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특별한 딸 - 『한중록』으로 본 혜경궁 홍씨 역사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 3
박정애 지음, 손은경 그림 / 메멘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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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은 여러 출판사에서 초판 한중록, 뉴에디트 완역판, 오래된 책방 시리즈 등의 이름을 지어 요즘의 말로 풀어 내놓고 있다. 메멘토에서 내놓은 아버지의 특별한 딸도 혜경궁홍씨의 이야기다. 출판사에서 청소년 도서로 분류했지만, 어머니가 먼저 읽고 자녀에게 권하면 좋을 책이다. 삶이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어른이나 혜경궁홍씨를 모르는 어른이라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정독한다 해도 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이라 부담은 없다.

 

혜경궁 홍씨는 사도세자의 부인이며, 정조의 생모이다. 81세로 생을 마감하기 까지 약 70여 년을 궁중에서 살았다. 그녀의 삶을 추측하기가 쉽지 않다. 한중록을 남겨 후세에 기억되는 혜경궁 홍씨. 그녀는 한 많고 억울한 감정을 호소하기 위해 그녀의 궁중 인생이 녹여진 한중록을 남겼다. 의대병과 같은 정신병자인 사도세자는 죽임을 당했고, 그런 남편을 견디어야 했다는 까닭에 동정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었고, 모진 세월을 뚫고 아들인 정조를 왕위에 올린 훌륭한 어머니이기도 하다. 여기까지가 보통 알고 있는 바다. 어떤 연구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 측면에서 권력 지향적인 냉혹한 여성으로 묘사하기도 한단다. 남편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그녀가 방조했다고 보는 시각 때문이다. 과장된 해석일까?

 

소설가 박정애의 입을 통해 아버지의 특별한 딸은 물음에 답한다. 혜경궁홍씨는 홍봉한의 특별한 딸이었다고. 작가가 특별하다함은 아버지가 특히 사랑했다는 의미, 가문의 부흥을 위해 왕실로 보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열 살 남짓한 혜경궁은 아버지의 마음과 뜻을 이해했고 70여 년의 긴 세월을 버텨냈다는 의미로도 읽는다.

 

다음은 조선왕조실록 중 고종실록 39, 고종 36822일 양력 2번째기사 1899년 대한 광무(光武) 3년 의정과 예조 당상을 인견하다에 나오는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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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이 이르기를,

"혜경궁(惠慶宮)한중만록(閒中漫錄)은 언문(諺文)으로 사실을 직접 기록한 것이어서 실로 오늘날의 확증이 된다."

 

하니, 윤용선이 아뢰기를,

"삼가 한중만록을 보니 정조가 혜경궁에게 묻고 고한 것을 확증할 수 있는 문헌이 될 수 있습니다." 하였다. 이중하가 아뢰기를,

 

"신들이 일찍이 대내(大內)읍혈록(泣血錄)이라는 전해오는 책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요즈음 한중만록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읍혈록입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외간에서 전하는 바에 혜경궁이 피눈물을 흘리면서 썼기 때문에 읍혈록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런 것이 아니다. 정조가 일찍이 이 글을 보고서 피눈물을 흘렸기 때문에 혜경궁이 이 글의 이름을 읍혈록이라고 하였다는 것이 옳다. 이때는 이것이 궁중의 평상시의 이야기였지만 외간에 전해진 바는 이와 같았던 것이다. 이 책을 혜경궁이 효의 왕후(孝懿王后)에게 전했고 효의 왕후는 순원 왕후(純元王后)에게 전했으며, 순원 왕후는 신정 왕후(神貞王后)에게 전했는데 신정 왕후가 살아계셨을 때 나도 이 말씀을 직접 들었다. 신정 왕후는 젊었을 때 아무 해의 늙은 궁인이 아직도 살아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 때의 일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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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특별한 딸은 메멘토에서 20204월에 역사에서 걸어 나온 사람들 시리즈 3’으로 나왔다. 황현과 최치원을 불러낸 마지막 문장과 남편 이황에게 전하는 권씨 부인의마음을 다룬 당신에게로에 이은 세 번 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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