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나라의 소녀 3
나가베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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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분야에서 소녀는 왜 항상 이런 식으로 소비되는가. 여기서 소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소녀는 (타인들은 다 아는)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고,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타인들은 잘 아는) 이유를 모르며, 그 해결책 역시 모르므로 타인에 의지한다- 이때 의지한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무지함으로 무장된 소녀라는 객체는 대부분의 정보에서 제외되어 있으며 스스로 보호할 능력조차 없어 의존적일 수 밖에 없다.

 

지능도 주체성도 거세된 수동적인 장치로서 존재하는 '소녀'. 완전무결함, 선함, 순수함 등으로 대상화된 이 장치는 왜 이토록 반복적으로 사용되는가?

이런 장치의 사용이 비단 이 작품만은 아니고, 만화 장르에서 빈번한 클리셰(캐릭터, 장면, 감정 표현이나 처리 방식) 등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젠 좀 지겹다. 의미도 모른 채 반복 재생산되는 것들과 그것을 소비한다는 것에 어떤 식으로든 책임이 따르고 있는 건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제목이 <바깥 나라의 소녀>인데 도대체 소녀는 어디에,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 걸까?

의문이다.

 

게다가 재미없다. 진행 속도가 너무 더딘 데다 캐릭터 간의 구조도 빈약해 그들의 독특한 생김새를 제외하고 더 이상 매력을 찾기가 힘들었다. 2권에서 뭔가 일어나는 것 같아서 기대를 했더니 3권도 지지부진. 이 작품의 속도는 나와는 맞지 않음을 확인했다. 

​여기서 끝- 이 다음 어떠한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도 전혀 궁금하지 않다. 그러니 안녕. 이만 내 책장에서 방을 빼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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