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흔들리지 않는 원칙
임종성 지음 / 모아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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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흔들리지 않는 원칙

2025. 4. 13()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아직 6.3 대통령 선거에 나설 각 당의 대표가 확정되지 않았다.


1월 초순에 읽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저자의 문제의식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냉전 기간 전 세계에서 일어난 민주주의의 죽음 가운데 75%는 쿠데타에 의한 것이었다. 민주주의는 군부의 무력과 강압으로 순식간에 죽는다

둘째, 군인이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의 손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민주적 절차를 거쳐 선출된 대통령이나 총리가 권력을 잡자마자 그 절차를 해체해 버리는 것이다

셋째, 당파적 정치의 양극화가 민주적 규범을 깨트리고 투표를 통해 눈에 잘 띄지 않는 방식으로 서서히 민주주의를 허문다

가장 많은 경우가 셋째다. 베네수엘라의 사례를 통해 설명하였다. 선출된 독재자는 민주주의의 틀은 그대로 보존하지만, 그 내용물을 완전히 갉아 먹는다.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잠재적인 독재자가 권력을 잡으면, 기성 정당이 두려움과 기회주의, 혹은 판단 착오로 인해 극단주의자와 손을 잡을 때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아웃사이더 정치인들은 선거나 강력한 정치인과의 협력을 통해 권좌에 올랐다. 기존 엘리트 집단은 인기 있는 아웃사이더를 받아들여도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으며, 나중에 자신들이 권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어긋나고 말았다.” (p. 21) 고 파악하고 있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주문에서 이론이 현실로 나타난 사례를 경험했다.

 

2025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정세를 분석해 볼 때, 몰상식이 상식을 몰아내고 주인행세를 하려 드는 세상이니 독재자가 되지 않고 상식적인 지도자가 나타나길 바란다. 데카르트는 존재의 문제에서 시공간의 문제로 철학의 지평을 넓히며상식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려나가는 상품이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스스로 상식이 잘 갖춰진 사람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상식은 사람들 대부분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 결론이며, 하나로 정해진 정답이 아니라 시민과의 합의나 순리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미국 독립 당시 페인은 상식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거나 모든 인간은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명제를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상식이 자리 잡기까지는 선각자들의 숱한 고난과 유혈이 있었다.(p.232)

 

이재명,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읽어가며 대학 4년을 마치기까지 학비를 꼬박꼬박 대준 부모님의 고마움을 생각지 않고, 시골에서 가난하게 살아왔다는 내 처지를 변명의 도구로 삼았지 않았든가 반성한다. 이재명처럼 대입 검정고시를 치를 때까지 공장에 다닌다거나, 여러 곳에서 일하며 다치지 않았다. 풍족하지 않았지만, 찻삯이 없어 걸어 다니지 않았고 밥을 굶지도 않았으니, 나의 어린 시절에 감사할 일이다.

조영래 변호사와 학원 선생님의 도움으로 성남에서 변호사 개업 비용 천만 원을 마련했음을 볼 때, 주변에서 인정받았음을 알 수 있다. 무료 상담을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물음에 내가 모른다고 해버리면 저 사람들이 성남 어디 가서 답을 찾겠느냐고 반문(p.82)했다고 하니 판검사가 아닌 변호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 까닭을 보여 준다. 변호사 업무와 성남 시정을 펼친 과정을 보면서 안 될 일은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는 사람이다.

성남 시장이 되어 성남 시립병원을 설립한 것은 그가 얻고자 한 것이 군림하는 자리나 권력이 아니라 비전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권한이었다.

 

민주주의는 말의 힘과 설득의 방법이 우선인 체제다. 시민의 적극적 동의를 구하지 못하면 합법적 폭력도 국가의 강제력도 물거품이다. 정치 실패 이전에 말의 실패가 선행되는 게 민주주의다. 말이 나쁜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이 설 자리를 잃어야 민주주의가 제대로 된다. “(p.160) 이제는 한국 정치에서 나쁜 말은 기본이고, ’개소리가 상식을 밀어내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분위기이기에 공감하기에 옳은 말을 실천하는 정치인이 필요한 때다.

 

2024년 국민순자산은 평균 5.4억이라지만, 소득 계층별 격차가 커지며 삶의 만족도가 21세기 들어서 낮아졌다. 정치지도자에게 답을 언제나 현장에서 찾으려는 자세를 가지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저임금제가 경제 문제의 원인으로 보는 방식은 자본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란 걸 알아야 한다. 정부에서 동남아 가사 도우미 시범 가업 정책을 추진하며,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말고 싸게 부려 먹어야 한다는 시각은 실용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따른 인간 모멸일 뿐이라는 저자의 인식에 공감한다.

 

퇴임한 정치지도자의 회고록은 읽었으나, 출마하는 정치인에 관한 책을 읽기는 처음이다. 올바른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준비로 읽었다.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된다면, 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했던 무시와 멸시를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치, 경제, 언론의 기득권 세력은 학벌이 없다거나 검정고시 출신이라며 상대를 멸시하는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는 성숙한 사회에서 살고 싶다.


<독서로 말하라>, <별일 없어도 읽습니다> 를 쓴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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