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9.2.20.()

뇌과학의 관점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강연 모음집이다. <과학 콘서트>와 알뜰 신잡에서 만난 뇌과학자의 관점은 어떻게 다를까 생각하며 읽는다. 창의성, 혁신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다른 책이 가진 관점과 같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수많은 양, 실험, 연습, 경험, 실패에서 나오는 것이란 말이다. 욕망은 결핍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전문용어가 많지 않고 강연을 텍스트로 옮긴 거라 읽기 쉽다. 읽고 나니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 열두 개 강연이라 열두 발자국이라 제목을 지었다. 강연의 요지를 옮겨본다.

 

선택하는 동안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 마시멜로 첼린지(스파게티 20, 접착테이프, , 마시멜로)를 통해 인센티브가 무리한 계획을 세우게 함을 소개한다. 마시멜로라는 인센티브는 과제에 집착하게 해 더 나은 결과에 도움이 되지 않듯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합리적 의사 결정보다 직관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70% 확신만 들면 시행하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의사결정을 한 후 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잘못했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조정하라라고 한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타인의 욕망을 내 욕망인 줄 착각하도록 부추기는 세상이다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일단 시도하라. 시도하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정재승은 물론 혁신에 관련된 책이라면 모두 강조하는 명령이다.

 

결정 장애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 정재승은 프랙털 기하학(작은 세부구조가 전체 구조를 닮아 있는 패턴)에서 복잡계 과학(우주 만물에 깃든 복잡성의 근본 원리를 탐구)으로 관심사를 바꾸었다고 고백한다.

인간은 20세기까지 호모이코노미쿠스라는 테두리에 머물렀다. 인간은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휠씬 복잡하다. 의사를 결정할 때 경제적 이득, 사회적 관계, 과거의 경험, 주의 집중, 편견과 선입견, 도덕과 윤리 등 많은 요소를 두루 고려하고 판단하며 최종 의사결정을 한다.

결정 장애(햄릿 증후군) 현상의 예로 썸 타는 거, 큐레이션(정보량의 기하급수적 증가와 빠르고 간편한 접근성 탓에 데이터 스모그를 경험하기 때문에), 선다형 문제 풀이에 익숙한 경험을 떠올린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안 해 본 사람이 더 크다. mindset(마음가짐)이 중요한데 성장형 마인드 셋을 강조한다. <일취월장>에서 말한 성장형 사고방식과 같은 의미다. , 잘하는 것만 해왔던 아이들은 칭찬에 민감하고 인정욕구가 강하다. 칭찬 받지 못한 일은 아예 안한다. 이에 견주어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느냐보다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인 사람들은 실패할 것 같은데도 그것을 선택하고 빨리 회복한다. 넉넉하게 살다 보니 자신만의 지도를 그린 경험이 없고, 자신의 욕망을 대면할 기회도 없었던 사람에게 결핍이 욕망을 만든다를 알게 해야 한다. 결정 장애 원인 중 하나가 과 순응 행동(excessive conformity)'으로 인정욕구 탓이다. 신중함이 절대적 미덕으로 간주되는 상황에서는 기민한 의사결정 기회를 놓치기 쉽다. 결정 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책을 많이 읽고 고민해보기를 추천한다. 스스로 가치를 평가해 의사결정해보거나 Memento Mori를 떠올려보라 한다. 감정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결정을 내리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결핍 없이 욕망할 수 있는가 : 결핍이 우리를 성장시킨다. 우리는 결핍 없는 삶을 원한다. 어린 시절의 결핍이 삶의 원동력이다. 강제와 과잉은 거부를 낳는다. 요즘 청소년들은 결핍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스스로 나이게 하고 싶다고 하지 않는다. 세상이 세팅한 구조에 자신의 삶을 구겨 넣고 있다. 학습된 타인의 욕망을 내 욕망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다. 동력을 잃게 되면 좌절하고 마는 까닭이다. 결핍이 많으면 충동 억제력이 떨어진다. 물질적 자원 고갈이 정신적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 결핍의 긍정, 부정적인 면을 안다면, 결핍 경험은 열등감이나 정신적 병균이 아니다. 결핍 경험을 삶의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도록 당당하게 대면할 용기를 가져라. 결핍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인간에게 놀이란 무엇인가 : 뭐하고 노세요?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놀이가 삶의 화두여야 한다. 놀이란 생산적인 결과물이 아닌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위다. 구글은 놀이에서 혁신을 찾는다. 놀이는 사회성을 배우게 한다. 놀이의 매력은 자발성에 있다. 나는 어떻게 놀 때 가장 행복한가?

 

우리의 뇌도 새로 고침할 수 있을까 : 40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답일 수 있는 강연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말한 산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드문 현상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저 존재할 따름이다.”를 생각한다.

처음엔 목표 지향적인 행동을 하지만 나중에는 습관으로 옮겨 가는 게 우리의 일상이다. 우리의 삶의 진폭은 그리 크지 않다. 관심 있는 것에는 에너지를 투자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습관대로 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진폭이 줄어들거나 고정돼 새로 고침이 더 어려워진다. 습관 벗어나기, 인생의 새로 고침은 그만큼 어렵다. 절박함이 새로 고침할 수 있게 한다. 그러기 위해 메멘토 모리를 기억하라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20% 정도를 열어두고 새로움을 시도하는 삶을 살자.

 

우리는 왜 미신에 빠져드는가 : 15~18세기 유럽에서 마녀사냥으로 죽어간 여성이 20만 명이다. 소중한 삶이 불합리한 요소들에 영향을 받고 있다. 미신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회의주의자로 살아가기를 권한다. 회의주의적 삶의 태도는 어떤 것도 쉽게 믿지 않고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려 애쓰는 태도다. 어떻게 살 것인가? 상충하는 욕구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금기를 깨는 통쾌함을 맛 보라. 의지와 노력으로 행복을 스스로 결정하자. 그래야 합리적인 사회가 만들어진다.

 

합리적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 헬로키티를 가지고 눈과 입에서 타인을 감정을 읽는 동서양을 비교한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세상과 연결하는 경험을 즐긴다. 은유란 최고의 창의적 발상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이 가진 창조성의 근원을 은유라고 말한다. 창의성이란 개념을 연결하는 것,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사람과 지적 대화를 즐겨라. 소크 연구소의 창의적 아이디어는 천장 높이 3.3m. 운동, 수면, 독서, 여행, 여러 사람과의 지적 대화로 세상으로부터 자극을 받아야 창의성이 개발된다. 창의적인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순간이 있을 뿐이다.

 

인공지능 시대, 인간 지성의 미래는? : 인공지능을 제대로 배우거나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것에서 인간의 존재 가치를 높여야 한다. 기계적 공정함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쟁 일변도의 학교교육은 획일화된 정량평가에 매몰된 상황이다. 이들이 졸업 후 나만의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해답을 제시하는 능력이 없다. 시도와 실패가 성취의 밑거름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문제 중심 교육, 경쟁보다 협력,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 기술수명보다 인간 수명이 긴 시대에는 평생학습이 꼭 필요하다. 미래의 기회는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를 통해 학습하려는 자들에게 열려 있다.

 

혁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 양자역학 창시에 기여한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Marx Plank) - “하나의 혁명적 아이디어가 세상에 퍼지고 결국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기성세대가 설득되어서가 아니라, 그들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젊은 세대가 주요 세대로 등장하면서 바뀌는 것뿐이다.” 정재승은 히피 문화와 정신이 디지털 시대를 열었다고 해석한다. 우리에겐 인지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려고 하는 의지, 노력, 능력 이런 것들이 결국 혁명을 이루어낸다.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에 도전하는가 : 안데르스 에릭슨의 ‘1만 시간의 법칙이 말콤 글래드웰에 의해 나에게 오다. ‘철이 든다는 시대의 욕망을 나의 욕망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이를 학자들은 템 합리화 이론이라 이름 붙인다. 창의성 연구에서 양은 질을 예측하는 중요 지표다. 화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는 모두 창의적 발상에 중요한 과정이다.(학부 교육학 내용은 수정돼야) 집단지성이 창의적이다는 연구와 내성적인 사람이 몰입하여 얻어내는 발상이 창의적이라는 연구가 공존한다. 몰입과 멀티태스팅도 마찬가지다. 창의성은 연결이다.

인생은 탐험인가 마라톤인가? 정답은 모른다. 내 삶의 철학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 질주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뇌라는 우주를 탐험하며, 칼 세이건을 추억하다 : 우리 대화의 65%가 뒷담화다. 백인천 프로젝트(진화 생물학자 스티는 제이 굴드의 가설 : 4할 타자가 멸종된 것은 메이저리그라는 생태계가 안정([시스템 안정화] 될수록 최고 타율과 최저 타율의 차이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이론) 창의성은 학습에 의해 증진된다.

 

<열두 발자국>은 어크로스에서 20187월 초판 1쇄가 나왔고 12월에 초판 22쇄가 나왔다. 399쪽 분량이다.

은유란 최고의 창의적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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