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6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6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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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 6

2019.12.6.

200128일 타이중에서 102세의 노인이 세상을 떠났다. 저우언라이는 생전에 우리의 적 중에서 가장 존경할 만한 사람이었다.” 그는 천리푸(陳立夫)’로 국민당 총통부 국책고문이었다. 천권푸와 천리푸 현제는 장졔스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도왔다. 돈으로, 특무업무로. 훗날 천리푸는 국민당이 패한 게 아니라 못나게 굴다 정권을 송두리째 마오에게 헌납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항일전쟁에서 승리한 후 마오쩌둥과 천리푸의 대화다.

전부터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마르크스주의는 수입품이다. 중국 실정에 적합하지 않다. 쑨원의 삼민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다.” 마오쩌둥은 쑨원이 제창한 연아(聯俄, 소련과의 연합), 연공(聯共, 공산당과의 연합), 부조공농(扶助工農, 노동자 농민과 서로 돕고 의지하자)을 거론 했다. (P.160)

내전에서 패한 장졔스가 천씨 형제를 속죄양으로 삼아 천리푸는 19년간 미국에 있어야 했다. 1969년 대만으로 돌아온 천리푸는 문화부흥운동을 추진했다. 천리푸가 사망하자 대륙의 신화사가 중국의 문화통일에 헌신하던 천리푸 선생이 타이중에서 향년 101세로 서거했다.”고 전 언론 기관에 통보했다.

 

중공 5대 영수 중 1인인 런비스와 그의 무학 문맹 아내 천충잉의 이야기 :

런비스는 중공 역사상 최연소 정치국원이 자리에 올랐다. 23살에. 천듀슈는 당시 중공 공산주의 이론가 1위 였다. 런비스는 회의장에서 천듀슈의 호통 속에 의견을 발표했고, 침착하게 발언했다

그간 총서기의 의견을 진리라고 여겼습니다. 역량을 무조건 신뢰했습니다. 의견서를 찢는 것이 역량의 표현입니까? 선동은 더 이상 쓸모가 없습니다. 저들의 무장에 맞서려면 우리도 무장을 갖춰야 합니다. “진리는 별개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진리입니다.”

천듀슈는 2개월 후 당에서 축출당했다. 런비스는 청렴했다. 그가 46에 사망했다는 것이 독자의 눈에도 안타깝다.

 

마오의 스승 쉬터리(徐特立)의 독서 파산 계획 : 쉬터리는 꽃과 책을 좋아했다. 청년 교사 시절 ‘10년 독서 파산 계획을 세웠다. 매년 받는 봉급 중 생활비를 뺀 나머지로 책을 구입했다. 조상대대로 전해오는 전답도 처분했다. 스물세 살 때 일이었다. 8년 만에 무일푼이 됐다. 쉬터리의 독서관을 옮겨 본다.

꽃과 책처럼 아름다운 것도 없다. 꽃구경하는 사람과 책 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뭔지 깨우치려면 독서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꽃 구경은 돈이 안 들지만 책에는 돈이 많이 든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세상 이치가 뭔지 모르는 허황된 사람들이다. 무슨 일이건 결과가 있어야 한다.” “책은 사람과 비슷하다. 세ᅟᅡᆼ에 꼭 필요한 사람과 없어야 될 사람은 극소수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즐거움보다 재미난 있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책도 흥미만 유발시키는 책이 더 많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건성으로 읽는 것은 시간 낭비다. 그냥 열권을 읽느니 그 시간에 한권 정독하는 편이 났다.”(P229)

 

중공의 5원로 중 한 분인 린보취(와 당찬 귀부인 주밍이야기 :

항일전쟁 승리 5개월 전, 린보취의 60세 생일잔치가 성대했다. 마오쩌둥, 주더, 저우언라이가 축하해 주었다. 그날 밤, 주밍은 제 발로 린보취의 토굴을 찾아갔다. 제지하는 경호원에게 일갈했다.

은사이며 인도자인 분에게 생일 선물을 갖고 왔다.”

린보취의 앞에서도 당당했다.

저의 애정을 선물하러 왔습니다.”

60세 생일날 린보취는 주밍의 예물을 마다하지 않았다. 며칠 후 26세의 주밍과 60세의 신랑의 결혼식이 열렸다. 린보취의 자작시 봄바람 타고 새 한 마리가 품 안으로 들어왔다.”

 

저우언라이가 이런 말을 했다.

중미 대사급 회담은 세계 외교사에 남을 마라톤 회담이었다. 15년간 136차례 열렸다. 실질적인 성과는 없지만, 천쉐썬을 돌려받은 것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천쉐썬은 36세에 MIT 공대 종신교수가 된 중공의 미사일과 로켓의 왕이다.

 

중국 황제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 어떤 혼란기라도 청소년 교육만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항일전쟁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책을 읽다보니 20세기 중국 대륙이 혼란 했을 때, 이름을 날리 던 사람 중에 古典을 깊게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고전을 배운 사람치고 신학문을 배척한 사람이 없더라. 공부는 옛것을 터전으로 새 것을 흡수해야 하는 거지 싶다. 21세기 한국의 청소년 교육은 해방 후 새 것, 서양 것, 미국식만 배웠고 가르쳤다. 전통은 모두 끊어졌다.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6 는 한길사에서 20178월 본문 373쪽 분량으로 초판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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