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드디어? 드디어라고 이야기하면 이상한걸까. 한 달에 책 2권쯤 읽는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 앞에 닥치고 보니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집에 돌아오면 쓰러져 자기 바빴고, 이동중에는 집중해서 볼 여유도 없었고. 마음 먹기 따라 다르다는데, 그게 또 마음 먹는다고 행동으로 실천되는 것도 아니더라. 내가 생각한 '에세이'라는 것은 '띄엄띄엄 읽어도 될만큼의 쉬운 거'였는데, 이번에 읽었던 책들은 그런 게 아니었다. 생각보다 깊이도 꽤 있었고, 그래서 어렵기도 했었다. 책을 읽다가 멈추기도 여러 번. 더군다나 개인의 '취향'과는 상관없는 책들도 배송되곤 해서 가끔씩은 '너는 누구냐!'가 절로 나올만한 책들도 존재했었다. 6개월동안 우여곡절이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13기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베스트 5

 

지난 6개월의 활동동안 읽었던 책은 총 12권이다.

마음에 안 든 책보다 든 책이 더 많았는데 좀 꼽아보자면... (순서 상관 없이)

 

 

 

<모든 게 노래> / 김중혁 지음

내가 선택했던 책이 배송돼 왔던 두 번째 책이었다. 팟캐스트 '빨간 책방'으로 나만 굉장히 친숙해진 작가 김중혁이 쓴 노래에 관련된 에세이. 개인적으로 노래에 많은 관심이 있어서 김중혁과 노래라는 두 가지 만으로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김중혁 작가의 글솜씨는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테고, 만약 읽어보지 않은 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늘 언제나 앓는 소리 잘 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글 하나는 믿고 읽어도 되는 사람.

 

 

 

<인생의 목적어> / 정철 지음

정철 카피라이터가 저술한 책은 거의 다 갖고 있는 나로서는 꼭 갖고 싶었던 책이었다. 리뷰에도 적었듯이 그의 재기발랄함은 언제나 내 주변에서 굴러다니던 것들이었고, 그로인해 새로 뻗어나간 생각의 줄기도 많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책을 덮기 전에 자신의 인생에 목적을 이야기 해 줄 목적어를 반드시 찾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하지만 나는 책을 덮고 나서도 아직 내 인생의 목적어는 찾지 못했다. 수많은 단어들이 내게 너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은 그의 재기발랄함 때문에 슬펐고, 평범했지만 그 평점함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새로웠던 것들도 있었다. 그의 책은... 아마 나온다면 난 또 사지 않을까.

 

 

<책으로 가는 문> /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내가 추천했던 책이 배송된 첫 번째였다. 그동안은 너무 내가 추천한 책들이 오질 않아서 '책의 취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했었다. <책으로 가는 문>은 이와나미 문고,라고 하는 일본의 소년문고에서 자신이 봤던 책들을 추려서 추천해줬던 책이다. 책의 추천이 끝나고 난 뒤에는 감독이 애니메이션을 그리게 된 계기라던지, 그가 적었던 글들이 모아져 있고(글 또한 애니메이션 관계된 글) 마지막에는 TV 프로그램 속 인터뷰를 활자로 옮겼던 내용이 들어 있다. 그의 애니메이션 사랑은 나이를 초월하고, 제국주의 옹호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나는 그의 애니메이션이 좋다.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 이윤기 지음

<그리스 인 조르바>를 번역한 이윤기가 생전에 기고했던 여러 에세이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한글에 대한 꼬장꼬장하고 고지식한 그의 대쪽같음에 읽는 이도 움찔,거리게 만드는 글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번역 일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길라잡이가 될 수도 있을만한 팁들이 들어 있는 책이기도 하다. 제일 흥미가 있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꼬장꼬장한 이미지가 돋보였던 맞춤법 관련 부분. 사투리를 쓰던 그가 정확한 표준말을 쓸 때까지 사전을 늘 곁에 두고 노력한 작가의 노력 방법 또한 포함되어 있어서 다시 한 번 존경의 눈빛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미처 다 하지 못한> / 김광석 지음

김광석 생전 적어뒀던 메모, 가사, 글, 일기 등을 모아 엮은 책으로, 인간 김광석에 대해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김광석의 노래를 모두 알고 있어도 항상 낯선 존재였었는데, 책으로조금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차마 발매되지 못하고 미완으로 남은 여러 곡들의 가사들이 꽤나 쓸쓸하게 들려왔던 건, 음표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내맘대로 베스트 5중에 단 한권만을 고른다면?

 

<인생의 목적어>!!!!!!

창의적이고 깨달음도 얻을 수 있으면서 재미있고 읽기 쉬운,

읽고 나면 다시 읽고 싶어지는 묘한 마력이 있는 책이라서다.

 

 

 

 

 

내 취향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뽑힌 책 쪽인데 이런 책들은 쉽게 뽑히지 않아서 슬펐다. 사랑과 관련된 에세이도 잘 선정되지 않았고, 동물과 관련된 에세이 또한 그랬다. 그래서 많이 슬프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선의 에세이를 읽게 되어서 꽤 뿌듯한 느낌이다. 열두권 쌓아놓고 보니 배도 부른 것 같고.. 14기도 에세이 파트로 일단 지원해 두었다. 뽑힐 지 안 뽑힐 지는 미지수이지만, 매달 2권씩의 책읽기가 나름 즐거웠기 때문이다. 힘들다, 힘들다 해도 읽을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니까. 택배 왔을 때의 새 책 냄새 또한 좋고!! 중간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을 그만 뒀는데, 14기에 뽑히면 그것 또한 끝까지 해 볼 생각이다. 중간에 그만 두게 돼서 리뷰를 올리면서도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었다ㅠ

 

끝이라고 생각하니 6개월이 금방 간 것만 같은 느낌이다. 2014년에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내가 되길 바라며. 다가오는 3월에 좋은 소식이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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