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아, 사람아! - 국내 출간 30주년 기념 개정판
다이허우잉 지음, 신영복 옮김 / 다섯수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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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아 사람아!

다이허우징 지음

 

중국 여류 소설가 다이허우징이 역사 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둘러싸고 이와 관련된 인간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때는 문화대혁명을 전후로 20여 년간, C대학 중문학부 동급생들이 세상을 사는 관점과 적응 혹은 도태하는 모습에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판단해 보자고 한다. 소설은 11명의 등장인물이 1인칭 관점에서 서술하여 쉽게 읽을 수 있다. 500쪽이 넘고 등장인물의 비중에 따라 다른 분량으로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다이허우징의 페르소나인쑨웨다.

 

소설의 이해를 위해 문화대혁명에 관련된 용어를 정의하고 간다.

문화대혁명 : 1960년대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일부 채용한 류사오치 등의 정책이 실혀를 거두면서 정치적 입지가 불안해진 덩사오핑이 일으킨 반 우파 운동. 마오쩌둥은 학생들을 부추겨 우파를 적으로 돌리고 자신에 반대한 세력을 모두 숙청하였다.

사인방 : 문화대혁명에서 실권파로 마오쩌둥의 사망후 실각한 장칭, 장춘차오, 왕흥원, 야오원위안을 가리킴

보황파 : 황제(당시 기득권 세력이었던 당관료들을 의미)를 보호하는 무리라는 의미, 주인공 쑨웨는 당위원회 서기의 첩이라는 모욕과 함께 혁명당시 규탄을 받았다.

주자파 : 자본주의 노선을 걷는 실권파의 준말

조반파 : 문화대혁명 때 주자파를 몰아내자는 구호아래 생긴 군중 조직, 조반은 중국에서 모반을 이르는 말로 조반파는 당대 기득권 세력이었던 당관료들까지도 주자파로 몰아 공격하였다.

수정주의 : 마르크스주의의 혁명적 요소를 수정하고 자본주의 체제와 타협하련느 태도

공청단 :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의 준말, 공청단은 중국 공산당이 지도하는 공산당 산하의 청년당 조직으로 14세부터 28세까지 연력의 단원들로 구성되어있다. 중국식 사회주의를 교육, 선정해 중국공산당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

 

자오전환 : A성일보 기자로 소설에서 44회 생일을 맞는다. 조반파가 아니었음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학창시절 허징푸를 연적을 생각했다. 고향 친구이자 동급생인 쑨웨와 결혼 5년 만에 이혼한다. 쑨웨는 훌륭하나 자기와 가정에 소홀하고 이상을 쫓는다고 판단한다. 쑨웨는 보황파로 활동할 때 아내의 역할을 포기한 것으로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왕이 펑란샹을 소개하고 두달 만에 란샹은 임신한다. 자오전환은 조반파였던 왕이의 협박에 이혼하게 된다. 자오전환은 쑨웨와 이혼하는 과정에서 쑨웨가 규탄받는 상황에서 비열하게 행동하고 편지를 통해 이혼을 요구했다. 이런 과정이 쑨웨에겐 큰 상처로 남았다. 훗날 자오전환은 뒤늦은 후회를 한다. 한달 전 펑란샹과 별거를 하게 됐고, 자신을 되찾기 위해 쑨웨를 만나러 왔다가 허징푸의 집에서 친구들의 심판을 자청한다. 딸 쑨한과 부녀지간을 편지로 이어간다.

 

쑨웨 : 자오전환과 허징푸 사이에 갈등하다가 캠퍼스 숲속에서 허징푸에게 고백하려 했으나 하지 못했다. 허징푸는 우파 쑨웨는 좌파였다. 자오전환과 결혼후 떨어져 살아야 했다. 한창 두 번째 공격을 받고 있을 때 자오전환은 기를 쓰고 이혼을 재촉해왔다. 자오전환의 이혼 요청에 미안해 한다. 쑨웨는 행위에 있어서는 충실한 아내였으나 정신에 있어서는 나 자신에게 충실했을 뿐이라며 이것이 이별의 씨앗이 되었다고 편지에 쓴다. 자오전환과 펑란샹의 관계를 알게 된 후 이혼하더라도 펑란샹을 멀리하라는 편지를 남겼다. 현재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대학에 근무하면서 총지부 서기로 활동한다. 쉬헝중은 쉽게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는다. 마치 운명이 타인의 손에 쥐어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마음이 연약하다. 허징푸는 이에 비해 주체적이다라고 쑨웨는 판단한다.

소설 중반 이후 쑨웨는 리이닝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 놓는다. 자오전환의 참회, 쉬헝중의 프러포즈, 허징푸의 태도, 한이의 조숙함에 관해 이야기하며 괴로워 한다. 리이닝은 쑨웨에게 현실(생활)과 정신을 분리시키라고 조언하지만 쑨웨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쑨웨는 허징푸의 심장을 먹는 꿈을 꾼다. 꿈은 기대해도 되는가? 반대일까?

어제는 허징푸에게 구애하지 말라고 했지만, 오늘은 그러지 말기를 원한다. 자오전환에 대한 증오와 허징푸에 대한 사랑을 감추어 두고 산다. 인생이란 멋지지도 무서운 것도 아니다. 인생은 인생일 따름이다. 모순으로 가득 차 있고 끊임없이 흔들린다. 이것이 인생의 매력이다.

당위원회의 출판 중단 결정을 알리러 허징푸을 방문한다.

 

쑨한 : 본래 이름이 환이었으나 한으로 바꾼다. 15세로 조숙한 한은 허징푸를 좋아한다. 아버지 자오전환에 관한 전모를 엄마에게 보낸 편지를 읽고 알게 되어 아버지를 원망한다. 쑨한이 아버지를 만나러 허징푸의 집에 왔으나 자오전환은 편지를 남기도 떠났다.

 

시류 : 당위원회 서기로 쑨웨가 보기에는 성실한 사람이다. 공개 비판 후 시류의 아내는 죽고 조반파에게 자본주의의 길을 걷는다고 비판받아 쫓겨나 10여 년 고통을 겪었으나 현재의 권력을 쥐고 있다. 천위리에게 보낸 연애편지가 공개되자 쑨웨는 시류의 편에 서지 않겠다고 각오하는 계기가 된다. 허징푸의 <마르크스주의와 휴머니즘> 출판을 둘러싼 밀고 당기기가 소설 후반부다. 유뤄수이를 통해 책의 수정주의 편향을 정리하게 한다. 이에 비해 아들 시왕은 허징푸의 글에 동조한다. 허징푸는 책에서 인위적으로 계급투쟁을 만들어내는 모든 행위야말로 국가를 저해한다고 본다. 당위원회에서 검토해 출판 여부를 결정하려 한다.

 

천위리 : 남편과 이혼 후 시류와 결혼한 시류의 두 번째 아내다. 쑨웨에 대한 열등감에 허징푸와 쉬헝중에게 쑨웨가 접근한다고 시류에게 보고한다. 시류는 아내인 천위리보다 쑨웨가 윗길이라고 본다. 시류는 학생에게 인기 있는 허징푸에 비판적이다. 이를 갖고 당위원회 확대회의를 연다. 천위리는 심리학 수재였으나 시류가 당위원회 비서로 만들고 언제나 동행하자 장위안위안이라는 여교수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시류는 지식의 힘을 경시하고, 인민, 게급투쟁, 당이 역사를 추진한다고 믿는다.

 

유뤼수이 : 시류가 데리고 다니는 부하로 조반파 고참 간부로 덩샤오핑을 비판한 전력이 있으나 현재 당위원회 사무국 주임으로 시류의 지시를 따라 행동한다. 내 머리는 사상을 낳지 못한다. 언제든지 반대파에 붙는 일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허징푸의 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쓰려하나 아내가 만류하고, 시왕도 찾아와 만류한다. 시왕이 아버지 시류는 유뤄수이가 없으면 비판하지 못한다며 만류한다.

 

시왕 : 10살 때 엄마가 사망하고 소설에서 대학 2학년이다. 아버지와 정치적 견해가 반대다.

 

쉬헝중 : 쑨웨와 동급생이며 동급생이었던 아내가 유언으로 쑨웨에게 아들 쿤을 보살펴 달라 요청하고, 쑨웨는 천으로 쿤의 신발을 만들어주는 등 충실하게 약속을 지킨다. 쉬헝중도 쑨웨를 좋아했다. 쑨웨와 같은 학부 교수로 사인방 문예노선을 비판한다. 조반파로 <허징푸를 반박한다>는 대자보를 게시한다. 대자보의 내용은 편집장이 쓴 것을 베낀 것으로 훗날 자신의 이기주의와 어리석음을 반성한다.

 

허징푸 : 쑨웨에 구혼했으나 거절당한 후 쑨웨에 대한 애정을 일기로 남긴다. 셰군의 출국 귀향 요구에 대한 시류의 잘못된 처사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시한다. 쉬헝중의 대자보로 비판받고 일기가 몰수된다. 대자보의 내용에 쑨웨도 동의했으나, 후일 쑨웨는 자기를 비판한다. 우파분자로 단죄 당해 10년간 전국을 유랑한다. “인간을 사랑할 힘만 있다면 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중단했던 일기를 다시 쓰고 훗날 대학 중문학부로 복귀한다.

허징푸의 가족사는 비극이다. 아버지의 담뱃대가 유일한 유품이다. <마르크스와 휴머니즘>이란 책을 쓴다.

쑨웨의 병문안을 받는다. 허징푸와 쑨웨는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 서러가 마음을 열기를 기다린다. 서로가 끌리고 있음을 알면서도. 애정은 느끼는 것이지 말하는것이 아니다. 사람이 꾸민 듯한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 본심을 감추기 위해서다.

쑨웨를 찾아온 자오전환을 자신의 집으로 들이고 대화한다. 자오전환은 영혼을 악마에 맡기고 둥근 자갈처럼 살아왔다고 본다. 쑨웨를 데리러 갔다가 사랑한다고 말한다. 쑨웨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가. 허징푸는 백지이고 자신은 회색이기 때문이라며...... 독신으로 살기로 다짐한다.

 

리이닝 : 중학교 교사이자 쑨웨의 친구다. 그녀는 쑨웨를 혁명을 위해 막대한 희생(청춘, 애정, 가정)을 치렀다고 평가한다. 리이닝은 7살 연상인 동급생과 결혼하려 했으나 유부남이었기에 고통스러웠다. 2번째 결혼한 남편이 자신의 출세를 위해 리이닝을 배신하자 충격을 받는다. 이혼후 자살할 때 구해 준 학생의 오빠 이신과 결혼한다. 남편은 리이닝보다 8살 아래지만 결혼 생활에 만족하는 생활인으로 살고 있다.

 

소설가 : 이름은 장리짜오다. 문화국 비서로 활동중이다. 쉬헝중에 대해 평가하기를 탈속한 범속, 민감한 마비, 모든 것을 통찰하는 우매함, 전진하는 후퇴, 추구하지 않는 애정, 애정없는 행복과 같이 무수한 대립물의 통일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 최종 통일점은 실리. 동급생들이 쑨웨의 집에 모여 이상과 현실에 대해 토론한다. 함께 배웠다 하여 끝까지 같은 길을 것는 것도 아니며, 길이 다르다고 하여 반드시 다른 목적지에 이르는 것도 아니다.

 

우춘 : 남자다. 간호사를 만나 일주일만에 가정을 꾸리고 11녀를 두어 만족한 생활을 한다. 일주일 만에 결혼할 수 있었던 것은 티베트에 배속된 후 무장공작원으로 활동해 저축해 둔 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쑤슈전 : 성적은 낮았어도 귀향하여 현위원회 선전부 감사를 거쳐 무역국 부국장으로 지내니 신분은 높고 지위는 우아한 셈이다. 남편을 잘 만났다.

 

리제 : 군인 약혼자는 리제가 혁명당시 규탄 대상이 되자 리제와 인연을 끊었다. 약혼자 부대 사병이었던 농사꾼과 결혼해 살고 있다.

 

본문에서 언급하여 중국인의 사고를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을 골라 본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모순되는 것들이 통일하여 이룬 산물이다. 나무가 수풀보다 빼어나면 바람이 그것을 쓰러뜨리고, 행동이 타인보다 고아하면 대중이 그를 비방한다. 인정은 묽기가 물과 같고 관계(官界)에 정의는 없다. 태항산 험한 길이 수레를 깨뜨려도 인심의 험악함에 비하면 탄탄대로요, 무협의 세찬 강물이 나룻배를 뒤집어도 인심의 험악함에 비하면 잔잔한 강물이로다. 좋지 않은 일들은 한꺼번에 찾아온다. 인간이 자기 어깨 위에 올려 놓은 것은 반드시 자기 머리라고 할 수 없다. 비는 가늘어도 옷을 적시고 말은 적어도 급소를 찌른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은 의무이지 희생이 아니다. 선비는 헤어진 지 사흘이면 서로를 괄목할 만하다(p. 394) 예나 지금이나 글은 역경 속에서 나온다. 바람에 날리지 않는 먼지는 없다.

 

1991년 번역본 초판이 나온 작품으로 34년 전 중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만큼 낡았다. 진리는 시간이 가도 사라지지 않듯이 그녀의 소설은 아직도 인간 삶을 이해하기에 유용한 잣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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