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 최강 형제가 들려주는 최소한의 정치 교양
최강욱.최강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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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2025. 5. 21()

나는 보수인가 진보인가 묻고 답을 써 본다.

더해가는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적 불평등이 되고 있으니, 국가가 공동체를 살리려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은 진보 쪽이나, 자본주의란 기업의 투자와 기업가의 혁신으로 경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보면 보수 쪽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해에 태어나 성취적인 자세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나의 성장과 부를 얻을 수 있다고 살아왔으니 보수 쪽에 서 있다. 부국강병으로 외침을 막을 힘을 가져야 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니 보수요, 그래도 남북이 대화로 풀어가다 보면 통일을 이룰 수 있으리라 기대하니 진보에 가깝다. 사회적 현안에 대한 내 입장을 하나하나 점검해 보면, 보수냐 진보냐 어느 한 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라의 형편이 좋아짐에 따라, 사회생활과 자녀 양육의 시기에 따라 이쪽을 택할 때가 있고 저쪽이 좋아 보일 때가 있다. 아마도 특별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말도록 요구하는 공무원 생활 태도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2024. 12. 3 비상계엄 이후 2025. 6. 3.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누가 봐도 개혁 진보의 편에 서서 말하는 최강욱 전 의원의 말이 말투때문에 가끔 비위가 상하기도 하지만, 주장은 우리 삶과 동떨어지지 않는다. 솔직하고 정곡을 찌르며 하지 않고 공영방송에서 뱉을 수 없는 단어를 가끔 섞어 쓴다. 듣는 이는 시원할 수밖에 없다.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를 사 읽는 까닭이다. 정치 교양서적이다. 저자 인터뷰에서 대학 1, 2학년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나, 학교에서 세계사를 배웠다면 중학생이라도 이해할 수 있기 쉽게 썼다. 대화를 빌어 보수와 진보를 정의하고 연원을 살펴 가며 풀어간다.

1<보수와 진보의 위대한 탄생>은 프랑스 혁명사를 토대로 하기에 서양 역사를 알아야 지식을 받아들이기 쉽다.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논쟁은 보수와 진보의 출발점을 이해하도록 기초 지식을 제공한다.

2부는 <보수와 진보가 세상을 보는 법>15개 소주제에 7편의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풀어 놓는다.

3<혐오와 배척이 아닌 화합과 연대를 위해>서는 양변을 여의라 한다고 믿는다.

4<이상적인 정치의 모델>에서 독일 총리 메르켈을 보수의 모범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소개하며,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문장으로 책을 내놓은 목적을 밝힌다.

부록에 소개한 <보수 유승민의 가장 진보적인 연설><진보 노무현의 가장 보수적인 연설>은 꼭 읽어볼 일이다. 유승민의 관점이 보수 측에 수용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유승민의 생각이 보수에서 자리 잡았다면 12.3 내란이나 6.3 대통령 선거는 없었을 듯하다.

 

보수주의의 창시자, 에드먼드 버크(1729~1797)는 영국 정치 사상가로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이 보수주의의 고전이라면, 토머스 페인의 <상식><인간의 권리>는 진보주의의 고전일 수 있다. 버크는 명예혁명을 페인은 미국 독립 혁명과 프랑스 혁명 정신을 중시한다. 버크는 에드워드 기번, 애덤 스미스와 교류했고, 페인은 조지 워싱턴, 벤저민 프랭클린, 제임스 먼로와 교류했다. 진보에 관심을 둔다면, <이성의 시대 The Age of Reason>를 읽어 종교의 자유를 옹호하되, 조직화한 종교와 성경의 권위를 비판하며, 종교적 광신을 경계하고 이성적인 신앙생활을 다룬다니 읽어볼 일이다. 페인의 아이디어 중 상당 부분은 현대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기본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한다.

 

보수는 현재를 과거의 정점으로 보고, 진보는 현재를 미래의 출발점으로 본다.” 인생에서 올바른 답을 찾아야 한다는 쪽은 보수, 올바른 질문을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쪽이 진보다. 시개와 문화가 바뀐다 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핵심 가치를 중시하면 보수이고, 진보는 상대적 진리를 추구한다. 진보는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문화 현상과 같은 범주에 담을 수 있다. 보수는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불평등을 수용하나 진보는 조건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을 함께 추구한다.

 

여러 편 소개하는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장벽이 아닌 다리를 지어라.”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면 모두의 잘못이다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니 영화 <두 교황>을 메모한다.

2010년 노르웨이의 아그데르대학과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공동연구는 전 세계 67개국 46000명을 대상으로 부와 도덕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부자가 더 인색하고 가난한 사람이 더 자애롭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이 행동과 태도에서 더 도덕적이다 등을 소개한다. 연구 결과를 소개한 문단에서 마지막 문장은 불평등이 심한 나라의 국민일수록, 불평등이 심하지 않은 나라의 국민보다 도덕성이 강하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문장을 본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집중이 아니에요. 해야 하는 일, 주어진 일에 집중하는 걸 집중이라 한다.”(p.203)

앨지비티큐,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의 줄임말이다.

 

저자는 보수든 진보든 극단적인 성황을 가장하여 서로 비난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할수록 보수가, 안정적이고 평화적일 때는 진보적 접근이 힘을 얻는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도 보수와 진보라는 양 날개가 필요하고, 시기에 따른 실용적 접근이 중요하다. 전 세계 극우 정당의 최초자양분이 된 것은 경제적 불평등이다. 다가올 미래에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자동화 사회에서 인간 노동의 가치가 혁명적으로 변할 것이며, 정부의 규제 범위와 공공의료 서비스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의 견해가 달라질 것이고, 바이오 기술의 발달은 윤리적 논쟁을 불어올 것이다. AI와 로봇의 무기화 문제도 보수와 진보의 입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복잡한 세상사, 다양한 인간사 속에서 적어도 우리만큼은 보수와 진보라는 양 날개를 균형 있게 펼쳐 더 높은 하늘을 마음껏 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맺는다.

 

부록에 실은 유승민의 원고 중에서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는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상욱 의원이 주장하는 바와 같다. 김 의원은 진영보다 기능과 역할을 주문하며 며칠 전 소속 정당을 바꾸었다.

나는 보수인가 진보인가라는 자문에 따로는 보수이고 때로는 진보이기도 하다는 답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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