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에서 <에세> 완역판이 나왔다(이하 민음사판). 1권을 읽던 도중 파본인 걸 발견해서 교환하느라 흐름이 끊겨버렸다. 그 사이에 (어김없이) 많고 많은 책들이 치고 들어와 버리고... 그래서 예전에 읽었던 책세상의 <수상록 선집 : 식인종에 대하여>(이하 책세상판)과 비교해 읽으며 워밍업을 해보기로 했다. 일종의 마중물이랄까ㅋ 그러다가 궁금한 점을 발견! 자세한 리뷰는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 궁금한 점만.
















책세상판은 다음과 같다.


제1권 30장 식인종에 대하여

제3권 6장 마차들에 대하여

제1권 36장 소카토에 대하여

제1권 50장 데모크리토스와 헤라클레이토스에 대하여

제2권 19장 신앙의 자유에 대하여

제3권 11장 절름발이에 대하여


'해제' 및 '더 읽어야 할 자료'도 좋으니 놓치지 말길.
















가장 궁금한 건 3권의 주석 때문.



1.

민음사판 3권 p225

헤르모게네스

주석148) 헤르모게네스는 수건이나 타월을 훔치는 도적으로 알려져 있다.


책세상판 p62

헤르모게네스

주석 90) 고대 그리스의 건축가 헤르모게네스Hermogenes(기원전 3세기 후~기원전 2세기 초)를 말한다. 소아시아의 프리에네 출신으로, 도리스 양식을 비판하고 이오니아 양식의 비례에 대해서 새로운 체계를 고안했다. 프리에네에 아테나 폴리아스의 제단을 세웠다.



2.

민음사판 3권 p447

이리스는 타우만티스의 딸이다.

주석256) 무지개 이리스는 신들의 전령인데 그의 아버지는 (반은 사람이고 반은 말이라고 하는) 텐타우로스인 타우만티스로서 '경탄', '놀람' 등의 뜻을 담고 있다.


책세상판 p121

이리스는 타우마스의 딸이다.

주석 161) 타우마스Thaumas는 그리스어로 '경이'라는 뜻으로, 그리스 신화에서는 바다의 신 폰토스와 대지의 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바다의 신'이다.


→ 나처럼 고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독자는 포털사이트의 검색기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책세상판의 주석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민음사판의 주석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헤르모게네스가 타월 도둑이라거나 이리스가 텐타우로스인 타우만티스의 딸이라는 부분은 출처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두 책의 주석의 내용이 너무 상이하다. 어느 쪽으로 읽어도 나 같은 독자야 재밌는 건 매한가지지만ㅋ



3.

민음사판 3권 p226

호라스는 호라티우스의 오타 맞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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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입문 니체 아카이브
베르너 슈텍마이어 지음, 홍사현 옮김 / 책세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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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으로도 마무리로도 무방한 책. 니체에 대해 알고 싶거나, 저작을 읽고 정리가 필요할 때도 요긴하다. 니체의 저작들의 정체성과 궤를 같이하는 느낌이 든다. 자, 다음은 <살로메, 니체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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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환상 소설
에드거 앨런 포 외 지음, 이탈로 칼비노 엮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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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 칼비노가 선별한 환상 문학 단편 모음집. 시각적 환상/일상적 환상으로 구분한 1,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 서두에 칼비노의 소개글이 있는데, 대부분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작품 감상 후 읽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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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장교가 물었다. "Wieviel Stuck?"(몇 개) 그러자 하사는 단정하게 경례를 붙인 뒤 650‘개‘이며 모두 준비가 되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버스에 태워 카르피 역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는 기차와 호위병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서 우리는 최초의 구타를 당했다. 너무나 생소하고 망연자실한 일이서서, 몸도 마음도 아무런 통증을 느낄 수 없었다. 단지 무척 심오한 경이로움만을 느꼈을 뿐이다. 어떻게 분노하지 않고도 사람을 때릴 수 있을까? - P17

우리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고 죽을 때까지 왼쪽 팔뚝에 문신을 지니고 살게 될 터였다. - P35

낯선 외국어가 모든 사람들의 정신의 밑바닥으로 돌덩이처럼 떨어진다. ‘기상‘. 따뜻한 담요가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경계, 잠이라는 튼튼하지 못한 갑옷, 고통스럽기도 한 밤으로의 탈출, 이 모든 것이 산산조각난다. 우리는 다시 무자비하게 잠에서 깨어나 벌거벗고 연약한 상태에서 잔인하게 모욕에 노출된다. 이성적으로는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긴, 다른 날과 똑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너무나 춥고 너무나 배고프고 너무나 힘이 들어 그 끝은 우리와 더 멀어진다. 그러므로 회색빛 빵 한 덩이에 우리의 관심과 욕망을 집중시키는 것이 더 낫다. 빵은 작지만 한 시간 후면 틀림없이 우리 것이 된다. 그것을 집어삼키기 전까지 5분 동안 그것은 이곳에서 우리가 합법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변할 수 있다. - P94

오, 눈물이라도 흘릴 수 있다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대등하게 바람과 맞설 수 있다면! 영혼이 없는 텅 빈 벌레로 사는 이곳에서는 그럴 수 없다. - P105

인간의 본성에 따르면 슬픔과 아픔은 여러 가지를 동시에 겪더라도 우리의 의식 속에서 전부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원근법에 따라 앞의 것이 크고 뒤의 것이 작다. 이것은 신의 섭리이며, 그래서 우리가 수용소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자유로운 삶에서, 인간이 만족할 줄 모르는 존재라는 말을 그토록 자주 듣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인간이 애초에 완전한 행복의 상태를 누릴 수 없어서라기보다 불행의 상태가 지니는 복잡한 성질을 늘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없이, 차례대로 늘어선 그 불행의 이유들이 단 하나의 이름을, 가장 큰 이유의 이름을 갖게 된다. 그 이유가 힘을 잃어버릴 때까지 말이다. 그런데 그때 우리는 그 뒤로 또 다른 이유가 등장하는 것을 본다. 비탄에 잠길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뒤로 또 다른 이유들이 줄을 서 있다. - P110

그러나 우리에게 수용소는 벌을 받는 곳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끝이 정해져 있지 않다. 수용소는 게르만식 사회구조 한가운데에서 시간 제한없이 우리에게 부과된 존재방식일 뿐이다. - P125

그러나 수용소 안의 사정은 이와는 다른다. 여기서는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한시도 쉴 수가 없다. 모두 절망적일 정도로, 잔인할 정도로 혼자이기 때문이다. - P133

내가 보기에 증오는 개인적인 것이고 한 사람에게, 어떤 이름에게, 어떤 얼굴에게 향해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당시 우리를 박해했던 사람들은 이름도 얼굴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 책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멀리 있었고, 눈으로 볼 수 없었으며, 접근할 수도 없었다. ...또 이 책이 쓰인 그 몇 달 동안, 즉 1946년에 나치스와 파시즘은 정말 얼굴이 없는 듯했다. 그것들은 무시무시한 악몽처럼, 정확하게 그리고 당연하게 다시 허공 속으로 흩어져버린 듯했다. 새벽닭이 울면 유령들이 사라져버리듯이 말이다. 그런 유령 집단을 향해 내가 어떻게 분노를 키우고 복수를 바랄 수 있겠는가? - P268

나는 이런 설명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적 현상의 책임을 한 개인에게 돌려(끔찍한 명령을 실행에 옮긴 자들도 결코 무죄일 수 없다!) 설명한다는 건 옳지 않은 듯하다. 게다가 한 개인의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행동의 동기들을 해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가정들은 부분적으로만 사실을 변명하며 죄의 양이 아니라 질을 설명한다. 나는 솔직히 히틀러와 그의 뒤에 있던 독일의 광적인 반유대주의를 이해할 수 없다고 고백한 몇몇 진지한 역사학자들(블록, 슈람, 브라허)의 겸손함을 좋아한다.
이와 같은 일은 어쩌면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해되어서도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정당화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 P301

비인간적인 명령을 부지런히 수행한 사람들을 포함한 이런 추종자들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타고난 고문 기술자들이나 괴물들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들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괴물들은 존재하지만 그 수는 너무 적어서 우리에게 별 위협이 되지 못한다. 일반적인 사람들, 아무런 의문 없이 믿고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술자들이 훨씬 더 위험하다. - P303

물자 부족, 노역, 허기, 추위, 갈증들은 우리의 몸을 괴롭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정신의 커다란 불행으로부터 신경을 돌릴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완벽하게 불행할 수 없었다. 수용소에서 자살이 드물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자살은 철학적 행위이며 사유를 통해 결정된다. 일상의 절박함이 우리의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았다. 우리는 죽음을 갈망하면서도 자살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수용소에 들어가기 전이나 그후에는 자살에, 자살할 생각에 가까이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수용소 안에서는 아니었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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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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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근원적 질문에 대한 수많은 단상을 보여준다. 시 한 구절만 기억할 수 있다면 하루 중 유일한 배급식량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는 인간이란 어떠한 폭력에도 파괴될 수 없는 것 -마음을 가진 인간일 것이다. 과연 나는 어떤 인간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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