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 - 만성질환 혹은 이해받지 못하는 병과 함께 산다는 것
메건 오로크 지음, 진영인 옮김 / 부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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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 “Life is C(choice) between B(birth) and D(death)”라는 장 폴 사르트르는 살아있는 인간 존재, 실존을 말한다. 전력을 다해 살아가라는 의미다. 최근 많이 사람이 찾아 읽는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say no피보다 진하게 살아라한다. 불의의 사고나 질병은 삶의 의지를 짓밟을 수 있다. 의지를 잃게 되면 끝없는 절망의 골짜기에서 헤맬 수 있다. 현대의학의 발전이 놀랍지만, 모든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기를 기대하지만 불가능하다. 이제는 결핵은 약을 처방대로 먹기만 하면 극복할 병이다. 20세기 초만 해도 한국 문학의 개척자들이 결핵을 앓아 절명했다. 의학의 발달과 생활 수준의 향상은 새로운 질병을 찾아내고, 로봇 수술, 진료비의 재조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아직도 이름조차 짓지 못하는 질병도 있다. 치료법이 명확할 수 없고, 병을 관리하면서 살아가야만 한다. 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 The Invisible Kingdom은 이에 관한 이야기다.

 

병에 관한 이야기는 극복 서사가 대부분이다. 이겨낼 수 없는 경우에는 투병 과정에서 지혜로워졌다거나 성장했다는 스테레오 타입을 만난다. 저자는 30대에 10여 년간 겪은, 병명조차 불명확한 질병인, 만성질환을 지독하게 앓는다. 라임병을 비롯한 희소한 질병 여러 개를 안고 살아간다. 이제는 항생제 치료, 분변 미생물 이식(FMT)이라는 치료 등의 여러 치료를 받아 통증이 있지만, 임신과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나아졌다. “날카로운 전기 충격이 팔다리를 타고 흐르는…….” 상황이 종종 발생할지라도 관리 가능한 수준까지 질병이 차도가 있다.

 

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1부에서 장애물이란 부제를 달고 보이지 않는 질병을 다룬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통증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현대의학의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병명을 특정하지 못하는 상황을 표현한다.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이 마땅치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성질환은 병명은 있지만, 확실한 치료가 가능하지 않다. 비염, 우울증, 당뇨병, 만성 콩팥병, 비만은 만성질환이고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본다. 저자가 앓는 질병은 이것보다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이다. 초기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특이성이 없다. 환자는 신체 여러 부위가 아픈 전신성 질환에 시달리는데 의료 체계는 전문화되어 통합적으로 환자를 보지 못한다. 세균이 의학의 전문화를 가져왔으나 미국 내 자가면역질환의 폭발적인 증가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균형이 깨진 상태이며, 저자가 질병을 탐구한 과정에서 항상성의 파괴 때문이라는 방향으로 풀어가야 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미국 의료 체계가 환자가 자신의 진료 기록과 의사의 기록에 컴퓨터로 접근할 권리(2021. 4월부터)”를 수용하게 된 것이 보이지 않는 질병을 치료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대체의학을 다시 보려는 시도, 의학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불리하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은 우아하리 만치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인 면역계에 관한 탐구다. 가공식품, 제왕절개,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빈도의 증가, 감염 등으로 면역력의 저하를 추정하지만, 답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부에서 미스터리란 부제를 두고, 식품 사막(건강한 식품을 제공하는 식료품점이 부족하거나 멀리 떨어져 있어 저렴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구하기가 어려운 지역을 뜻함), 스트레스의 발생과 역할, 웃음 치료, 항상성에 대해 저자가 환자로서 온갖 노력과 비용을 들여 알아낸 정보들을 나눈다.

3부에서 보이지 않는 질병을 보이는 질병으로 바꾸어 치료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통증이 심했을 때의 브레인 포그(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돼 사고력과 집중력, 기억력이 저하되고 피로감과 우울감을 느끼븐 현상)를 느끼지는 않으나 전기 충격이 때때로 힘들게 하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과 함께 의료계가 환자에게 정서적으로 다가서 달라고 말한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며 저자가 겪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통증을 버텨내는 과정을 넣지 못한다. 오직 환자로서 의사의 진단과 치료가 불명확함에 답답해 자료를 찾고, 저명한 의사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얻은 의학 지식(참고 문헌이 21쪽 분량이다) 중심으로 요약했다. 하지만 책의 분량 대부분은 저자의 아픔, 통증, 무기력을 묘사한다.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질병에 대해 무방비 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가를 알라고 한다.

저자 메건 오로크는 의학계의 전문화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문의는 통합적으로 진단, 치료하지 못한다. 코로나 19 이후 미국에서 통합 진료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음에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나아가 최첨단 기술만큼, 환자에게 시간과 관심을 많이 쓰는 방식을 제언한다. 한 시간, 두 시간 기다려 1분 진료하거나 (한국), 진료비 탓에 환자 1명 당 15분 진료하는 방식을 바꾸라는 거다.

 

보이지 않는 질병의 왕국표지는 건강의 왕국과 질병의 왕국을 은유한다고 여긴다.

출판사 부키에서 보내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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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grhill/22314987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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