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교양 심리학 - 과학적이고 진보적인, 새로 쓰는 심리학 개론
김태형 지음 / 서해문집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태형의 교양 심리학

2025. 12. 20()

김태형의 교양 심리학은 인간 심리란 무엇인가부터 욕망, 감정, 의지, 사고와 기억, 개성과 성격, 발달과 세대 심리, 사회 심리, 심리학의 활용을 다뤄 일반인의 교양을 고양할 목적으로 내놓은 심리학 개론서다. 학부에서 교육심리학을 배울 때 재미없고 관심도 없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었던 경험에 자기 합리화를 할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보이니 기대하며 읽는다. 나만 그렇게 심리학이 재미없고 내 삶에 와닿지 않는다(솔직하게 파블로프의 개 실험과 쏜다이크의 고양이 실험에서 이런 걸 왜 배우는가라는 회의 감이 들었었다)라고 느낀 것이 아닌 이유는 첫째, 미국의 주류 심리학이 진실, 진리와는 거리가 먼 비과학적 이론이기 때문이다. 둘째, 개혁과 진보를 반대하는 친자본주의적이고 보수적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셋째, 심리학의 연구 대상에 동물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을 동물과 거기서 거기인 존재로 보고 사람이 사회적 존재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의 바탕에는 조한혜정 교수가 쓴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삶 읽기에서 말한 지식의 수입상혹은 중개상역할에 머무르고 있는 한국 심리학계의 수준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내가 교육심리학을 가르친 교수도 미국에서 심리학을 배웠고, 졸업 후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들었던 교수의 소회(유학후 귀국하여 교수로 지내면서도 미국 심리학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방학 때마다 미국을 방문했다는......)에서 수입상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 김태형은 미국 주류 심리학이 가진 한계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첫째, 사람은 사회적 존재인데 주류 심리학은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생물학적 존재로 본다. 주류 심리학을 열심히 공부해도 살아 숨 쉬는 현실 속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둘째, ‘의지에 대한 관심이 없어 연구하지 않는다. 겨우 자아효능감에 대한 연구와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이 말하는 그릿(grit 불굴의 정신) 뿐이다. 자기통제를 중시하나 행동주의 심리학으로 설명한다. 김태형이 보기에는 의지는 인간의 정신 활동과 심리 현상에서 욕망, 감정과 함께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인간의 삶에도 큰 의의를 가진다는 입장이다. 셋째, 사람과 동물을 질적으로 같은 존재로 간주한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사고에 대한 고려나 연구가 없었다. 다만, 컴퓨터가 나오고 인지심리학의 등장으로 인간의 사고를 설명할 때 정보, 부호화와 같은 컴퓨터 분야의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렇다고 해도 김태형은 주류 심리학이 사람을 사회적 존재로 바라보게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넷째, 주류 심리학은 사회가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로 연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연구는 불가피하게 자본주의 제도의 모순을 비판, 폭로하게 되고, 더 나은 사회가 어떤 것인가에 관한 관심과 지향을 유발하기 마련이다.(p. 253) 그러니 친자본주의적인 주류 심리학이 사회가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지 않는 것이다. 사회가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유일한 진보 심리학자가 에리히 프롬인데 주류 심리학계가 에리히 프롬을 지독할 정도로 왕따시켰다고 알려 준다.(p. 253) 자본주의 사회와 인간 심리의 관계를 연구하고 자본주의를 비판한 소유냐 존재냐는 명저다. 다만, 육체적 발달, 지적 능력의 발달, 도덕성을 포함하는 사회성 발달 등을 연구하는 발달 심리학은 상대적으로 문제점이 덜한 분야로 평가한다.

 

심리학에서 정신건강 분야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어서다. 자본주의 모순으로 인한 불평등 심화, 특히 치열한 경쟁과 그로 인한 불평등과 불화 등으로 인간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된 것에 있다. 저자는 반인간적인 사회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친자본주의적인 주류 심리학은 사람을 병들게 만드는 사회의 개혁, 특히 자본주의 제도 개혁의 문제는 한사코 회피한다. 그 대신 병든 사회가 양산하는 상처 입은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치료하는 것에 집중한다. ‘우리라는 단어로 공동체 사회를 형성해 살고 있는 한국사회에 개인주의적 성향의 주류 심리학은 한계가 명확하다. 더불어 심리학 이론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타인을 도와주는 것에도 활용해야 한다. 심리적 도움 주기는 공감과 동조를 전제로 한다.

 

저자가 본 주류 심리학의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문은 욕망, 감정, 의지, 사고와 기억, 개성과 성격, 발달과 세대 심리, 사회 심리 영역을 구분해 기존의 연구를 풀어 주기에 읽기에 쉽다. 오랜만에 교육심리학을 복습하는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