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나는 지나간 나날에 배신을 당했다. 나이가 들어 죽음도 가까워지고 후회할 수도, 회상할 수도 없게되었다. 나는 헛되이 눈물을 흘린다.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이 또 있을까. 아아,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하루도 내 것이었던 날이 없었다. - P76

나의 목소리는 뼈와 가죽 부대 속에 갇힌 꿀벌과 같도다.
이는 악기의 건반처럼 흔들리고……
얼굴은 허수아비……
귀울음은 그치지 않고
한쪽 귀에서는 거미가 줄을 치고
다른 귀에서는 귀뚜라미가 밤새 노래 부른다
카타르는 씩씩거리며 잠을 방해한다
이것이 나에게 영광을 준 예술이 이끌어 온 결말이다
가난하고 늙어빠진 몸은 지칠 대로 지쳐
나는 죽음이 어서 구원하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피로는 나를 부수어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나를 기다리는 안식처는 죽음뿐이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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