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윌리엄 F. 러디먼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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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PLOWS, PLAGUES, and PETROLEUM

2019.1.1()

지리교육학에 전공필수로 기후학이 있었으니 전공서적이려니 생각하며 구입해 읽었다. 저자 윌리엄.F.러디먼이 이 책으로 과학도서상을 받았다니 과학 서적이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처럼 <농경, 전염병, 석유>가 원제나 출판사에서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로 제목을 정했으리라. 다이아몬드가 총균쇠로 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을 풀었듯이 리디먼도 지구 기후의 변화와 전망을 농경, 전염병, 석유(화석연료)로 풀어간다.

 

산업혁명과 함께 사용량이 폭증한 화석연료인 석탄과 석유가 환경오염의 주범이고, 지구온난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상식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고생물학을 전공한 윌리엄.F.러디먼은 40여 년 간 연구의 결과로 농경의 시작과 전염병이 지구 기후에 미친 영향이 결코 적지 않음을 밝힌다. 장구한 시간동안 누적된 농경과 전염병의 영향은 18세기 이후 화석연료가 기후에 미친 영향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농경의 시작이 기후에 영향을 미쳤다전염병이 기후에 영향을 미쳤다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윌리엄.F.러디먼은 수많은 표와 그림을 제시하며 연구 방법과 결론을 이끌어 내는데 이는 책 제목 중 어떻게에 해당한다.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

‘1부 지구 기후를 통제하는 요인에서 지구과학 분야에서는 지구는 오래된 행성이다’, ‘거대운석이 지구와 출동하여 유기체의 대다수를 멸종으로 몰아감으로써 진화에 얼마간 기여했다’, ‘알프레드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기후과학 혁명을 네 가지 혁명으로 다룸을 알려 준다.

 

‘2부 자연이 통제하다에서 지질학에서 시간을 표기하는 방법을 배운다. 예를 들어 지금으로부터 250만 년 전이면 ‘BP 250만 년이다. BPBefore Present. 150여 년 전에 지구 궤도의 작은 변화가 기후에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지질학과 천문학이 어우러져 만든 결과다.

하늘에서 태양의 높이, 태양이 전달하는 복사 에너지의 양은 지축의 기울기와 지구궤도에서 지구의 위치가 상호 작용한 결과라는 사실을 16세기 천문학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지구 궤도면에 대한 지축 기울기의 변화가 기후를 변화시키는 첫 번째 방법이다. 지축 기울기는 41000년 주기로 작게 변화하는데 위도 45도 이상 지방에 전달되는 태양 복사에너지양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든단다. 기후를 변화시키는 두 번째 방법은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형인 까닭에 태양과 지구의 거리를 달라지게 만드는 이심률(타원율 ellipticity 이라는 이심률은 10만 년 주기로 변화한다)과 지축의 세차운동(precession 회전하는 팽이에서처럼 자전축 자체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운동)이 원인이다. 이심률과 세차운동은 함께 작용해 지구에 실제로 다다르는 태양 복사 에너지양을 결정한다.

1940년대 말 윌러드 리비(Willard Libby)와 동료들이 개발한 방사성 연대측정법이 빙상에 남아있는 일부 퇴적물의 연대를 측정할 수 있게 해 기후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 했다.

놀라운 사실은 태양 복사에너지가 최대일 때는 축 기울기 주기(41000)와 세차운동 주기(22000)가 만들어내는 최고점이 거의 일직선을 이룰 때였다. 가장 최근에 그러한 현상이 벌어진 것은 16000~6000년 전이었고, 그때 북반구의 거대 빙상은 거의 다 녹아내렸다는 연구 결과다. 지구 궤도 변화가 몬순의 주기를 결정한다는 사실도 몬순을 대기대순환으로 이해했던 수준을 벗어나게 한다. “지구 궤도가 몬순을 좌우한다는 존 쿠츠바흐의 학설은 지구 궤도가 빙상을 좌우한다는 밀란코비치의 학설과 그 중요성에서 쌍벽을 이룬다"(p.98)

저자는 기후 변화가 포유류 멸종의 주요인이라는 주장에 반대하며, 그 원인이 인간과 관련 있다고 여길 만한 타당한 이유를 찾아보고자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책을 낸 이유다. 여기에서 장 자크 루소가 200여 년 전 고결한 야만인(noble savage 생존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사양할 뿐 그 이상은 조금도 탐하지 않고 환경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던 원주민)’이라 정의한 개념에 반기를 든다. 농업의 발견이 기후 변화의 주요인이라는 주장을 이어간다.


‘3부 인간이 통제를 시작하다에서 저자는 농사를 자연저긴 것이라기보다 인류가 지금껏 한 일 가운데 지표면을 자연 상태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나도록 만든 일대 사건으로 본다. 3부는 자연적 요소로는 온실가스(메탄과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하며, 늘어가는 인간 활동이 대안적 설명이 될 수 있음을 다룬다. 메탄과 이산화탄소의 농도 변화는 지구 귀도 주기에 따라가는 것이 자연스러워 만일 예측치에서 벗어난 것을 인위적 현상으로 본다. 자연만이 기후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라면 지구 기후는 제법 추워졌어야한다. 그런데 저자는 인위적인 온실가스가 자연적인 냉각화 현상을 상쇄하면서 온난화 효과를 낳았다고 본다. 인간이 기후 시스템을 좌우하는 힘으로 자연에 맞서게 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농업의 시작, 가축 사육, 관개 확산, 석탄 채굴, 화약 등 인간 활동이 기후 시스템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닐 로버츠의 <홀로세 : 5000년 전부터 시작되는 시기를 다룬 장에서 자연 길들이기라는 제목으로 육지는 이제 개척해야할 자원으로 떠올랐으며, 이러한 접근법에 대한 인간 활동 탓에 환경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심각하게 훼손되기 시작했다.>” 이는 유발 하라리의 견해와 비슷하다. 환경오염의 역사를 철학적으로 살필 때 중요한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꼭 참고 해야지.

인간과 인간 활동(벼농사를 위한 관개, 가축의 사육, 바이오매스의 연소)은 지난 수천 년간 메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원인이다.(p.145) 자연적인 과정은 약 15000년 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초고였고 8000년 전까지는 수치가 줄어들었다. 그 이후 이사화탄소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것은 인간이 농사를 짓기 위해 숲과 초목을 대거 잘라낸 까닭이라고 둠스데이 조사(Domesday Survey 1089년 잉글랜드 1000미터 이하 경작지의 90퍼센트, 전원지역의 85퍼센트에서 삼림이 파괴됨)를 자료로 활용한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기후 시스템이 두 배의 이산화탄소에 반응한 결과는 지구 전반에 기온이 평균 2.5도 정도올라간다는 것이다. 만약 인간이 전()산업시대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았더라면 캐나다 북동부 일부 지역에서 비아작용이 시작되었을 것이고, 만약 전산업 시대와 산업시대의 온실가스가 연합작전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이 지역에 비하가 존재할 거라는 의미다. 인간이 방출한 온실가스가 빙하작용을 중단 시킨 것으로 보인다는 거다.

새로운 과학 개념은 테제, 안티테제, 진테제, 이론의 형성과정을 밟는데 저자는 머지않아 진테제와 이론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4부 질병이 기후 변화에 개입하다에서 따뜻한 바다보다 차가운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는 화학작용의 기본법칙을 배웠다. 세계적 규모의 전염병 통계와 얼음 코어 기록에 나타난 주요 이산화탄소 감소 시기는 전쟁이나 기근이 일어난 시기보다 세계적 유행병에 따라 인구가 감소한 시기와 더욱 분명하게 연관됨을 찾아냈다. 상관관계가 인과 관계는 아닐지라도 세계적 유행병은 대규모 인구 손실을 초래하고,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 기후가 추워지는데도 기여한다. 추운 기후가 인구 손실을 초래한 것은 아니다.

 

‘5부 인간이 통제권을 쥐다에서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에 비유하며, 반응시간이라는 기후의 지체 시스템에 대해 설명한다. 북반구에서 태양 복사 에너지 강도가 가장 높은 날은 621일이나 육지 여름 기온은 7월 중순이후가 되어야 가장 높아지는 것이 기후 시스템의 반응 지체다. 순수한 자연 세계라는 개념은 신화라며,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바라보는 과학과 정치를 견준다. 환경보호주의자와 기업은 통계와 연구 결과를 아전인수하여 활용함을 개탄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우리 손자손녀 세대는 1800년대 말에서 21세기 초반까지 짧았지만 운 좋은 버블시기’, 즉 억세게 재수 좋은 인류 몇 대가 대체로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지도 못한 채 그 선물들을 대부분 써버린 시기였노라고 회고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인류는 어떻게 기후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는 에코리브르에서 본문 382쪽 분량으로 20176월 초판을 내놓았다. 윌리엄.F.러디먼의 연구 결과인 지구 기후 변화에 농사와 전염병이란 인간과 인간 활동을 찾아낸 것으로부터 카프카가 말한 책은 도끼여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는 기쁨을 느낀다. 저자의 40년 연구 결과를 한 권 책으로 배울 수 있어 멋진 겨울 추억을 만든다. 환경에 대한 철학적 배경에 <홀로세>로부터 지식을 추가할 수 있음도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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