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 교양 100그램 7
김준형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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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

2025. 10. 3()

2,000년대 국제정치 질서에서 경찰국가의 역할을 버리고,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정책이 국지전을 비롯한 전쟁과 미국과 동맹국과 갈등을 빚어내고 있다. 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는 왜 트럼프가 중심인물이 될 수 있었는가? 국제질서 변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한국과 미국이 닮아있다는 김준형의 시각은 정치체제의 변화까지 언급한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자유주의 국제질서 또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자리 잡았으나 국제정치는 기본적으로 혼란하고 전쟁이란 빈발한다. 사상가와 철학자들이 세계의 안정성을 위해 국제적으로도 정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크 아탈리의 세계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를 읽어보면 대략 알 수 있다. 1713년 아베르 생 피에르는 <영구평화론>을 통해 무력이 아닌 계약으로 세계 평화를 유지하자 제안했다. 현재 유럽 18개 주요국이 연합 조약을 맺었는데, 이미 300년 전에 유럽의 기구가 유럽인에게 이익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세인트헬레나 비망록>에서 유럽법과 유럽최고재판소, 동일한 화폐, 동일한 무게, 동일한 척도, 동일한 법을 중심으로 건설된 유럽협회를 언급했고, 그 덕분에 사람들은 어디든 여행할 수 있고, 공동의 조국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마누엘 칸트는 1795<영원한 평화를 위하여>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국제법을 마련하자고 제안하였다. 이른바 세계시민법이다. 헤겔도 <역사철학 강의>에서 나폴레옹을 세계의 영혼이라 치켜세우며 세계 통합을 통해 전쟁을 종식하자 했다. 주세페 마치니는 1836<유럽과 국가>에서 유럽합중국 창설을 제안하고 마르크스는 사회주의 세계정부를 주장했고, 빅토르 위고도 유럽합중국을 제안하며 세계 연합체의 전단계로 삼자고 주장했다. 버트란트 러셀도 1918년 진정한 세계정부 수립을 제안했고, 칼 포퍼도 1945<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통해 무장 행정부를 갖춘 세계정부를 언급하였다.

이와 같은 세계정부를 추구하는 맥락은 국제연맹, 국제연합으로 진화하였으나 냉전과 자유 제국의 횡포로 역할을 하지 못했고, 21세기에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UN은 더욱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소련 붕괴로 10여 년간 유지된 미국의 패권 질서는 체제 경쟁에서는 이겼으나 빈부 격차 또는 불평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었다. 패권체제는 20019.11 테러가 미국에 심리적 타격을 입히고 대외정책을 변화시켰다면, 2008년 금융위기는 소련을 붕괴시킨 자본주의가 모순의 폐해를 실제로 드러나게 하였다. 워렌 버핏이 말한 파생상품은 금융계의 대량 살상, 무기입니다가 현실로 나타났다. 김준형은 안보적으로 9.11테러, 경제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가 2016년 트럼피즘을 낳았다고 본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피즘은 미국 우선주의, 백인 우선주의, 트럼프 개인 차원의 우선주의로 구성되어 있다. 세 번째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의 실천 방식이 매우 권위주의적이고 심지어 독재적이며 의회를 통하지 않고 행정명령을 남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이를 제어하는 제도들이 무너지면서, 사람들의 불안과 불만이 높아지면 안보 포퓰리즘이 생겨난다. 불안을 이용하는 자들을 저자는 스트롱 맨이라고 부른다.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이민자, 난민, 소수자들에게 덮어씌우고, 대외적으로 불안을 조장하고 민족주의 감정을 호소하며 외부 세력을 혐오하게 만든다. , , , , 윤을 비슷한 부류로 본다.

 

왜 트럼프가 중심인물이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해 미국의 정치문화와 분열되고 양극화된 진영 때문이라 판단한다. 저자는 한국도 미국과 다르지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트럼프의 부상은 패권 지위 상실에 대한 강박증이라고 본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미국의 지배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공포감이 가장 큰 요인이다.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80년대 이후 일본의 경제 성장을 막았던 것처럼, 관세와 여러 무역정책으로 중국을 견제한다. 역사는 분명하게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반복한다고 본다.

 

국제질서 변화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해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성장, 브렉시트, .우전쟁, 가자지구 전쟁, 대만과 중국의 양안 관계, 한반도 분단 체제 등으로 볼 때 양극 체제, 일극 체제가 무너지고 국제질서는 파편화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국제질서에서 미국은 진영이나 이념, 가치보다는 나라별 각개격파를 통해 미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려고 한다. 미국의 의도대로 국제질서가 변화, 나아가 재편될 것인지를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의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서

신성화되고 심지어 종교가 되어버린 한미동맹의 힘을 약화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평화 체제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야 할 때라고 전제하고

첫째, 국제적인 연대, 트럼프에게 당한 피해국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트럼프는 일 대 일로 상대하려고 한다. 미국의 힘이 예전 같지 않더라도 양자 관계에서 미국의 압박을 이길 국가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가들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규칙, 더 평등한 규칙을 만들자고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앞서 적은 대로 트럼프의 시간은 유한하기에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둘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교류를 통해 외교 다변화를 꾀하면서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키우고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파트너 십을 구축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에 우호적이고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은 가능성을 보여 준다.

셋째, 한국 사회의 지나친 대미 의존성을 극복할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넷째, 한국 정치의 양 극단화와 국민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선거제도의 변화를 통해 다당제로 가야 하고 거대 양당이 권력을 위해 대결 구도를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넷째 주장은 저자가 속한 정당 때문일지, 학자적 소신일지 나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2차 세계 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고, 소련마저 붕괴한 국제질서의 변화 흐름을 살펴보고, ‘세계정부라는 이상을 점검해 보며,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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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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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2025. 9. 29(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위헌임을 밝힌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 대행은 2025년 봄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하나는 현직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한 이유였다. 나는 그가 평균인의 삶을 살고자 했고,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마치고 김장하 어른의 뜻을 잊지 않고 살았다고 고백한 점에 주목한다. 독서를 좋아했고 까닭조차 솔직했다는 점도 『호의에 대하여』를 사 읽게 한 요인이다.
‘호의’는 남명 조식의 가르침이다. 앞서 읽은 김주완 기자의 『줬으면 그만이지』에서 알 수 있다. 사놓고 제대로 읽지 않은 『남명집』을 읽을 순위에 넣어야 한다.
『호의에 대하여』는 1부 ‘일상은 소중하다’에서 일상이 전혀 가볍지 않음과 인생이란 일상의 축적일 뿐임을 말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메꾸기 위해 책을 읽고 성찰하고 봉사하는 삶을 엿볼 수 있다. 2부 ‘일독을 권한다’는 그가 읽은 책에 관한 감상과 에피소드를 재판과 삶에 연결한다. 3부 ‘사회에 바란다’는 판사로 살아온 과정에서 성찰하고 공적인 유익을 위해 판단을 공유한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일상은 소중하다’며 ‘착한 사람이 법을 알아야 한다’는 문장을 서로 다른 곳에서 언급한다. 판사가 행하는 일에서 ‘조정’을 강조하는 데 법원뿐만 아니라 조직 갈등이 있는 곳이라면 어떤 곳에서도 참고할 일이다. 가수 김창완과 안치환이 노래를 좋아한다니 같은 시대를 살았음을 확인한다. 내가 받은 것을 다른 이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공동체’는 대동 사회보다 멋진 단어로 본다. 판사 생활을 하면서도 짬을 내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은 나를 반성하게 한다. 대학에 입학하고 요즘 말로 현타가 온 순간이 있었고, 극복하려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고백도 솔직하다. 무지, 무경험, 무소신을 벗어나려는 목표도 순수하다. 그럼에도 2부에서 1,000여 권을 읽었으니 아는 것은 실천하는 삶을 살았음이 분명하다. “<유토피아>를 쓴 토머스 모어는 대법관직의 안락함에서 안주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법복 안에 거친 소재의 천을 넣어 입었다.”(P.193) 추상적 행복을 증가시키기보다는 구체적 악을 제거하는 것이 법관의 역할이라는 칼 포퍼의 말은 법관으로 살아온 삶의 태도를 정한 기준이었지 싶다. 영화를 보고 여러 번 우는 문형배의 감성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성을 갖춘 문형배의 인간성을 드러낸다. 소제목을 나무 이름으로 붙이고, 은행나무의 암수 구별, 히로시마 원폭 이후 먼저 자란 식물이 은행나무임을 소개하는 과정은 그가 나무를 좋아하는 모습이다.
2부 ‘일독을 권한다’에서 서재에 천 여권 책을 두고 있고 문학을 중심으로 읽어가며 때로는 다시 읽기를 시도하는 독서법을 소개한다. “재판권은 선출된 사람들에 의해서 행사되어야 한다” (P. 241)는 문장은 <법의 정신>을 다시 읽고 요약한 글이다. 이는 조00 대법원장이나 지00 판사의 판결을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논거로 쓰게 해야 할 말이다. 청나라 고염무는 ‘독 만권서 행 만 리로’를 꿈꾸었다 (P.283) 저자도 고염무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나도 같은 꿈을 꾼다. <여자의 일생> 마지막 문장인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은 것도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닙니다”(P. 284) <재판관의 고민>이란 책을 소개하기에 검색하는 과정에 『호의에 대하여』를 읽은 어떤 독자는 책이 언급한 책을 많이, 순서대로 읽고 독후감을 공유하는 것을 발견했다. 문형배의 선한 영향력의 크기를 가늠하게 한다. 만족을 얻는 방법으로 욕망을 줄이거나 욕망을 충족하는 기회를 늘리는 방법이 있어, 인생은 어쩌면 전자와 후자 사이를 헤매는 건지도 모른다(P. 297) 등 저자는 문학에서 세상일을 간접 경험한다.
3부 ‘사회에 바란다’는 법관으로 살아오면서 이취임식이나, 축사 등에서 사용한 글이 대부분이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 없이 사법부가 존재할 수 없고, 사법부의 존재 없는 민주주의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P. 346) 앞 문장에서 민주주의를 왕정이나 귀족정 등 다른 단어로 대체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에세이는 에세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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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김주완 지음 / 피플파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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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으면 그만이지

2025.9.25.()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삶은 철학 하는 삶이다. 사람의 행위에 드러난다. 각박하고 열악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많은 사람에겐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성찰조차 사치일 수 있다. 책을 읽는 까닭 중 하나는 물음에 답을 찾으려는 것이다.

종교영역은 물론 공자를 위시한 제자백가와 서양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의 말과 행동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아포리즘으로 남아 있다. ‘길 위의 철학자라 불리는 에릭 호퍼의 삶에서 철학은 생활과 유리될 수 없음을 생각한다. 살아가며 체득하고, 길게 보고 크게 보면 역경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보며 맹자의 말 (맹자(孟子)고자장구(告子章句)15글 끝에 원문 표기) 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는지 알 수 있다. 스토아 철학자들의 아파테이아도 역경과 불확실성을 견디게 하는 힘이 있다.

 

줬으면 그만이지를 읽어가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철학의 문제가 나의 삶과 멀리 있지 않음을 안다. 이미 많은 현재를 과거로 보냈으니 남은 미래가 짧을 것이니 안타깝다. 내 삶에서 남은 시간이라도 곱씹어 행한 것이 몇 가지라도 있었다고 여길 수 있기를 바란다.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거나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옮겨둔다.

 

나쁜 사람들을 비판하고 단죄하는 것도 중요한 언론의 기능이지만, 좋은 분들을 널리 알리는 것 또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데 유용한 방법”(p. 11)이라는 김주완의 기자 정신.

사람은 마땅히 올바른 것에 마음을 두어야지 재물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p. 36)라는 김장하 할아버지의 가르침.

내가 그런 걸 바란 게 아니야. 우리 사회는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고 있는 거야”(p. 117)라는 장학금을 받고도 특별한 인물이 못 되어서 죄송하다는 김종명 씨의 말에 대한 대답

자기한테 고마워할 필요는 없고 이 사회에 있는 것을 너에게 주었을 뿐이니 혹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면.”(p. 130)이라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선생님께 고맙다고 인사를 갔던 문형배에게 들려준 김장하의 말.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아직도 부끄러운 게 많다.”, “앞으로 남은 세월은 정말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노력하겠다(p. 132, 137)”라는 지인들이 열어준 마지막 생일 잔치에서 했던 어른의 인사말.

무지, 무경험, 무소신 등 3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p. 134)라는 문형배가 책을 많이 읽는 이유(2023년 기준 블로그에 올린 독후감이 1,330여 편이다.)

장학생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으니, 그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라도 명단을 공개하거나 모임을 못 하게 했다”(p. 149)라는 우종원 교수의 전언.

아들의 대학 입학금과 등록금을 지원받고 찾아가 가난한 시민운동가에게 해준 나에게 갚을 필요는 없고, 다음에 당신처럼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그때 그 사람한테 갚으면 됩니다”(p. 155)라는 말.

사람은 담는 그릇이 있거든, 좀 덜어내야 또 채울 수 있지”(p.322)는 유혹을 물리치고 어떻게 사셨는가라는 박광희 목사의 질문에 답한 김장하의 말.

보시에 관한 채 정승의 이야기, 인도 썬다씽이라는 성자가 경험했다는 이야기, 눈보라치는 겨울날 고개에서 만난 거지에게 외투를 벗어준 스님의 이야기(p.324~328)

무재칠시(無財七施) - 화안시(和顔施), 자안시(慈眼施), 언사시(言辭施), 심려시(心慮施), 사신시(捨身施), 상좌시(床坐施), 방사시(房舍施) (p. 329)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이사회에서 했던 김장하 선생의 나눔의 철학.

. 그걸 다 증명하려고, 변명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화를 낼 필요도 없었고, 그냥 참고 견디는 거죠”(p.337)라는 헛소문에 대하는 김장하의 자세.

똥은 쌓아 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누어야 사회에 꽃이 핀다”(p. 341)는 김장하 명예 문학박사 학위수여식을 마련한 자리에서 탄생한 김장하 어록 하나.

 

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른 김장하의 철학은 한 마디로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로 귀결한다. 줬으면 그만이지라는 책 제목과 다르지 않다.

칼로 입은 상처는 치유되지만, 말에 입은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어른 김장하의 말은 공동체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약으로 효과는 마약보다 강하다.

 

P.S. 1 저자 김주완은 기자다. 편전이나 자서전을 기대했을 독자에게 취재기일 뿐이라며 겸손해한다. 취재 일기에 빠져드니 김주완 기자의 곁에서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어른 김장하를 둘러싸고 김 기자와 많은 이웃,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김 기자의 다짐(촌지 거부, 뚜벅이의 삶 등)과 실천하는 삶조차 나에겐 따르기 버거운 삶이다. 어떻게 어른 김장하의 삶을 따를 수 있겠는가. 흠모하고 존경할 뿐이다. 어른 김장하의 어른은 딱 맞는 수식어요, 나는 아직 어린이에 불과하다. 생각이 많아지는 가을밤이다.

 

P.S. 2 특히 책걸상이나 교단, 교탁, 캐비닛 등 교구를 구매할 때 납품업체가 전체 금액의 20%를 커미션으로 지급하는 건 거의 굳어진 관행이었다(p. 167) - 몇 년 전 공공 사업하는 친구의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에 강의를 갔다가 부탁받은 300여 만 원어치 도서 구매 건을 출판사와 연결하면서 내고란 것을 경험하지 못해 친구의 오해를 샀고, 연락이 끊겼다.

 

맹자(孟子)고자장구(告子章句)15

 

將降大任於斯人也 (천장강대임어사인야) : 하늘이 이 사람에게 장차 큰 사명을 맡기려 할 때는

必先苦其心志 (필선고기심지) :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지치게 하고

勞其筋骨 (노기근골) : 그 근골을 수고롭게하며

餓其體膚(아기체부) : 그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窮乏其身(궁핍기신) : 그 생활을 곤궁케 하여

行拂亂其所爲(행불란기소위) :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나니

是故動心忍性(시고동심인성) :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을 길러 주어

增益其所不能(증익기소불능) :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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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 개정판
폴 크루그먼 지음, 이윤 역해 / 창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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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Geography and Trade

2025. 9. 21()

폴 크루그먼은 진보파 경제학자로 50대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EBS 위대한 수업에도 10개 강좌를 소개하여 친숙하다.(https://home.ebs.co.kr/greatminds/index) 지리학을 배워 지리교육으로 먹고살았던 입장에서 40여 년 전에 배웠던 전 과목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으로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주문해 읽는다.

 

폴 크루그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까닭은 무엇인가? 폴 크루그먼이 주장하는 지리경제학의 핵심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읽고, 경제 논설의 옥석을 구분하는 기준을 찾자.

사람들 중에 아직도 책중재미인(冊中在美人) 책중재부귀(冊中在富貴)”라는 전근대적인 학문 관을 가진 이들이 있지만, 폴 크루그먼은 경제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려 애쓰고 현실 문제에 적극 발언하는 학자다. 역자도 한국 경제 현실에 적용해 해석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이유는 규모의 경제와 소비자 선호의 다양성을 고찰함으로써 무역의 패턴과 경제 활동의 지리적 분포를 설명하였다라는 것이다. 풀어보면 규모의 경제란 기업의 재품 생산량이 많아지면 제품의 단가가 낮아져 수출에 유리함으로 무역이 발생하거나 확대될 수 수 있다는 말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같은 제품을 생산한다면 중소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원료의 구입 단가, 수송비, 생산설비 등 조건은 대기업에게 유리하다는 건 상식이다. 이런 상식의 문제를 경제학에서 규모의 경제로 개념화한다. ‘소비자 선호의 다양성이란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여러 가지 다른 기분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종래 경제학이나 경제 지리학자들은 소비자란 합리적으로 소비한다는 전제로 모델을 만들어 개념을 설명해 왔다. 폴 크루그먼이 이 전제를 파기하고 소비자는 합리적으로 선택하기도 하지만, 취향, 유행, 개인적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제품을 선택한다는 상식을 경제 모델이 적용하였다. ‘무역의 패턴은 과거 학자들은 절대 우위(값이 싸거나 제품이 유일하거나)’에 있거나 비교우위에 있을 때 무역이 발생한다고 했으나 폴 크루그먼은 비교우위에 있지 않아도 규모의 경제로 제품을 싸게 생산하면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이론화하고 증명하였다. ‘지리적 분포에서 경제 활동은 여건이 좋은 곳에 기업이 집적하고 이후 집적된 곳에 유리한 점이 많아 더욱 집적하며, 새로운 가업도 이미 집적된 곳으로 모인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이론화한 것이다.

 

폴 크루그먼이 주장하는 지리 경제학의 핵심은 무엇인가?

첫째 기업에 고유한 규모에 따른 수확체증, 둘째 불완전경쟁, 셋째 정()의 수송비 혹은 무역비용, 넷째 내생적으로 결정되는 기업 입지, 다섯째 자체 부문의 산출물을 중간재로 이용하는 기업이나 이동 가능한 노동자를 통한 수요의 내생적 입지 등이다.

크루그먼은 기술과 요소 부존도가 양국 간에 차이가 없다고 가정함으로써 전통적 무역 모형인 비교우위론의 틀에서 벗어나 이론을 전개한다. 나아가 시장 규모와 선호도가 동일한 두 나라의 경우 기업의 국가 간 이동이 불가능하고 약간 차별화된 동일한 재화의 생산 규모에 따른 수확체증과 수요에서의 다양한 선호 효과가 작용하면 무역을 통하여 후생이 증가할 수 있음을 보인다.”(P. 27)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1, 2장에서 이론적 틀을 설명하고 3장은 이를 유럽 연합을 비롯한 현실에 적용한 것이다. 1장은 국가 간 경제 활동을 지역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점을 지적하고, 공간을 무시하는 전통 국제 경제학을 비판하면서 공간에서 경제활동의 집중과 그에 따른 중심과 주변의 현상이 보편적이라는 주장이다. 2장은 도시 또는 도시의 작은 클러스터와 같이 보다 규모가 작은 지역 수준에서 나타나는 경제 활동의 집중 현상에 주목한다. 특정 지역에 특정 산업이 집중하는 지역화가 그것이다. 지역화의 원천을 노동시장 풀링“, ’ 중간재 공급‘, 지식 파급등 마셜의 규모에 따른 수확체증 요인으로 설명한다. 결국 규모의 경제가가 지역화의 핵심 요인이라는 거다. 경로의존성이란 개념도 밝힌다. 영남에 비해 늦게 호남 지역에 고속도로와 철도망이 확충되었기에 산업의 집적이나 이탈한 인구의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경로 의존성으로 풀어낼 수 있다.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의 부록(P199~227)에는 수십 개의 함수와 공식을 설명하고 있으나 능력 바깥에 있어 읽어 낼 수 없다. 폴 크루그먼의 이론은 역세권 효과를 고려해 집을 구하거나 사업을 위해 사무실이나 가게의 입지를 고를 때 활용할 수 있다.

 

폴 크루그먼의 이론이 등장한 배경에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의 출범에 따라 국가 간에 재화뿐만 아니라 생산요소의 이동이동이 자유화되는 과정에서 취약한 경제 체질의 국가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우려 속에서 나왔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이런 흐름에 잘 적응해 무역으로 나라를 키우고 있지만, 2025년 현재 제2기 트럼프의 미국 제일주의라는 경제 정책 방향이 30여 년간 이어진 경제 상황을 혼란스럽게 흩어 놓고 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 대비 사회지출 비중이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사회지출을 늘림으로써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여 결과적으로 성장을 진작시킬 수 있다고 제언한다. 현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사회 지출을 높이려는 노력이다. 한국이 중국 경제에 종속되는 주변부로 전락할 것이라는 외부의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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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 - 최고의 비즈니스를 위한 성공 메시지
엘버트 허버드 지음, 하이브로 무사시 해설, 박순규 옮김 / 새로운제안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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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

2025.9.16.

퇴근길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쏟아진다. 자동차 와이퍼를 최대 빈도로 맞추고 운전한다. 26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도 어제보다 덜 팽창한 느낌을 받는다. 내일 아침이면 가을이 집안에 와 있을 듯하다.

 

브런치 스토리와 함께 살며 구독자와 상관없이 글을 읽고 내가 좋아하는 글이나 책을 찾아 메모한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도 브런치 작가의 글을 보고 사 읽는다. 100쪽도 되지 않는 분량이라 근무 중 쉬는 기간에 읽는다. 보통은 달을 가리키는 행동에 대해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본다는 말로 핵심을 파악하지 못함을 지적한다. 책 제목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는 달이다. 내용은 손가락에 관한 내용이다. 정작 편지는 없고, 책이 유명해진 까닭, 일본 작가의 해설을 번역한 것뿐이다. 작가가 한 해설이 나쁘거나 적당하지 않다거나 하다는 말은 아니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가 없다는 말이다. 편지는 어떤 내용일까를 생각한 독자로서는 황당한 편집이다.

 

저자인 앨버트 허버드가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소제목으로 쓴 글은 14쪽이고 하이브로 무사시라는 해설자의 글이 대부분이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보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여건에서 편지를 미국에서 쿠바의 산속 어딘가에 있는 반군 지도자 가르시아에게 전달한 로완의 행위에 관한 글이다. 앨버트 허버드와 하이브로 무사시는 로완의 행위로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 확산하려 노력한다.

앨버트 허버드는 로완을 영웅으로 여긴다. 하이브로 무사시는 영웅담을 이용해 우리 사회에 로완과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만든다. 허버드는 세상의 모든 회사나 공장, 점포에서 항상 이런 사람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라고 말한다.

해설자 하이브로 무사시는 로완과 같은 행동을 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장황하게 서술한다.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내용이며 실행하는지가 중요하다.

내 일은 반드시 내사 해낸다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자기 생각과 의욕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다. 스스로 해낸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희망과 용기가 인간을 빛낸다.’ 모든 고난을 참고 견디며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믿고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어서 고난도 참을 만한 것이 된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때 비로소 살아가는 의미가 있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주위 사람들에게서 이 사람이라면 믿을 만하다라는 존경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

할 수 있는 사람과 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르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세 가지를 품고 산다. 기개와 열정을 가지고 임한다. 밝고 미래 지향적으로 산다. 타인에게 감사하고 배려한다.

어떻게든 해내는 사람, 성공하는 사람은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는다. 멈추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책을 읽는 사람은 성장하는 사람이다.

실패나 좌절을 맛보았다면 이를 다시 일어나는 계기로 삼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고 로완일 수 있다.

 

뒤표지에 패기 있는 한 사람이 조직을 빛낸다!”라고 힘주어 써 놓았다. 아마도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강의자료로 쓸 수 있으리라는 출판사의 기대를 담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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