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너를 그리다 - 그때의 나와 당신이 함께 추억하는 인형 컬러링북 그리고AND의 인형 컬러링북
고희진(그리고AND) 지음 / 소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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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컬러링에 입문한 동생이 컬러링북을 80권 정도 모았다. 그 정도 모으면 비슷비슷한 컬러링북이 많을 것 같지만 아니다. 그 많은 컬러링북이 다 조금씩 다른 성격을 가졌다. <바라바빠와 힐링 컬러링북> 같은 책은 아주 간단하고 귀여운 도안들이 가득 차 있고, <아브뉴 만다린>은 좀 더 복잡하고 화려한 도안에 그레이 스케일이라서 조금만 공을 들이면 멋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Fairy Touch of Magic>, <Tenderful enchantments> 같은 원서는 컬러링 도안만 있는 게 아니라 창문 따위를 따로 컬러링하고 잘라 도안에 붙여서, 더 재미있는 작업을 해 볼 수 있다.

<기억 속의 너를 그리다> 역시 특별한 컨셉의 컬러링북이다. <사랑스러운 너를 그리다>2편인 이 책은 인형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 인형이 드라마나 영화, 책 속에 들어가 있는 장면이 바로 이 책의 도안이다. 책의 도안 중 몇 개는 컬러링 예시가 들어가 있다.





도안은 그레이 스케일로 되어 있어서 더욱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섬세하게 컬러링 한다면 액자에 넣어 걸어놓고 싶을 정도로 멋진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동생이 도안 하나를 컬러링 해 보았다. 제대로 컬러링 하려면 난이도가 좀 있는 책이어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그 시간을 들인 만큼 뿌듯하고 만족스럽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인형들이 진주 귀고리 소녀, 빨강머리 앤, 마틸다 등이 되어서 등장하는 이 책을 컬러링 하다 보면, 잊고 살았던 소녀 감성이 마구 뿜어져 나올 듯 하다. 특별한 컨셉의 아주 멋진 컬러링북이다. 어린 시절 인형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또는 예쁜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으로 한없이 행복해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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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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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갈릴레오 형사 시리즈 등 추리 소설로 인기가 높지만, 그가 쓴 책 중에서도 살짝 결이 다른 책들이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비밀> 등은 추리소설을 많이 쓴 히가시노 게이고의 성향이 녹아 있으면서도 드라마적인 성격이 강하고 다른 추리소설들에 비해 특별히 감동적이다. <녹나무의 파수꾼> 또한 그의 이런 결을 따라 간 소설의 하나다.

주인공 레이토는 중고품 공작기계를 취급하는 회사에서 해고되고 퇴직금도 받지 못하자, 그 회사에 몰래 침입해서 작은 기계 하나를 훔칠 계획을 짠다. 못 받은 퇴직금으로 삼을 요량이기도 했지만, 악덕 기업이었던 그 회사에 앙심 또한 있었다.
그러나 레이토의 계획은 경보음에 당황한 탓에 실패로 돌아가고, 경찰에 연행되어 버린다. 그런데 이 때 묘연의 인물이 등장한다. 치후네라는 먼 친척은 레이토를 곤경에서 구해주고, 그 대신 녹나무 파수꾼이라는 알 수 없는 일을 맡긴다.
레이토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나무라는 녹나무의 파수꾼 일을 맡기로 했지만, 녹나무의 정체나 효험, 녹나무를 찾아와서 한다는 기념”, 보름에 하는 기념과 그믐에 하는 기념이 어떻게 다른지 등등을 아무 것도 모른 채 일을 시작한다.
갈 곳 없고, 가진 것 없었던 레이토는 작무를 하나 지급 받아, 녹나무가 있는 공원 내 종무소에서 생활한다. 그의 일은 경내를 청소하고, 녹나무에 낙서를 하지는 않는지 지키고, 밤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하는 기념이라는 것을 준비해준다.
레이토가 알아가는 녹나무의 신비한 능력, 뒤늦게 알게 된 치후네라는 이모님이 들려주는 레이토도 몰랐던 가정사, 녹나무에 기념하러 오던 사지 씨가 온 힘을 다해 하려고 했던 일의 정체, 치후네가 필사적으로 숨겼던 그의 개인적인 사정과 마음 등 레이토는 많은 것을 한꺼번에 탐사해간다.
여기서도 레이토의 명 추리가 전개되지만, 그 미궁이 서서히 밝혀지는 재미에, 너무나 인간적인 사연에 따른 감동이 얹어져 독자는 책장을 놓을 수 없게 된다.
기념이라는 신비한 현상의 실체가 드러나는 부분이 역시나 백미였지만, 어쩐지 가슴이 따뜻해지는 마무리도 압권이었다. 아주 오래된 커다한 고목인 녹나무. 그 안에 큰 구멍이 있어서 사람이 들어가 밀초를 켜 놓고 염원을 전하는 곳. 그 이미지가 이 책을 덮고도 오래 오래 내 가슴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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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성경전서 손글씨 - 금장, 평생보관용
가나북스 편집부 지음 / 가나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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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갖고 있고, 읽어보려 몇 번 시도도 했으며, 이제 이 책으로 필사도 하려고 하지만, 사실 나는 크리스천이 아니다. 집에 딱히 종교가 없었고, 내 의지로 어떤 종교도 갖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독교에 관심이 많은 건, 중학교와 대학에서 미션 스쿨을 다닌 동생의 영향이었다. 성경은 가장 많이 읽힌 고전이기 때문에, 한 번쯤 읽어보는 게 좋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었다. 이에 더해 꾸란이나 불경 해설서도 구비해 놓고 있다. 꼭 종교 생활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종교를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에서다.

사실 종교가 없는 내게는 성경을 읽는다는 게 그리 쉽지는 않다. 미션 스쿨을 다닌 동생도 종교가 없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상식은 갖고 있어서 성경을 무리 없이 읽는다. 하지만 나는 아주 자세한 주석이 달려 있지 않으면, 성경 문구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신약과 구약을 해설해서 쉽게 쓴 책을 읽어보려 한 것도 그래서였다. 아직 그 책도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 책만큼 이나 성경 필사도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한 번 읽어서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여러 번 읽으면 그래도 좀 이해가 된다. 필사까지 한다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성경 필사와 필사본 보관에 맞춤하게 만들어진 책이다. 성경을 필사하는 포맷이 잘 만들어져 있을 뿐 아니라, 실제본에 양장으로 되어 있고 180도로 펼쳐진다. 필사 노트는 아주 자주 펼쳤다 덮었다 하기 때문에 해지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내구성이 좋아 보이고 필사 시 손에 걸리는 것이 없이 편하다. 필사를 마친 후 멋스럽게 보관할 수 있도록 금장 처리되어 있다.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





갖고 있는 미니 성경을 보며 조금 필사해 보았다. 필사하는 시간이 편안하고 즐거웠다. 성경을 다 읽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읽어가면서 동시에 필사를 해 보려고 한다. 이 책이 몇 권이 더 필요할 지 알 수 없지만, 분명 마치고 나면 귀중한 체험이 될 것이다.
어렵고 지치기 쉬운 성경 통독과 필사를 이 책이 더욱 즐겁고 쉽게 만들어 줄 것 같다. 크리스천에게는 더욱 필요한 책이기도 하겠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작년 말에 시작해서 벌써 지지부진해진 성경 통독에 다시 힘이 실린다. 언젠가 필사까지 모두 완료할 날을 기대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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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다이닝 바통 2
최은영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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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요리를 좋아하느냐 하면, 사실 나는 별로 그렇지 않다. 요리보다는 뒷정리나 설거지 등을 하는 편이다. 아니, 그보다 간 보고, 맛있나 보고, 모조리 먹어치우는 편인가.

나는 요리와 친한 사람이 아니지만, 누군가 정성스레 만들어주는 맛있는 요리에는 큰 힘이 있다. 힘든 일을 앞두었거나, 기쁜 일이 있을 때 만들어주는 특별한 음식은 곧바로 행복도를 크게 높여준다.
<
파인 다이닝>7인의 소설가가 요리를 소재로 쓴 단편 소설을 묶은 책이다. 누군가는 몸보신을 위한 미역국을 끓이는 이야기를 썼고, 또 다른 작가는 밀푀유나베라는 근사한 요리 이야기를 썼다. 커피 콩을 볶는 소설가는 커피 원두의 종류에 어울리는 각각의 짤막한 이야기에 향긋한 커피 향기를 담았고, 초콜릿을 먹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암울한 시기를 지나온 작가는 달콤한 초콜릿 맛을 소설에 녹여내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어울리는 케익을 매일 매일 하나씩 고르는 소재를 택한 작가도 있었다.
이 책의 전면에는 맛있는 냄새가 나고, 커피부터 케익, 초콜릿, 파스타, 밀푀유나베까지 멋진 밥상이 차려졌지만, 그 이면에는 젠더 이슈, 성 소수자, 장애인, 불안정한 청춘에 대한 이야기가 흐르고 있었다. 버라이어티한 음식 이야기의 바탕에 흐르는 가슴 답답한 이야기, 깊이가 보이지 않는 좌절과 절망, 불안한 미래에 종종 책장을 덮었다 다시 펼쳐야 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맛있는 것을 먹으며 SNS에 자랑도 하고, 맛있다는 카페를 멀리까지 찾아가고, 맛집이라면 지구 끝까지 찾아가면서 먹는 낙에 사는 우리. 그 맛있는 냄새 이면에 모두가 각자의 실망과 우울과 좌절을 안고 사는 것이 아닌지.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맛있는 밥 한 끼에 다시 세상에 나갈 힘을 얻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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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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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덕질은, 많이 아프던 중학교 2학년 때 시작되었다. 아이돌도 아니었고, 내 나이 또래가 좋아하는 가수도 아니었지만, 이미 4집까지 낸 중견 가수였던 그의 노래 덕에 암흑같던 날들을 지나왔다. 내 최애였던 그 가수를 여전히 지금도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

<최애, 타오르다>는 모든 것이 힘겹고 어려우며, 자주 아픈 아카리가 주인공이다. 아무리 외우고 외워도 머릿 속에는 도통 남는 것이 없고, 매일 해야 하는 성가신 일들이 힘겹기만 하다.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한 날 우연히 본 DVD에서 우에노 마사키라는 아이돌을 보고 한 눈에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 이후 아카리는 마사키를 좋아하는 데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다. 마사키를 덕질하는 시간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에서 벗어나, 황홀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아카리는 마사키가 나오는 방송을 보고, 그의 노래를 듣고, 마사키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해석해서 블로그에 올린다. 학교 작문 시간에는 틀린 한자를 지적받아 머쓱해지기 일쑤이지만, 블로그라면 알아서 오자를 점검해준다.
그렇게 쌓아간 아카리의 행복한 세계는 일순간 무너져버린다. 마사키가 팬을 때렸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였다. 아카리의 최애가 불타버린 것이다. 논란의 대상이 되어버린 마사키를, 아카리는 더욱 더 응원한다. 하지만, 마사키의 이후의 행보에 아카리는 더욱 더 힘들어져버린다.
나도 꽤나 오타쿠스러운 사람인 데다, 아카리처럼 아픈 날들에 최애에 반해버린 덕에 공감하면서 이 이야기를 읽었다. 내 최애 역시 누명을 쓰거나 스캔들 등에 휘말려 논란의 대상이 되어버린 적이 몇 번 있어서, 아카리의 심정에도 격하게 감정이입하면서 읽었다. 그 좌절감. 어찌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마음. 그래도 여전히 최애를 응원하겠다는 다짐.
아카리의 덕질이 소재인 책이지만, 그와 동시에 아카리의 힘겹고 어려운 인생 이야기에 가슴이 아파지는 이야기였다. 현실에서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최애에게만 의지해야 하는 청춘이 분명 현실에도 있으리라. 그들을 단순히 빠순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이 삶에서 느끼는 절망의 크기만큼 최애는 그들의 삶에서 큰 존재감을 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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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에 불과한 우사미 린이 쓴 이 이야기는 그의 나이에 잘 어울리는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깊이를 알 수 없는 인생 이야기이기도 했다. 아직 써야할 이야기가 더 많은 젊은 작가의 미래가 기대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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