 대부분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중 몇가지 사실들과 인상깊었던 구절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알파고의 아버지는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의 대부는 제프리 힌튼, 얀러쿤, 요슈아 벤지오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에 등장하는 로봇 'HAL9000' 의 HAL 의 알파벳 철자를 한자씩 그 순서를 아래로 내려보면 IBM이 된다. IBM은 최초로 인간을 이긴 슈퍼컴퓨터 딥블루를 만든 회사다.

-보캉송과 오리인형 / 바이오미미크리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던 산업로봇이 서비스 로봇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직면

-로봇왕국이라고 한 일본이 정작 자신의 피해보구는 미국로봇의 도움을 받았다.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일본이 산업로봇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질자본이나 금융자본의 개념이 사회 자본, 문화 자본 그리고 이제는 자연 자본으로 변하면서 '생명이 자본'이라는 사실에 세계인이 눈뜨게 되었다.

-ABC(Atomic-Biological-Chemical)에서 GNR(Genetics-Nanotechnology-Robotics) 기술로 변화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때마다 조금씩 울화가 치민다. 왜 그들만의 잔치냐. 좋은 것이든 궂은 것이든 인공지능이 산업혁명처럼 어쩔수 없이 우리 앞에 다가올 새로운 문명 천지인 것만은 분명한데 우리가 또 그때처럼 세계에서 소외된 은둔의 나라가 되어야 하겠는가. 그러면서도 인공지능 하면 SF 같은 인류 멸망설에만 관심을 두는 우리다. 인공지능의 위기는 인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한국의 사회. 그리고 한국인의 지능인 게다.

너 어떻게 살래 p.74

지금도 우리가 알파고를 서양 귀신쯤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 모르면 그게 다 귀신이지 않니. 모르고 떠들면, 그리고 휩쓸리면 그게 바로 자명종 놓고 굿판 벌이는 것과 똑같다는 이야기지. 그렇구나. 알파고는 자명종이야. AI가 뭔지 모르고 딴짓만 하고 있는 한국인에게 어서 깨라고, 늦지 말라고 요란하게 울린 자명종인게야.

너 어떻게 살래 p.74

일전에 《너 누구니》 도서 리뷰를 적은 적이 있다. 그 때 수능 비문학 지문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고, 이어령 선생님의 깔끔한 문장과 명확한 주제의식에 감탄을 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 또한 《너 누구니》에 이어 역시 AI라는 소재로 깔끔한 문장과 명확한 주제의식으로 서술된 책이다.

AI라는 낯선 소재를 대상으로 동양과 서양, 인간과 문명, 기계와 생명, 시원과 미래를 연결하는 AI 입문서 즉 교과서로 삼을 만한 책이다. AI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학생들이 필히 읽어보았으면 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