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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도의 링컨
조지 손더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평점 :
이른 아침 출근해서 office alone을 즐기며 아침 몇 페이지, 점심 먹고 자투리로 남은 시간에 몇 페이지, 이렇게 천천히 읽었던 『바르도의 링컨』. 연초 NPR 콘텐츠로 열공하다 알게 된 작가의 대표작을 장바구니에 넣어 둔 지 반년이 넘어 꺼내 본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 책의 독특한 구성과 장면 곳곳에 보이는 작가의 위트, 그리고 독자의 높은 상상력을 요구하는 장면 묘사를 즐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영상으로 옮긴다면 어떨까 상상하기 시작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조금씩 빨라졌다. 내 머릿속에 그려진 영상은 죽은 아들 윌리엄 링컨과, 아들을 잃은 슬픔의 무게에 머리를 감싸 안은 아버지 링컨, 그리고 더 많은 젊은이를 사지로 내보내야 했던 대통령 링컨의 고뇌를 조명하는 한 편의 훌륭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와도 같았다.
수많은 목격자의 증언과 그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5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소설은, 직접 펼쳐 보기 전에는 제목만으로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 단언한다. 각자의 사연으로 인해 삶과 죽음의 경계인 ‘바르도’에 머무는 망자들이 전하는 링컨 부자의 숨겨진 이야기, 눈물짓게 만드는 링컨의 애틋한 부정(父情), 그리고 링컨 부자와의 만남을 통해 오랜 집착을 내려놓고 바르도를 떠나는 망자들의 이야기. 이렇게 얽힌 매듭들이 하나씩 풀려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이 다큐멘터리의 열렬한 팬이 되어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