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나는 부업이 필요한 사람이다. 주업을 위해 부업을 해야 한다. 아마 주업과 부업의 경계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일에 주렁주렁 달린 하기 싫은 일들. 그나마 지금은 부업도 소중하고 때론 주업 못지않게 즐기고 있다는 게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다. 부업만 하던 사람에서 부업도 하는 사람으로 처지가 달라졌다. 그림책을 하는 한 이 팔자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 P23

매번 질문을 던지고 마감이란 시간 안에 야멸차게 돌아서는 그림책을 나는 계속 사랑한다. 이 변태스러운 사랑을 계속하고 싶다. - P51

지도를 그리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내가 얽매인 관념으로부터 홀가분해진다는 걸 알았다. 내가 원하는 건 매끈하게 잘 그린 그림보다 이야기와 보폭을 맞춰 걷는 그림이다. 오늘도 지도를 그린다. - P64

책은 나와 편집자 그리고 디자이너와 함께 머리를 모아 만들 수 있지만, 이야기는 우리의 노력으로 얻을 수 없다. 삶이 걷는 방향을 따라 움직이는 이야기는 더욱 그렇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살고 그 안에서 만난 이야기를 사람들과 함께 책으로 만든다. 이야기를 위해 삶을 살 수는 없지 않은가. - P75

가공의 인물을 만들고 모래알처럼 많은 은유를 고르고 고르는 일이 창작자의 업이라면,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으려는 노력도 그 안에 포함되어야만 한다. 완벽한 언어를 찾고 치장하는 일에 앞서 미리 짐작하고 판단하고 섣부르게 나누지 말아야 하는데 사실 나도 자신이 없다. - P98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우리 손으로 단돈 만 원이라도 벌 방법과 지치지 않고 웃는 방법이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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