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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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을 보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착각으로 밝혀지지. 악에는 끝이 없어‘

노부부의 악행의 실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의 그 섬짓함, 글이라는 전달 매체가 아니었다면 추운 초겨울 옷 깃 안으로 습하고 차가운 공기가 파고드는 기분을 선사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메인 스토리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의 개인 서사를 통해서 독자와 극중 인물의 마음 연결고리를 만들어 캐릭터를 응원하게 만드는 스티븐 옹의 테크닉은 변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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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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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긴장감이 조금 빨리 해소되어 아쉬웠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실패한 채로 머물지 않고 새로 도전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나도 힘을 얻는다. 작 중 돈키호테처럼 계속 쓰겠다는 작가의 맺음말이 좋았다. 세르반테스가 나이 오십이 넘어 돈키호테를 출간했다는 사실에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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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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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바라보는 세 사람의 이야기와, 그 들의 관찰로 설명되는 또 다른 한 사람의 이야기. 각자의 시선에서 표현되는 다른 세 사람의 모습은, 화자가 동경할 수록 가깝고 혐오할 수록 멀리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각자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서 이야기를 들어 볼 때면, 극히 잘못된 편견이나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되며 인물들을 측은하게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독자인 나 역시 작가의 문장에 따라 작중 인물에 대한 감정아 왔다갔다 하는 나를 느끼면서 강력한 입체감을 경험 했다. 나도 그 시선 중 하나인 것 처럼.

마지막 장을 넘길 때 느낀건, 결국 가장 슬픈 이는 가장 밝아 보이는 이였고, 밝음은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고 강한 책임감의 또 다른 비뚤어진 얼굴이었다는 것.

책에 대한 내 별점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읽는 내내 음울함을 떨칠 수 없어 내 기호의 별 하나는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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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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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이라며 펜데믹 때 아내가 사준 생일 선물이었는데 펜데믹이 끝나고 한참을 지나 읽게 되었다. 당시 펜데믹에 기인한 여러가지 사회적 정서가 배경으로 보여져 새삼스러웠다. 그래도 작가는 인류는 병마를 곧 이겨내고 펜데믹과 함께 찾아온 새로운 문화는 이어질 것이라는 통찰을 소설 곳곳에서 보여준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작가 특유의 추리소설의 장치는 약간 느슨해 진 느낌이어서 아쉬웠지만, 사건의 배경에서 볼 수 있는 작중 인물의 심리와 감동적인 에피소드는 여전했다.

빽빽한 서술이 가득했던 찰스 디킨스의 책을 읽다가 대화 중심으로 흘러가는 소설을 읽으니, 같은 600여 페이지의 두께였지만 순식간에 끝을 봤다. 역시 쉽게 쓰고 공감을 얻는 소설은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다.

블랙 쇼맨의 제스쳐에 다소 부자연 스러운 화려함이 있었지만, 주인공에게 부여한 세심한 장치들이 납득하게 한다. 세심한 작가의 터치는 역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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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권민정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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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에게는 냉혹한 사회와 잔인한 어른들에 맞서는 충실한 창과 방패 역할을 했던 찰스 디킨스는 “두 도시 이야기”에서는 압제에서 생겨난 혁명이 또 다른 압제를 낳는 모순을 중립적인 시각으로 기술하는 역사의 관찰지 역할을 해냈다. 난 이런 중립적 시각을 유지하는게 좋다. 그래서인지 어느 한 쪽에 휩쓸려 감정에 동요하는 것 만큼 쓸데 없는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한 쪽에서 열렬한 지지를 보이는 사람들은 이도저도 아닌 방관자라며 멸시 하겠지만, 찰스디킨스나 조지오웰처럼 현상을 꿰 뚫어 해석하고 중립의 자세를 유지하는 작가들은 혼란 스러운 시대에 꼭 필요하고, 나 같은 방관자는 그들의 글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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