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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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니 나는 어떤 현상이나 사회 문제를 나름의 관점을 갖고 본다. 관점은 내 경험이 이성, 감성이 그때그때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방법으로 결정했던 과거의 기억이 만든 것이다. 직접 경험은 일부일 뿐이고 독서, 인터넷과 TV,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얻은 간접 경험이 대부분이다. 인터넷과 TV는 언론이다. 언론은 독자나 시청자, 청취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얻어야 하기에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사주나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만 않아도 다행일 정도다. 페이크 뉴스도 넘쳐난다. 하인리히 뷜의 <카타리나 블룸의 명예>가 언론의 비도덕적인 폭력이 인간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소설로 알려주었고, JTBC라 국정농단의 진실을 파헤치려고 노력한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언론을 탓할 수만은 없다. 나의 의도하지 않은 편향적 사고와 전문가들의 말이라면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는 의존적 사고도 문제다. 현상과 문제를 이해하고 결정하고 해결하는데, 내가 가장 문제인 거다.

 

사실에 근거해서 이해하고 결정하고 해결하려 노력하자는 책을 만난다. 스웨덴 겝마인더재단 공동설립자인 한스 로슬링과 아들, 며느리의 공동작인 <팩트풀리스>. 이미 알고 있는 사실과 근거도 있으나 정확한 사실 파악을 위해 저자가 고안한 물방울 도표 디자인‘Dollar street'는 멋진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특히 좌표의 원점으로 갈수록 수치가 커지는 그래프 방식은 탁월하다. 그래프에서 사실을 파악하는 것 못지않게 미래를 보라 한다.

<팩트풀니스>10가지 본능적 반응을 정의한다. 저자의 실수, 실패한 경험에 알 만한 사람들이 가진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으려 비판적으로 사고하라 제안한다. 데이터를 들이대며 주장하니 설득력이 있다. 독자는 책의 앞부분에서 13개 문항에 답해야 한다.(참고로 나는 6개만 맞추었을 뿐이다. 대부분 응답자가 침팬지의 응답 수준인 정답율 33%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내가 침팬지 수준보다 높았다고 자위할 수 없었다.)

 

한스 로슬링은 사람들이 세상은 둘로 나뉜다는 오해를 한다고 지적한다.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본능 탓이다. 이것이 간극 본능이다. 대표적인 것이 세계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누는 것이다. 실체가 없는 간극이란다. 세계는 선진국과 개도국으로 분할하기보다 완만한 다양성을 갖고 있다. 앞표지의 물방울 도표 디자인을 보면 단박에 공감할 수 있다. 왜 그런가? 과거의 지식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이 문장이 FACTFULNERR의 제안 출발점이며, 공감한다) 어떤 현상과 문제가 극과 극으로 갈라지지 않는다. 평균 비교를 조심하고, 극단 비교를 조심하며, 위에서 내려다보면 시야가 왜곡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한다.

 

우리는 나쁜 것에 더 주목하는 부정 본능이 있단다. 세계의 여러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하지만, 조용하게 발전한다고 보라 한다. 극빈층의 비율이 1800(85%), 1966(50%), 2017(9%)으로 감소한 데이터를 제시한다. 부정본능을 버리려면 평균은 분산을 숨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과거에 대한 기억은 대상을 미화한다. 보도는 선별적이다. 긍정적 변화는 훨씬 흔하지만, 그 소식은 우리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세상은 조금씩이라도 긍정적으로 발전한다.

 

인구증가 그래프를 통해 직선 본능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아동 인구는 균형을 이루고 성인 인구 증가가 채움 현상을 통해 더는 폭발적이지 않으리란 거다. 인구 성장을 멈추는 유일하게 증명된 방법은 극빈층을 없애고 교육과 피임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거다. 직선 본능을 억제하려면 세상에 다양한 곡선이 존재함을 기억하라.

 

공포에 떨면 상황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 ‘공포본능을 억제하려면 위험성을 계산하라. 실행하기 전에 공포가 진정될 때까지 결정을 유보하라.

 

어떤 수가 크든 작든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달랑 하나뿐이라는 걸 알아봐야 한다. ‘크기본능을 억제하려면 비율을 고려해라. 비교해라. 비교하지 않고는 절대 사실을 알 수 없다. 수치에서 80/20을 구분해 중요성을 판단해라. 수치를 나누어라. 크기가 다른 집단을 비교할 때 1인당 수치를 비교해 보라.

(베트남인들이 느끼는 전쟁의 크기 : 중국 > 프랑스 > 미국)

 

일반화 본능 : 어떤 설명이 범주를 이용한다는 걸 알아보고 범주가 오판일 수 있다고 생각하라. 고정관념을 깨려면, 내부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찾는다. (문화나 종교가 아니라 소득 수준에 따른다) ‘다수에 주의하라. %로 파악해야 한다. 다수는 51%~99%까지다. 예외 사례에 주의해라. 내 경험을 일반화하지 마라.(튀니지의 집짓기) 하나의 집단을 다른 집단으로 일반화할 때 주의하라(아기와 군인을 엎어 재우기). 생생한 사례가 일반사례가 아닐 수 있다.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호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운명본능이다. 사회와 문화는 계속 움직인다. 아프리카가 계속 가난할 것이라는 생각은 유럽인의 생각이다. 사회와 경제가 발전하면서 가치는 바뀐다. 가치가 불변하지 않는다. 더딘 변화는 불변이 아니다. (1%의 성장은 75년 후 2배 성장, 2% 성장은 35년 뒤 2배로 성장한다)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많은 기초 지식은 아주 빠르게 낡아 버린다. 우윤 채소처럼 계속 신선도를 유지해야 한다. 할아버지와 이야기해 보라.

 

단일 관점 본능 : 하나의 관점으로 보면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음을 보고 다각도로 해결책을 찾으려 해야 한다. 특정 생각에 찬성하거나 반대한다면 그 관점에 맞지 않는 정보를 볼 수 없다. 내 전문성의 한계를 늘 의식하라. 전문가는 자기 분야에서만 전문가임을 기억하라.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은 없다. 건강한 나라 중 가장 가난한 쿠바(정부가 모두 해결할 수 없다). 부유한 나라 중 가장 허약한 미국(시장이 모두 해결할 수 없다) 단순한 생각과 단순한 해결책을 조심하라.

 

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이 비난 본능이다. 지금 희생양이 이용되고 있다는 걸 알아본다면 비난 본능을 이해한 거다.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영웅보다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 교황의 지도력이 침실에 이르지 못한다. 사회를 꾸려나가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인 대다수의 사람이다. 토크빌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대통령이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요구한다. 사회기반과 기술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다급함 본능에서 사실 충실성이란 어떤 결정이 다급하게 이루어진다는 걸 알아보는 것이고, 다급히 결정해야 할 경우는 드물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두려움에 다급함이 더해지면 어리석고 극적인 결정을 내려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데이터를 신뢰해야 한다. 극적 조치를 경계해라. 우리가 정말 걱정할 일은 세계적 유행병, 금융위기, 3차대전, 기후변화, 극도의 빈곤이다.

 

11장은 사실 충실성을 실천하자며 세계는 계속 변할 것이고 무지한 어른의 문제는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학교에서 배운 세계에 관한 지식은 졸업하고 10~20년이 지나면 낡은 지식이 된다. 그래서 어른의 지식도 계속 업데이트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p. 357)고 말한다.

 

책 앞부분에서 푼 13문항을 다시 푼다고 다 맞힐 자신이 없다. 당장 저자의 제안처럼 내가 변할 수도 없다. 하지만 하나씩 곰곰하게 생각하고 실천해 볼 일이다. 날을 잡아 갭마인더재단을 샅샅이 훑어 자료를 받아두면 여러 프리젠테이션에 도움이 될 듯하다. <팩트풀니스>는 김영사에서 20193월에 초판, 51일에 초판 15쇄를 473쪽 분량으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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