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리커버)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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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I MAY BE WRONG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2023.2.4.()

공간과 시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이자 과정이다. 누군가는 공간을 활용하고 다른 이는 시간을 압축하여 연장하는 노력으로 돈을 벌고 삶을 가꾼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시간을 압축하거나 연장하지 않고도 삶은 충분히 가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의 이야기다.

 

스웨덴 사람 나티코는 18년 동안 온갖 교육을 받았는데, 삶이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배운 건 하나도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의 고통에서 지극히 무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차린다. 이후 태국과 영국, 스위스 스웨덴에서 수행과정을 통해 수많은 잡념이 날뛰는 와중에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생각일 뿐, 진실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한다. 나아가 자신의 사고과정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줄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와 똑같은 처지에 놓여 있음을 깨닫게 되자 우리가 공유하는 것을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 마음속에 불쑥 떠오르는 생각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떠오르는 생각을 믿지 않을 수는 있었다. 영원한 것은 없으며 힘든 시절조차도 영원히 지속하지 않음을 터득한다.

 

나티코가 수행하며 깨닫거나 환속한 이후에도 알아차린 여러 가지를 쉽게 전해준다.

죄를 짓지 않거나 지은 죄를 고백하는 일은 마음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현재 하는 일에 온전히 집중하기, 진실을 말하기, 서로 돕기, 쉼 없이 떠오르는 생각보다 침묵을 신뢰하기는 현재를 가꾸는 방법이다.

지식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이성에 의존하나, 영감, 순간의 지성, 직관, 지혜 등은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내면에서 나온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비교하지 말라(이는 소설 불편한 편의점에서 드러낸 작가의 가치관인 비교는 암이요 걱정은 독으로 보는 방식이 같다). 남을 판단하고 내 뜻대로 바꾸려 하지 마라. 남에게 호감 사려고 애쓰는 일은 무의미하다. 지식은 자신이 아는 것을 자랑하나 지혜는 자신이 모르는 것 앞에서 겸손하다. 가장 내려놓기 어려운 생각이 결국엔 우리에게 가장 해로울 수 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옳다는 것이 결코 핵심은 아니다.

인간이 겪는 심리적 고통 대부분은 자발적인 것이며 스스로 초래한 고통이다.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믿지 않는 방식으로 바라봐야 한다. 혼돈(열린 손바닥)은 나를 뒤흔들지 모르나 질서(쥔 주먹)는 나를 죽일 수 있다. 질서는 세상이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다.

마음은 불확실성을 직면할 용기를 낼 때 성장한다. 우리의 무지를 편견으로 가리지 않을 때, 우리 마음대로 앞일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참아낼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가장 현명해진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로마에서도 아시아에서도 과거나 현재 모두에게 통용되는 진리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 시작한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己所不欲 勿施於人)는 나티코에게도 울림이다. 사람과 행위를 분리할 줄 알아야 영혼이 멀리서 왔다고 말할 수 있다.

 

불교에 귀의하여 17년간 수행과 환속한 삶을 통해 전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주말을 보낸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뀔 만한 시간을 수행하며 얻은 지혜를 책 한 권에서 느끼고 메모한다. 몇 가지라도 마음에 새기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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