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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닐. 앨범. 커버. 아트
오브리 파월 지음, 김경진 옮김 / 그책 / 2017년 12월
평점 :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가수 윤종신의 가요 테이프를 샀다. 지금은 음원 스트리밍을 하고 말지만, 그 때만 해도 좋아하는 가수의
가요 테이프나 CD를 사고, 좋아하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리다가 테이프에 녹음하던 낭만이 있었다. 그 이후 나는 90년대
가요라면 다 좋아하면서 들었고, 그래미 노미니스, 나우 같은
팝도 열심히도 들었다. 공부에 지친 청소년에게 음악은 신세계였다. 멋진
가수들과, 듣기만 해도 황홀한 음악에 겨워 난 그저 테이프를 워크맨으로 듣기만 해도 너무나 행복했다.
이 시절, 음악 CD를 사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앨범커버였다. 음악을 들으며
가장 먼저 그 커버들에 시선을 주기 마련이다. 한번은 너무나 좋아하는 CD의 커버가 여러 종류로 발매된 것을 알고, 종류 별로 다 모으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이제는 멜론이나 벅스같은 곳에서 음원 스트리밍을 하지만, 여전히 나는 앨범커버를 본다. 앨범커버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말해준다. 그 음악의 이미지, 분위기, 때로는
품질까지도 추측할 수 있다.
<바이닐. 앨범. 커버. 아트>는
핑크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등이 활약하던 LP 시대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앨범커버를 디자인하던 힙노시스 그룹의 작업 카달로그와 후일담을 담았다.
사실, 내가 직접
들어 본 음반은 없었지만, 하나같이 비범한 앨범커버 사진들을 휘리릭 넘겨보고 작업 과정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 것은 아주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힙노시스는 포토샵이 나오기 이전에 수작업으로 사진을 합성하고, 사진을 오븐에 넣는 등 멋진 시도를 했다. 또한 그들의 작업에는
종종 유머 코드가 함께했다.
익사할 뻔 하면서 물이 가득 찬 엘레베이터에 빠진 남자를 찍고, 바다로 자꾸만 돌진해버리는 한 마리 양을 간신히 소파에 앉히고 사진을 찍은 비화는 아주 재미있다. 그들은 최정상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세간을 뒤집는 화제를 만들고 멋진 일들을 해냈다.
그러나 그들의 일은, LP가
사라지고 CD가 등장함에 따라 사양산업이 되어버렸고, 힙노시스는
해체 후 영화 산업 등을 하게 된다. 이 일대기가 아주 인상적이다.
비록 LP로 음악을
들은 세대는 아니지만, 청소년기 음악을 들으며 가슴이 설렜던 사람이라면,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