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택리지 - 시공간 초월 조선 핫플 탐방기
권재원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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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택리지

2025. 3. 28()

 

택리지는 이중환이 지은 조선 후기 최고의 인문지리서다. 양반 신분으로 살기에 알맞은 곳과 알맞지 않은 곳을 찾아 서술한다. 장풍득수가 전통적 풍수였다면, 이중환은 지리, 생리, 인심, 산수를 기준으로 가거지(可居志)를 선정하였다. 지리는 물길, 산의 모양, 흙을 성질을 다루고, 생리는 생활에 얼마나 이로운가, 즉 산업과 고통을 고려하였다. 인심은 주민의 예절, 도덕, 풍습을 포함하며, 산수는 훌륭한 경치를 즐기며 놀 만한 장소가 있는가를 기준으로 한다. 생리를 기준으로 남원~구례, 성주, 진주를 꼽는다. 인심을 기준으로 보면서 주관적 편견이 보이기도 한다.

 

21세기 택리지33년간 중학교 사회교사로 근무한 이력을 바탕으로 월별로 주제를 삼아 12 지역을 소개하고 청송, 진주, 남해, 공주와 부여, 거제시를 덧붙이고 있다. 선정한 지역의 역사를 간단하게 살피고 산업과 인구 등의 특성을 소개하여 궁극적으로는 여행을 다녀올 만한 곳임을 밝힌다. 여행안내서의 성격과 지리서의 성격을 조금씩 담고 있어 여행하려는 사람이라면 성인이든 청소년이든 읽고 선택하도록 돕는다.

 

평창, 정선, 태백 1960년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연탄 수요의 폭발로 탄광 주변으로 인구가 급증했으나 1990년대 이후에 사실상 탄광이 문을 닫았다. 2000년대 이후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눈과 관련된 축제가 활성화되었다. 수도권 인구의 급증시기에 고랭지 농업이 성하다. 이를 저자는 흑색, 백색, 녹색이란 색감으로 지역성을 표현한다.

안동 전통 정신문화의 보물 창고라고 부를 수 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이상향이었으나 근대화 이후 소외되었지만, 사찰과 서원이 빚어내는 풍경이 안동이 가진 큰 자원이다.

통영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의 고향이란 점을 활용해 만든 가장 훌륭한 클래식 음악당이 있다. 파란 바다, 항구, 배들, 섬들이 그리는 선과 어우러진 풍경, 벽화마을인 동피랑 마을 이 매력이다. 수군통제영에서 통영을 명명했고, 임진왜란이후 평화시기에 수공업 제품, 특히 나전칠기를 만든다. 작은 도시이지만 통영이 가진 매력 탓에 오버투어리즘과 젠트리피케이션이 문제가 된다.

구례~하동 봄이 아름다운 고장인 구례와 하동은 지리산과 섬진강의 합작품이다. 토산인 지리산 자락에 맑은 섬진강이 흐르나 역사의 곡절과 아픔을 겪은 곳이다. 구례중학교 산악회 연하반의 노력으로 지리산이 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화엄사, 쌍계사, 천은사는 지리산 3대 사찰이다. 대표적 문학 작품인 토지의 배경이 되는 지역이다.

경주 젊은이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도시로 관광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부침을 겪고 있다. 황리단길도 오버투어리즘의 문제를 안고 있다. 경주 인구의 30%가 울산에 살면서 출퇴근한다고 한다.

광주 권율 장군의 왜군 격파, 광주학생항일운동, 5.18 민주화 운동 등으로 나라를 구하고 구했으나 보답 대신 편견으로 고통받았다. ‘무등이란 평등이 너무 당연해 평등이라누 개념조처 사라진 상태를 일컫는 불교 용어다. 인구 중 문화, 예술인 비율이 다른 도시 보다 높아 예향이라 부른다. 인권 신장과 민주주의 정신을 알리는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하려 한다.

춘천 낭만이 필요했던 70년대 낭만을 찾던 도시다. ‘예맥 천년 고도’, IT, 바이오 기업이 자리잡아 오면서 젊은 인구가 늘어날 예정이다. 서울에서 전철이 다니고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수도권과 가까워졌으나 땅값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영동지방 기온이 온화하고 풍경이 아름다워 조상들도 인정한 최고의 피서지다.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된 1970년대 이후 관광산업이 성장세를 띈다. 양양은 젊은이의 성지로 불린다. 영동지방은 오버투어리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철원 한탄강은 길이에 비해 유량이 많다. 동강, 내린천과 함께 래프팅의 성지다. 유네스코는 한탄강 일대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궁예가 도읍으로 삼았고 강원도 제일의 곡창지대이다. 비무장지대는 지질학적, 역사적, 환경적으로 한반도의 타임캡슐이다.

내포지방 이중환도 인정한 가거지다. 당진시, 아산시, 평택시, 서산시 지역은 대기업 공장들이 많아 창원, 부산, 울산 일대의 동남권 벨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천안시는 비수도권도시 중에서 청년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한용운, 이동녕, 김좌진, 윤봉길 등 애국지사를 낸 곳이다.

군산, 익산, 완주 근대화와 일제 수탈의 탁류가 흐른다. 새만금은 주민들의 희망을 모두 모아 놓기만 한 것은 아닐까

강화 해돋이와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고인돌, 고조선(첨성단) 시대부터 근현대사, 분단의 역사까지 품고 있다.

 

청송 신성계곡과 응회암 지형인 주왕산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농경지의 절반 이상 면적이 사과 재배지이고 고추 농사의 비중이 높다. 청양고추는 청송과 영양군에 있는 종자회사 시험재배장의 앞 글자이지 충남 청양과 무관하다. 몬산토로 유전자 정보가 넘어간 것이 아쉽다. 독특한 것은 공장, 축사 건설을 금지하고 2023년 대중교통 완전무료를 선언했다. 대신 공해가 없는 교도소를 유치하는 발상의 전환을 본다.

진주 이중환이 부러워했던 진주는 천 년이 넘도록 경주, 상주와 함께 경상도 3대도시 역할을 했던 풍요로운 도시다. 충절의 도시, 교육의 도시, 청춘의 도시다. 조선시대 경사 우도는 좌도에 비해 부유했으나 오늘날은 역전된 상태다.

남해 대부분이 바위산과 절벽으로 이루어진 남해도엔 다랑이 논을 볼 수 있다. 이제는 남해대교, 노량대교, 삼천포대교, 창신대고 덕분에 육지와 다르지 않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장과 독일마을이 있다.

공주와 부여 나당연합군의 공격으로 초토화되어 남아 있는 유적이 적어 아련하고 애틋하다. 익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무령왕릉과 백제금동대향로에서 백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거제 부산에서 거제까지 시내버스가 다닌다고 한다. 몽돌해수욕장, 매미성, 외도, 조선산업의 핵심지역이다.

 

저자는 21세기 택리지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창문으로 풍경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지도를 펼치거나 구글 위성 지도를 봐가며 지역을 확인하고 떠날 여행지를 골라보자. 책은 중학교 교사의 안목으로 여러 지역을 살피며, 쉽게 서술하고 있어 청소년이 읽기에도 적합하다. 교과서 배운 것 외에 역사, 환경, 산업, 문화, 인구와 관련한 사실들은 성인에게도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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