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람들은 어떻게 광장에 모이는 것일까? - 게임이론으로 본 조정 문제와 공유 지식
마이클 S. 최 지음, 허석재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2016년 4월 17일 일요일
2016년 초, 마크 저크버그가 읽은 책이라며 신문기사가 여러 권을 소개한다. 마침 번역본이 있어 몇 권을 주문한다. 책 분량이 적어 먼저 읽은 거다. 분량이 적다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명시적으로 선거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내가 읽을 때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어떤 전략으로 홍보해야하는가’, ‘조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관한 방법론의 기초를 다룬 것으로 판단한다. 기초의원, 시장, 군수, 도지사, 교육감,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모라면 읽어보면 좋겠다. 저크버그는 페이스북과 같은 사업 아이템 홍보라는 시각에서 아이디어를 찾으려고 이 책을 읽었으리라.
사람들이 어떻게 조정 문제를 해결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유 지식이 창출되는 사회적 과정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원형 모양은 공유 지식의 창출을 통해서 사회적 일체감을 제고한다. 내부로 향하는 원 모양은 최대로 시선이 마주칠 수 있는 공간 형태다. 각자가 다른 사람이 인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공적, 사적 의사소통이 일어난다. 상품 판매에서도 제작자는 공유 지식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내 생각: 정책아이디어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에 기반을 두고 정책을 만들어야지 생소한, 일부만이 사용하는 용어나 개념을 일반에게 확대하려면 무리하거나 반감을 가질 수 있다.) 벤담의 ‘원형 감옥’ 설계에 대해서도 여러 장을 할애해서 해석한다. 애초에 벤담이 설계할 때 감시탑 위에 주앙 예배당을 두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원형 감옥은 각각의 죄수들이 다른 죄수도 같은 종류의 감시․감독 아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공유 지식을 만들어 냈다. 이 책은 “‘조정 문제’의 적용을 목표로 하기에 현재와 같이 나뉘어 있는 사회과학 분과들 사이의 연관성을 재조명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어떻게 광장에 모이는 것일까?>는 ‘공유 지식의 개념이 광범위한 설명력을 갖고 있음, 공유 지식의 산출은 공공 의례의 핵심 기능임, 합리성과 문화 간의 고전적 이분법은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공적 의사소통을 위해 메시지에 대한 자신의 인지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안다는 데 대한 앎, 즉 ‘메타지식’metaknowledge을 필요로 한다. 조정에 성공하려면 모든 단계마다 메타지식이 필수적이다. ‘어떤 사실이나 사건에 대해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고, 모든 사람은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음을 알고, 모든 사람이 그것을 알고 있음을 모든 사람이 안다는 데 대해 모든 사람이 아는 등과 같이 연쇄가 이루어진 경우를 공유지식이라 칭하자.’ 벤담은 감옥뿐만 아니라 병원, 학교, 공장을 포함한 사회제도 전반에 걸쳐 원형감옥 방식을 도입하자고 주장했으나, 원형 감옥은 불안정하다. 감시를 효율화하는 반면에 쉽게 ‘뒤집힐 수 있는’ 구조라는 비용이 따른다.
책의 부제는 ‘게임이론으로 본 조정 문제와 공유 지식’ 이다. 후마니타스에서 2014년 7월 초판이 내놨고 분량은 191쪽이다. 내용이 쉽지는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