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으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집. 실제 강의 내용을 채록한 것으로, 서술이 쉽고, 흐름이 있으며, 강약이 살아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약간은 수다스러운데, 너무 흥이 나서 그런 것이니 흉댈 게 아니다.
책을 보면, 도판 정리부터 설명, 이해에 필요한 도움 도판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그동안은 해설을 읽으면서 앞장에 수록된 도판을 보려, 책장을 쥐고 왔다 갔다 해야 했지만 이 책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저자가 설명하는 부분을 도판에서 떼어내어, 설명이 진행되는 페이지에 딱 붙여놓았기 때문이다.
오주석은 옛 사람의 눈으로 보고, 옛 사람의 마음으로 그림보는 법을 차근차근 가르친다. 먼저 서양 그림과 다른 우리 그림 보는 기본기부터 알려준다.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쓰다듬듯이 내려오면서 보는 방법이다. 일명 세로읽기 방법인데, 옛 선조들은 글도 그렇게 쓰고, 그림도 그렇게 그렸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옛 사람의 마음으로 보는 법이다. <주상관매도>, <마상청앵도> 등을 직접 감상하면서 음양오행 체계와 여백의 미를 가르친다. 설명이나 묘사보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그림이 더 격이 높은 이유를 설명하고 구성의 맛을 일러준다. 여러말 필요없이, 일단 읽고봐야 할 책이다. -
최성혜(2003-01-24) -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