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면에는 저자가 고른 문장들이 촘촘히 박혀있고 오른쪽에는 그의 글쓰기에 대한 애증이 또렷하게 묻어나는 책. 읽고 있으면, 쓰고 싶어진다. 우리가 독서 포르노에 대해 ˝우려˝했듯, 요즘의 글쓰기 열풍은 쓰기 포르노를 불러오는건 아닐까.
김금희는 단편 너무 한낮의 연애를 보고 매료당했고, 정지돈은 건축이냐 혁명이냐를 보고 별로였다. 이제 그 첫인상들이 지속가능한지를 확인할 것이다. 주말에 가능하다면 정지돈을 먼저 읽을 것인데,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것이다.
첫 장편이라고 했지만 제목처럼 액자구성을 하고있어 반칙이라고 해야할까. 오컬트 호러 뭐 그런 류의 이야기이다. 나름 흥미롭지만 또한 장르적 특성으로 어느정도 예측가능하거나 지리멸렬해지는 부분또한 존재한다. 문장 하나하나를 곰씹어가며 읽지는 않았고 저해상도로 빠르게 읽어나갔는데 가끔은 야심을 가진 - 흐름에서 튀어나와 있는 - 문장들을 만나서 걸리적거리기도 했다. 이야기의 완성도로는 과부들, 홈 스위트 홈이 좋았다. 전반적으로는 아주 재미있다고 보기는 힘들었는데, 그래도 끝까지 읽게하는 힘은 있다. (그래서 별을 세개로 한다)나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하라고 하면 여러가지 의미에서 불가능 할것이 당연하기에, 나는 (굳이 말하자면)서사에 맞지 않는 인간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전건우쯤 되는 작가는 얼마나 책을 팔며, 전업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아마 어려울것 같긴하지만)
이런 류의 책으로 최근 궁극의문구도 나왔는데,이 책은 컬러사진이 더 많고 화려하다. 판형도 커서 보는재미가 있는데 후르륵 넘겨보고 나중에 필요할때 찾으면 될거 같은 느낌. 궁극의 문구는 직접 그린 일러스트라던지 하는 부분을 세세하 보는 재미가 더 있고 읽을거리가 더 많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둘다 재미있게 봤고, 사고싶은 문구가 많아졌다.
출근길 죽전에서 읽기 시작해서 남대문에 도착하니 마지막 한꼭지만 남았다. 쉽게 읽힌다.조너선 프랜즌, 정유정, 움베르토 에코 편은 꽤 읽을만 하다.(김영하, 김대우는 잘 모르겠다) 군데 군데 메모할만한 내용들이 있다. 북플에서 추천을 받았는데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