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하는 지성 - 21세기 뉴 노멀 사회의 도전 나남신서 1977
염재호 지음 / 나남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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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서점에서 샀던 책이 앨빈 토플러의 <3의 물결>이었다. 학창시절 어떤 선배는 <3의 물결>이 책꽂이에 꽂혀 있는 걸 보고 나를 포섭대상으로 삼았다고 했다. 읽지 않았던 그는 책을 불온서적으로 본 거다. 아마도 15년이 지나서야 직장에 정보사회에 들어섰다는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여러 정책들이 만들어지고 공유되기 시작했고, 연수에 참석하면 정보화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떠드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나에게 앨빈 토플러의 책처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기를 바라며 <개척하는 지성>을 선택한 거다. 저자는 고려대 염재호 총장이다. “미래사회와 조직이란 강좌를 여러 해 가르치며 부모, 선생님이라는 기성세대의 경험에 따라 학생들에게 조언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워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책을 읽어가며 나이 먹었다고 모두 꼰대는 아니다.’ 꼰대는 자기계발하지 않고 과거 자신이 경험에만 의지해 충고하는 사람이다. 염총장은 21세기를 이끌어갈 후배들에게 역사를 끌어들여 문명사적 전환기에 있었던 고통과 극복 사례를 들려준다. 두려워하지 말고 준비하자고 다독인다.

 

5개장으로 구성한 <개척하는 지성>

1장에 21세기 문명사적 대전환이란 주제로 18~20세기까지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자고 제안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빅토르 위고를 입을 빌려 미래는 여러 가지 읾을 갖고 있다. 약한 자들에게는 불가능이고, 겁 많은 자들에게는 미지이고, 용기 있는 자들에겐 기회이다.”라고 말한다.

18세기 러다이트 운동을 극복하고 19세기에 기술 진보의 혜택을 누렸고, 전기를 사용한 대량생산체제라는 새로운 생산시스템은 표준화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풍요로운 20세기는 과잉소비로 심각한 환경파괴라는 부작용을 겪었다. 실업 문제는 서유럽과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전통으로 이어지는 코포라티즘coporatism(노동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정책결정에 참여케 하는 보수정치와 진보노동의 정책 연합)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술 진보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모순은 다양한 정책적 대응이나 새로운 사회 시스템 설계로 해결해왔다. 그러니 20세기말 기술 진보로 기업의 다운사이징 등 노동의 종말이라는 사회적 위기도 새로운 사회 시스템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충격적이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기업 조직을 통해 고용이라는 방식으로 자신의 전 생애의 생계를 영위하겠다고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직업선택의 길이 될지 모른다.”는 거다. 수치로 제시한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스페인, 그리스, 프랑스, 중동국가의 청년 실업률이 비하면 낮다. 저자는 청년 실업 문제는 전 지구적 문제라고 본다. 적은 근로시간만 이하고 보다 많은 시간을 자신과 가족과 함께 보내며 삶의 질을 높이라는 리프킨의 조언을 소개한다. 워라벨 말이다. 노동시간이나 작업량보다 프로젝트 결과나 일의 질적 가치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노동의 변화가 빠르게 나타남을 보여 준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원인을 저자는 지난 50여 년간 고도경제성장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성공의 신화에서 한국이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20세기에 성공한 모델이 21세기에도 유효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지난 성공비결보다는 새로운 문제해결 방식에 도전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형식지와 추격형모범생을 버리고 암묵지선도형인재가 필요하다.

 

2, 인류의 진화와 변화의 속도에서 반도체와 컴퓨터의 발전으로 인간이 보유한 정보량이 급속히 팽창하고, 통신기술 발전에 따라 네트워크화 되었으며, 인간 수명이 빠르게 연장되고 생명공학이 비약적 발전을 하는데 이 모든 것이 빠르게 발전하며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판단한다. 수명 연장에 따라 가족, 결혼, 교육, 직업, 성 등에 관한 사회적 인식들도 변하고 있음을 본다.

 

3, 새로운 미래와 일에서 고용시대는 끝났다며 일본의 프리터와 우리나라 단기 계약 노동을 소개한다. 고용보다 네트워크를 활용한 단기적 참여가 많아질 것이라 예견한다. 개인화된 노동의 시대가 올 거라며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기모경제’gig economy라는 경제방식을 직업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하고 있단다. ‘기모상황에 알맞게 문제를 잘 찾아내고 그 해결책을 재치 있게 처리할 수 있는 슬기나 지혜를 뜻한다. 단기 계약과 보상이란 시스템이 일반화될 거라는 얘기다. '9 to 5'로 일하는 방식은 급격하게 줄어들 거란다. 정보화, 자동화, 로봇화, 무인화 등 제 4차 산업혁명이 확산되니 개인들은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 위해 끝없이 새로운 학습을 해야 하는 평생학습사회가 될 거란 예측이다.

 

4장 뉴 노멀사회에서, 게임, 여행, 워라벨, IoT, 로봇, 인공지능, 항공여행의 일상화가 뉴 노멀이 될 것으로 본다. 뉴 노멀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정부가 대응할 방향으로 매슬로우의 인간의 욕구 5단계설에 따라 기초적 생리욕구의 관점에서 주택문제를 보고, 안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등 정부의 서비스 기능을 찾아보라는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기업은 인재개발과 육성 패러다임을 바꾸고 협업하고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를 중요한 가치로 봐야하며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대학의 대응에서 우리나라 인구의 2% 정도가 박사학위를 잦고 있단다. 지식의 반감기가 7(역사학)~13(물리학) 정도니 학위로 먹고사는 시대는 갔다고 본다.

 

5장 뉴 노멀에 적응하기와 개척하는 지성에서,

하나, “기존의 노멀에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던 요소들을 포기해야만 뉴 노멀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하나, “뉴 노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나, “ 새롭게 변화하는 뉴 노멀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도전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자신만의 개척하는 지성의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좋은 조언이나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기득권을 지키려고 애쓰지 마라 정도는 받아들인다)

20~30년 후를 생각하면, 5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누리게 돼 돈보다는 문학, 역사, 철학에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케나다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훌륭한 아이스하키 선수는 퍽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지만 위대한 아이스하키 선수는 퍽이 향하는 곳으로 달려간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한다.

뉴 노멀에 적응하기 위한 조건들로 포기’(청일, 러일전쟁의 승리라는 성공신화가 태평양 전재의 실패 원인이라는 일본 내 분석 : 함포사격을 중요한 승리요인으로 본 것이 레이더에 견줄 때 실수다)를 들며, 기득권으로 평생 보장을 받으려는 생각을 빠르게 포기해야 뉴 노멀에 적응하라 한다. 역사상 제국은 타민족에게 얼마나 개방적이었는가에 달렸었다(스페인의 유대인과 이슬람 문화 수용 발전, 그리고 유대인의 네덜란드로 이주. 미국의 저력)고 말하며, 도전 없는 성공이 없음도 강조한다.

 

개척하는 지성의 특징으로 컴퓨터나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노동력을 소유한 프로페셔널이 돼라. 자신만의 암묵지, 독창적인 상상력, 남다른 문제 해결력, 지적 능력과 감성능력, 실천능력을 함께 갖추라 한다.

암묵지와 관련하여 몽테뉴의 말을 빌려 다른 사람의 지식을 전수받아 지식인이 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지혜를 통해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엄청나게 많은 양의 독서와 형식지 습득을 통해서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암묵지를 새롭게 개발하라. 지연현상, 사회현상, 인간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력과 열정’(1만 시간의 법칙), ‘공감능력 키우기’(인문학에 대한 이해), ‘역사학 배우기’, ‘독창성도 키우라고 조언한다.

 

<개척하는 지성>은 나남출판사에서 201811월 본문 335쪽 분량으로 내놓은 신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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