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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 사람과 동물의 윤리적 공존을 위하여
셸리 케이건 지음, 김후 옮김 / 안타레스 / 2020년 6월
평점 :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최대 환경파괴자를 인간이라 한다. 현재 교육은 인간과 동물을 다르다고 가르치고 배운다. 불을 사용하고 사고하며 언어와 문자의 사용은 직립보행보다 가중치를 두는 동물과의 차별적 특성이다. 어떤 사람은 인간의 학습 기간이 길다는 점과 인간이 가진 정신 능력 중 지구력이 인간이 가진 장점이라고도 한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동물이지만, 동물과 다른 존재임을 강조한다. 인간을 자연보다 우위에 두려는 사고는 창세기로부터 베이컨의 신기관을 거처 산업사회와 자본주의를 추동해 온 힘이다.
인간이 동물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은 50여 년 전부터 변화하고 있다. 동물을 신약의 효과와 안정성을 실험하는 대상으로 다루는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동물은 자연에서 살아야 하는데 인간은 사파리를 즐기거나 우리에 동물을 가둔다. 특히 반려 동물로부터 인간의 관계성 부족에서 오는 허함을 채운다. 이런 문제에 쉽게 의견을 내놓을 수 없다. 누구는 반려동물이 꼭 필요하다고 할 테고, 자연에 반하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는 질문한다. 답을 정해 놓지 않는다. 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셀리 케이건은 도덕철학에 기반을 두고 생각해 보자고 한다. 모든 존재는 동일한 도덕적 지위(moral status)를 갖기에 우리가 사람을 상대하든 동물을 상대하든 상관없이 그 윤리적 잣대는 같아야 한다는 ‘평등주의’와 동물을 헤아리고 배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차등을 두어야 한다는 ‘계층주의’를 말한다.
독자의 몫이다. 어느 독자는 생각을 바꿀 테고, 기존의 생각을 바꾸지 않고 살다가 가는 이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는 일은 할 수 있다. 그것이 나를 가치 있게 만들 것이다.
먹고 사는 데 지장 없는 윤리 철학이다. 막연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500여 쪽의 글에서 케이건의 말을 들어 보자. 분량이 많고 지루할 테니 다음 네 개장이라도 훑어보자.
3장 : 동물에게 복지를 나누어 주는 방법
4장 : 복지의 가치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5장 : 무엇이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가
10장 : 동물에게 자기 방어권이 있는가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는 안타레스에서 ‘사람과 동물의 윤리적 공존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달아 6월에 내놓은 신간이다. 셀리 케이건의 인터뷰가 2014년 EBS 다큐프라임 생사탐구 대기획 <DEATH>에서 방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