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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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살아보니

2018.9.16.()

김형석 교수의 책을 만난 것은 35년쯤 됐으리라. 온전하지 않은 상태로 집안에 뒹굴던 것을 읽은 거다. 책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즈음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을 읽어가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것으로 기억한다. 2018. 97세임에도 건강하게 활동하며 글을 쓰는 김형석 교수의 에세이 <백년을 살아보니>를 읽는다.

에세이를 사 읽는 일은 드문 일이다. 내 취향을 아는 선배가 이 책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며 읽어보라 빌려준다.

 

똑같은 행복은 없다는 행복론, 결혼과 가정에 사랑이 있는 고생은 기쁨이라는 인생이야기, 우정과 종교, 돈과 성공, 명에를 다룬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노년의 삶으로 나누어 풀어 놓았다. 서문에서 당신은 육필 원고만 제공했을 뿐이라고 밝힌다. 여기까지만도 쉽지 않은 대단한 일이다.

 

김교수의 행복론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고,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유지해야하며, 경제적으로는 생활의 기초필요조건을 갖춘 중산층이면 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지혜와 통찰이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침을 들어가며 알렉산더의 삶과 견준다. 소유는 상실했을 때 고통과 불행을 느끼게 하니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자는 말이다. 정신적 가치추구를 목표로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은 국민의 80% 이상은 100년 이상에 걸쳐 독서를 한 나라지만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는 그 과정을 밟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통계치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에세이라 아쉽다.

영국 작가 키플링의 작품에서 숲 지킴이의 홀로 사는 삶(일을 할 때는 작업복을 입지만 저녁식사는 말끔하게 신사복으로 갈아입고 저녁식사를 마치면 다시 작업복으로 갈아입는)을 꺼내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고 김대중 대통령도 가택연금 당시 안방에서 거실로 나올 때 정장 차림으로 출근하는 삶의 태도를 가졌음을 떠올린다. 성장과 행복의 기준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에 기준을 두어야 한다.

경제는 중산층에 머물면서 정신적으로는 상위층에 속하는 사람이 행복하며, 사회에도 기여하게 된다.”고 행복조건으로 경제를 정의한다.

감사하는 마음이 행복의 요건이라며 손기정 옹의 세금이야기, 고당 조만식 선생의 머리카락 이야기를 들려준다. 높은 희망과 가능성이 행복이라는 임어당의 생각을 기억한다며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과 공존한다고 한다.

 

결혼과 가정에 대한 입장은 소박하다. “이기주의자는 사랑을 하지 못 한다.” “결혼은 사랑의 출발이다.” “실연을 해도 사랑을 해봐야 더 귀한 인간적 성장을 이룬다.”며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결혼을 하지 않아 따뜻한 사랑을 체험하지 못했노라고 말한다. 감정이 아름다운 여자로 사는 삶과 욕심보다 지혜, 지혜보다 자녀 사랑이 자연스러운 자녀의 성장을 이끄는 부모의 역할이라고 경험을 풀어 놓는다.

고칠 민족성에 대한 답변으로 흑백논리라고 말한다. 조선이 주자학과 같은 형식 논리를 취하는 동안에 흑백논리라는 민족적 전통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낯설다. 물리학자들이 색팔면체 설명으로 흑백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색깔이라며 실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중간의 회색을 나쁘게 보지 말자는 뜻을 담고 있다. 회색을 모두 배제하면 삶의 현실을 내팽개치는 거란다. 사람의 장점과 단점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이 기독교도 임에도 절대주의 신앙을 배제해야한다고 주장하며, 플라톤을 경계하는 것은 그의 최고의 이상은 인간애의 정신과 과정을 배제하기 때문이란다. 죽음은 자연의 섭리다. 누가 오래 살았는가를 묻기보다는 무엇을 남겨 주었는가를 묻는 것이 역사란다.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에서 강 이편에서 강 저편을 탐하지 말라고 타이른다. 하 사람의 인생은 대나무가 자라는 것과 같다. 마디마디가 단단해야 한다. “돈은 악마와 같이 우리를 유혹한다.”며 소개한 독일의 세 강도 이야기가 재미있다.(길 떠난 세 강도가 황금덩어리를 발견하고 돌아오는 길에 욕심 탓에 배에서 떨어뜨리고, 칼과 독술로 서로를 죽인다는) 베푸는 보람을 깨닫고 실천하는 동안 개인과 사회는 성장과 발전을 거듭한다.

 

늙음은 말없이 찾아온다니 그리 알아둘 일이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며 공부하거나 취미생활하고나 봉사활동 하란다. 내기 푸대접 받았어도 상대방을 대접할 수 있는 인품, 모두의 인격을 고귀하게 대해 줄 수 있는 교양, 그 이상의 자기수양은 없다고 삶의 지혜를 나눈다. 97세에도 구름사진가의 꿈을 꾸는 김교수는 늙지 않았다.

 

<빽년을 살아보니>20168월에 초판이 나왔고, 20187월에 23쇄를 찍었다. 본문 300쪽 분량이며, 뒷 표지은 인생의 황금기는 60~75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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