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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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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잘 모른다. 그저 "어, 저건 특이하다", "인테리어가 예쁘다" 정도로 이야기하는 정도의 내 수준은.. 건축에 대해선 문외한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그런 문외한이 보더라도 굉장히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속 서점들의 모습-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잘 나타나 있고, 대체로 전에 사용하던 용도에서 벗어나 기존의 것을 많이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조화가 된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보고 있자니 눈이 황홀해지면서 직접 내 두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은 느낌- 한동안 눌러뒀던 여행본능이 꿈틀거릴정도로.

 

 

 

 

 

 

 

 

생각보다 책이 크고 무겁고 하얬다. 새하얀 첫 표지를 넘기면 보이는 첫번째 서점이 그리스 산토리니에 있는 바다와 잘 어울리는 서점- 이 첫번째 서점부터 내 마음을 확 사로잡았다. 나나나나나나~ 포카헹 스웨헹의 CF에 등장하곤 했던 그 파란 바다와 하얀 지붕들과 잘 어울리는 그런 서점. 산토리니라는 이름만으로도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날려버릴 수도 있을 것만 같은데,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책까지 함께 있다니... 이곳이 정녕 천국인가요.

 

 

 

 

 

 

 

 

 

 

기차역을 개조한 영국의 바터북스, 1906년에 문을 연 포르투갈의 렐루서점, 성당에서 서점으로 변신한 네덜란드의 셀레시즈 도미니카넨, 극장에서 탈바꿈한 서점 아르헨티나의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드, 그 유명한 밀라노의 10 꼬르소 꼬모 북샵. 이런 서점이 있었다면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을 것 같은 중국의 키즈 리퍼블릭. 가로수길에 가면 있을 법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는 타이완의 VVG 썸띵, <두번째 파리>라는 에세이를 읽었을 때 눈에 띄었던 서점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에 선정되어 엄청나게 반가웠던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등등. 책을 보면서 이리 저리 넘기면서 마음에 들었던 서점들을 헤아려보니 이렇게나 많다.

 

 

 

 

 

 

 

 

 

마음에 드는 공간이 한 두군데가 아니었는데, 그 중에서 몇 군데만 말해보자면... 우선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라는 서점. 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내가 가장 감성적으로 읽었던 <두번째 파리>라는 책에 소개가 돼 있는 서점이다. 티파사라는 작가가 파리에서 직접 살면서 느꼈던 점들을 굉장히 감성적으로 풀어낸 글들이 내게 콕 와서 박힌 책이었는데, 책 속에서 작가가 굉장히 자주 갔었던 장소였다고 소개됐었다. 어렸을 때 꼭 이 서점과 같은 다락방을 갖고 싶었던 꿈이 있다면서. 서점 어디쯤 자신의 집인양 누워서 고르륵 거리고 있다던 그 서점, <두번째 파리>의 책에서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여기에 소개가 돼서 얼마나 반갑던지. 100년이라는 시간의 먼지가 빼곡히 안보이는 곳에 정겹게 쌓여 있는 모습이 다른 곳들보다 정겨운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또 마음에 들었던 곳은 중국의 '키즈 리퍼블릭'. 나 어렸을 적엔 저런 서점이 없었으니, 내가 아이를 낳아서 같이 서점에 갈 수 있을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즈음엔 꼭 한국에도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보면서 참 탐이 났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 색감 하나하나에까지 신경 쓴 티가 역력하던데, 한국에는 이런 서점 어디 없나.

 

 

 

 

 

 

 

 

 

 

 

한국에는 앤티크,라고 할 수 있을만큼의 건물이 뭐가 있을까. 요즘 <꽃보다 할배>나 <꽃보다 누나>를 보면서 느끼는건, 한국에도 저렇게 독특한 모양새로 그 긴 역사를 품고 서 있는 건물들이 아직까지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역시나 이전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책들이 가득 들어찬 모습을 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셀레시즈 도미니카넨과 아르헨티나의 엘 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드. 시간의 흔적에서 느껴지는 낡음과 멋스러움의 그 어디쯤에 존재하는 겉모습과 책과 묘한 시너지를 일으켜서 보고 있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웅장함까지. 건물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역사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도, 관광의 측면에서도 어느 하나 충족하지 않는 부분이 없는 이런 건물은 역시 사랑받아야 마땅한 듯 하다.

 

 

 

 

 

 

 

 

 

글보다 그림이 더 많아서 펼치는 순간 압도되는 이 책은, 보고 있으면 이런저런 상상으로 기분이 즐거워진다. 그리고 꼭 가봐야 할 곳에 하나씩 이름을 적어넣어본다. 언제든 해외에 나가게 될 일이 생긴다면 무조건 가봐야 하는 곳에 말이다.

 

계속되는 안타까움.. 한국에도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자꾸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할 것만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를 느끼면서 관광할 수 있는 그런 곳- 구 서울 시청이 현재는 서울도서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집에서 거리가 좀 되기에 자주 찾는 곳은 아니지만 광화문 근처에 가면 꼭 한번씩 들러보는 곳이다. 이런 곳이 조금씩 늘어날 수 있기를 이 책을 보면서 생각해봤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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