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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휴양지의 해변가나 리조트의 테라스,
아내의 쇼핑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적당히 어두운 조명의 커피숍,
아이를 재우며 최저 밝기로 켠 킨들/크레마 카르타로 읽는 소설 같은 것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통근버스와 지하철에서 읽게 되죠.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통근을 해야하고, 집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극히 한정된 사람으로서,

1kg이 넘는 책의 경우에는 전자책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레마 카르타는 축복에 가깝습니다. 


예전에는 책을  - 마치 들춰 보지도 않은 것 처럼 - 깨끗하게 보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이제는 뭔가를 적어두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자책의 경우에는 하이라이트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게 키 피쳐같은데, 카르타는 킨들에 비해서 불편한 것이 아쉽습니다. (R북스 보다도 많이 부족하다는것도 주의깊게 기억해 두세요.)

앞으로 종이책은 인덱스용 포스트잇 같은 것으로 표시하며 메모하기로 했습니다. 줄을 긋는것도 해볼 예정입니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나카자와 신이치의 카이에 소바주 시리즈 중, 신의 발명.



하지만,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크레마 카르타에 들어있는 "여자는 허벅지" 입니다.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책꽂이를 제 마음대로 세개로 분류하는데,

1) 비지니스/경영경제/마케팅쪽의 책꽂이 - 이쪽에 종교(불교류)를 일부 분류해뒀습니다.
2) 인문학,철학용 책꽂이 - 니체, 들뢰즈..류가 이쪽인데, 여기에 이른바 통속소설이라고 하는것들도 적당히 같이 꽂아둡니다.
3) 문학/기초과학쪽 책꽂이가 있습니다. - 제일 큰 책꽂이고, 프로이트부터 움베르토 에코랑 하루키가 있는 책꽂이입니다. 만화책이 제일 많을것 같은데 이건 적당히 꽂아두고 있어요.


책을 많이 가지고 있는것에 대해서 최근에는 회의감을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읽었다, 라고 하는 거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곤도 마리에씨가 얘기하는것처럼 만져보고 설레지 않으면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아버려야 하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주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학원출판사에서 나왔던 에이브의 앞쪽 44권,
그리고 일본의 세계문학전집을 중역한 동아출판사의 어린이용 세계문학대계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앞에 말한 그 어린이용 책중 몇권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놀라지는 않겠죠.

만화책 중에서 쿄시로 2030의 전질을 가지고 있다거나, 모로보시 다이지로의 번역된 작품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외로 굉장한 점일지도 모르지만, 테즈카 오사무의 만화는 대부분 전자책 등으로 재발간되는 바람에 빛이 좀 바래고 말았다고나 할까. 특히 키리히토 찬가 같은것. 엄청 희귀본이라고 했었는데 말이죠. (아니었나)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제가 좋아하는 작가는 에코, 하루키, 보네거트 정도일거에요. 하지만 굳이 만나서 뭔가를 해야할 것 같지는 않네요. 같이 뭔가를 해야하는 쪽이라면 이왕이면 어여쁜 아가씨를 만나는게 좋지 않을까요?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조이스의 율리시즈.

아직도 자신이 없고, 그냥 제가 다 읽은 상태라고 착각하고 살아가는것도 괜찮은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니 이런책이 전자책으로 나와야, 통근버스에서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전자책으로 나온다고 해도, 읽는데 성공할지는 의문이네요.)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

이건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길때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굳이 빨리 읽어야할 이유도 잘 모르겠고.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 왜 세권인지 모르겠어요. 현실적인 답변이라면 태양열 충전기와 크레마카르타, 킨들이겠지만

호밀밭의 파수꾼
들뢰즈,가타리의 천의 고원 (깔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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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26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화책은 금방 절판되기 쉬워서 다른 분야의 단행본만큼이나 희귀본이 많아요. 만화책만 모은 사람도 정말 대단해요. ^^

nomadology 2016-04-27 11:18   좋아요 0 | URL
전 콜렉터는 아니고 궁금해서 사 읽은 뒤 그냥 방치하는 케이스지요. 콜렉터분들께는 항상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있습니다.
 


1. 


한윤형의 데이트 폭력이 화제가 된 모양이다. 연관 검색어로, 박가분, 그리고 송곳의 모델이 되었다는 누군가가 공공연히 인터넷에서 논의되었다. 나는 대체 폭력을 당하면서도 데이트를 하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세상에는 그런 일도 있기 마련이다, 맞으면서도 남편이 사실은 나를 사랑한다고 하는 부인도 있는 모양이니까. 그러나 나는 남자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욕이 "여자를 때리는 남자"라고 생각한다. 


초식남이 되더라도 누구를 때려가며 무언가를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이게 좀 더 재미없는 이야기일 수는 있겠다. 폭력이 반드시 육체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 하여튼 어렵다. 그냥 이런 부분은 좋게좋게 서로 사랑하며 예쁘게 지내면 안되나 싶다. 무슨 거창한 명분이 있길래 2-30대의 연인들이 서로 "장난으로라도" 때리면서 연애를 하느냐 말이다. 그레이의 그림자인지 뭔가 하는 소설이 BDSM 과 연관이 있는것 같던데 설마 그 영향은 아니겠지.



2.


그러나 슬프게도 우리는 폭력적인 존재들이다.



"유발 노아 하라리"(이렇게 읽는게 맞는지 모르겠다.)의 사피엔스를 읽고 있다. (진도가 무지 안나간다. 내용이 재미없다기 보다는 영어를 읽는 속도가 느리고 요즘 여유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다.) 나는 이 책의 제일 앞 부분에 반해서 감히 이 긴 책을 읽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약 135억년전, 물질, 에너지, 시간, 그리고 공간이 빅뱅을 통해 존재하게 되었다. 이 기본적인 우리 우주에 대한 설명을 물리학이라고 한다.


약 30만년 후, 물질과 에너지가 원자라는 형태로, 그리고 분자라는 형태로 조합되었다. 원자와 분자 그리고 이들의 상호 작용에 대한 설명은 화학이라고 한다.


약 38억년전, 지구라고 불리우는 행성에서 어떤 분자들이 조합하여 유기체라는 형태로 조합된다. 이 유기체에 대한 설명을 생물학이라고 한다.


약 7만년전,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한 유기체들이 문화라는, 훨씬 더 정교한 체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인간 문화의 발전에 대한 설명을 "역사"라고 한다.


세가지의 중요한 혁명이 인간의 역사에 영향을 주었다. 인지혁명은 약 7만년전에 "역사"를 시작하게 했고, 12000년 전에 농업혁명이 일어났으며, 약 500년전에 시작된 과학혁명은 어쩌면 역사의 종언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을 시작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멋지지 않은가?


요즘 유행한다는 "거시 역사서"의 한 종류라고 볼수도 있겠고, 굉장히 긴 호흡에서 인류 역사를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그리고 나의 진도에 따르면 인류는 이제서야 농업혁명을 이루게 된다. ( 킨들의 계산에 의하면 나는 대충 다음달 쯤에야 이 책을 마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뭐 천천히 읽는게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지만 왠지 그 전에 엄청 충실히 번역된 책이 나올것 같다는 불안감도 있다.)



농업혁명이전의 인류는 사냥꾼이나 채집자로서, 수많은 종들을 멸종시키며 존속해온 "정복자" 들이었다. 현재에도 인류는 수많은 종들을 멸종시키고 있으며, 다른 경쟁집단을 폭력으로 멸망시켜왔다. 농업혁명이후에 더 온화해진 것이 아닌 이유는, 사냥꾼 채집자로서 다른 집단에 밀리는 것은 다른 지역으로의 단순한 이주를 의미했지만, 농업혁명 이후의 피정복은 집, 일구어놓은 밭을 포함한 삶의 터전 자체를 뺏기는 것이 되었기 때문.


뭐 이런 부분을 읽고 있다. 


그래서 내 머릿속에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폭력적인 존재인가? 라는 생각이 계속적으로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본성을 거스르기 쉽지 않으며, 우리 속의 선한 천사가 존재한다고 하여도, 그들이 우리 인간을 완전히 비폭력적인 존재로 인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논리/대의/이론/철학을 가지고 인간의 유전자적 본능과 싸울 수 있다. 제어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가장 그 첨단에서서 인류를 계도 (너무 거창하지만) 해야할 사명을 가진 사람들이 이론가들이자 운동가들이라고 감히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글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들의 실제 사생활이 그렇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유전자속에 숨겨진 본성을 완전히 이길 수 없다, 그러나 계속해서 싸워나갈 수는 있다. 







3.


알라딘에서 공짜로 빌려주고 있는 공허한 십자가를 읽었다. 쉽게 읽히는 책이고 그다지 어려운 내용도 아니다. ( 알라딘에서 전자책쪽을 어떻게 해보려고 상당히 애쓰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이 책은 현재 리디북스 1위 베스트 셀러다. 이건 거의 저격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하하) 다만, 인간의 폭력에 대해서 어떤식으로든지 - 최소한 10분 정도는 -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다.




개념적인 속죄라던지 복수라던지하는 부분이 아니라, 인간은 갑작스럽게 마주친 폭력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7만년전의 사피엔스가 지금보다 다양한 음식을 먹었던 어쨌던 간에, 당장 현재의 지극히 개체적인 레벨에서의 개인의 고통과 구원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느냐는 말이다.


어쨌든, 나는 알라딘의 이북에 대해서 할말이 아주 많다. 나는 리디북스와 킨들로 전자책을 사고 있으며, 그렇게하는 이유도 아주 명확하다. 이번에는 파우치...에 낚여서 딱 3만원 어치의 이북을 구매하게 되었지만, 솔직히 알라딘은 이북에 대해서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는 언젠가 몇토막의 글로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란다.



4.


데이트 폭력은 나쁘다. 그리고 그 발생영역이 사적이고, 공론화 되기 어려운 층위에 있다는 것 때문에 더더욱 언급하기 미묘하다. 그러나 그 폭력의 나쁨에 대해서는 물론, 그 이전에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받았을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서 위로하고 싶다. 좋아서, 사랑하게 되어서 만났던 것이었을텐데, 그런 식으로 나쁜 결과를 만나게 되어서 안타깝다. 


결론이 좀 쌩뚱맞지만 그러니까 초식남들이 좋다. 그 여자들도 남자들도 어떤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아픈 구석을 잘 마무리하고, 각자 앞으로의 사랑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며 지냈으면 좋겠다. 이상한 결론이지만, 여튼 딸한테 남자보는 눈을 기르도록 잘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에 중압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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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했다.



1.

내 트위터 계정이 정지당했다. (정지라고 하나? Suspended 라고 뜬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는 정지당할만큼 활발한 사용자가 아닌데, 의심가는 이유라고는 최근에 박근혜 대통령의 언어파괴에 대해 쓴 트윗 뿐이다.(하지만 설마 그 이유는 아니겠지). 기억이 맞다면, 나는 단지 이렇게 적었다. "언어파'괘'자!"



2.


출근길에 오래간만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챙겨서 음악을 들었다. 인터넷 라디오로 적절히 손에 잡히는 채널을 듣는다.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인 것들. 전곡주의적, 혹은 취향주입적 입장에서 보자면, 그저 귀를 달래고 정적을 때울 뿐인 음악들일지도 모르겠다. 바야흐로 인터넷 라디오의 시대에 있어서의 음악소비란 예전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왜 비트라디오는 점점더 광고가 늘어가는것 처럼 느껴지는 걸까. 바흐나 존콜트레인이나 말러나 하여튼 그런 것들을 폰에 넣어두어야 겠다고 잠시 생각했다.



3.


회사다방에서 커피를 사서 사무실로 들어가다가 휴대폰을 놓쳤다. 휴대폰은 엄청 큰 소리가 나며 바닥에 떨어졌고, 화면은 외관상으론 멀쩡했지만, 상단의 1/6정도를 제외하고는 검은 화면으로 표시되었고, 남은 부분도 왠지 매드맥스에서나 나올법한 TV화면처럼 노이즈가 껴서 나왔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거지? 라고 잠시 생각했지만, 일단 휴대폰의 다른 기능들은 멀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1/10정도 안도했다. 메시지를 대신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류를 세 종류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떤 것도 차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휴대폰을 얼른 고쳐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 동안 착신전환을 해두려고, 원격지원 서비스로 연결했으나, 네자리 비밀번호가 아무래도 생각나지 않아 세번이나 실패했다. 테스트폰을 켜고 아내에게 급한일이 있으면 이쪽으로 보내라고 문자를 보냈다. 내친김에 치과도 가고, 수리센터에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3.


왼쪽 어금니가 언젠가부터 불편했다가 괜찮아졌다가 그만 주말에는 치과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파왔다. 회사에 제출할 서류를 깔끔하게 처리해준다는 치과를 선배에게 확인해서 전화를 하고 원래는 예약이 가득하다는 시간 사이를 비집고 검진을 받았다. 치과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아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치과를 다니면서 관리를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의사선생님과 간호사에게 혼났다. 좀 더 치과에 자주 다니고 점검도 받아야 된다고 하는 뜻일 것 같다. 금요일로 실제 진료를 예약했다. 나는 악당도 아닌데 금니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구글에서 보철물에 대해서 잠시 검색한다.



4.


AS센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AS기사들에게 자신의 가장 내밀한 기기인 휴대폰에 관련된 고민을 상담한다. "사실 제 휴대폰은요, 갑자기 뜨거워져요. 배터리를 너무 많이 먹어요." 기사는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O- 캐쉬백 앱이 좀 그런 경향이 있었어요. 배터리를 이렇게 쓰시는건 정상이세요." 어떤 이들은 돈을 내고, 어떤 이들은 위안을 받는다. 하여튼, 그들은 고백에 대한 대답을 듣는다. 사실 AS기사는 신의 대리인. 창조주인 제조사의 규격화된 신탁을 전달하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대형종교란, 그런 것이다.


어떤 종교는, 제조사는 그런 것들을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단으로 간주하고, 배격하고, 다른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마도 재판에 부쳐서야만 제대로된 답을 들을 수 있는 걱정들도 있다. 그건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허용범위가 넓어질 수록, 자유도가 높아질 수록, 관리해야하는 범위가 넓어진다. 종교란 단호한 것이니까. 사랑이란 일방적이고, 이레셔널 한거니까,.... 맞다. 쓸데없는 생각이다.


기사는 휴대폰을 열어보지도 않고 1520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했다. 내가 불운해서 휴대폰이 망가졌는데도 그는 마치 자신이 미안한듯이 행동했다. 나중에 보니 불편 공감이라는 항목이 기사 평가 앙케이트에 있었다. 나는 알겠다고 했다. 10분뒤에 휴대폰은 - 전면패널을 가니 새 휴대폰 처럼 보였다 - 깨끗하게 되어서 내앞에 돌아왔다.



5.


치과 진료탓도 있고, 회사식당에서 죽을 먹기로 목표하고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죽과 건강식이 같이 줄을 서는데, 내 앞에서 죽이 다 팔리고 말았다. 누구도 원망할 수 없었다. 완벽하지 못한 날은 원래 그런 것이다. 차마 불운한 날이라고는 표현하지 못하겠다.



6. 


회사 옆건물 지하 약국에서 감기약을 지어달라면 오링테스트를 하고 생약을 지어주는 (악명높은) 약사님에게 처방전을 내밀었다. 500미터정도를 걸으면 다른 약국이 있긴 했지만, 점심시간도 거의 끝나가고 귀찮기도 했다. 왠지 처방전에 있는 약과 완전히 똑같은 약을 주지 않는 것 같은 - 그러니까 카피약을 주는 것 같은 - 느낌이 들어서 확인해보려고 하다가 왠지 귀찮아졌다. 약사님이 설마 그런 부분까지? 아니 적절히 알아서 주겠지 라고 생각했다. 




7.


드디어, 책 이야기다. 


로지 프로젝트라는 소설을 읽고 있다. 이 소설을 마주치게 된 것은 빌 게이츠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고 칭찬했기 때문이어서, 위시리스트에 넣어두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집중해서 책을 읽을 시간이 별로 없는 요즘, 킨들에서 짬짬히 읽기시작했는데, 생각보다는 아주 재미있다.


세상 모든 남자들은 일종의 아스퍼거 신드롬 경향이 있을 수도 있겠다. 아니 내가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란 항상 비연관성과, 우연과, 하여튼 알 수 없는 끌림과, 그런 것들이 동인이 되어서 촉발되는 것인데, 그건 로지컬 하지는 않쟎아. 로지컬의 극단에 서있는 증후군의 남자가 자신의 이상형을 조건으로 정리해서 찾아보려고 하는데, 매력적이고 귀여운 여자가 만나서 남자가 어떤 틀을 탈피하게 되고, 하여튼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인데, 이런 귀여운 연애담이란 즐겁지 그런거다. 


로지 이펙트, 라는 2편이 있는 모양이다. 프로젝트를 다 끝내고, 그래도 여전히 맘에 든다면, 2편도 읽어볼 생각이다.


한국어로는 송경아가 번역했는데, 나는 그의 번역을 많이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내멋대로) 하이텔 시절의 동지같은 느낌이라 번역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8.


완전히 성공적이진 않은 어떤 날들의 마지막은 어떻게 마무리 되었을까?


킨들은 이제까지 읽은 책 넘기는 시간을 바탕으로 책을 다 읽을때 까지 걸릴 시간을 계산해서 하단에 표시해 주는 기능이 있는데, 가끔은 이 기능이 너무 야멸차 보이기도 한다. 사둔 책은 많고 읽을 시간은 여전히 유한하기 떄문에, 때로는 절망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끔은 이 기능을 끈다.)



하여튼, 치과진료는 중요하긴 하다. 먹는 즐거움이란 그나마 내가 누릴 수 있는 몇안되는 즐거움 중의 하나인데 말이다. 

치과진료가 본격화 되어서 유동식만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도 오면 어떡하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나마 버거들은 대개 부드러운 음식이라 다행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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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5-28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저도 읽어볼래요. 보관함으로 슝- 조만간 지름신이 찾아오면 그때 같이 지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트윗에 안보이셨던 게 그러니까, `정지`당했기 때문이군요..그건 어떻게, 못 푸는 건가요? ㅜㅜ

암튼 오랜만입니다!

nomadology 2015-05-28 09:2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다락방님, 알라딘 서재에 그다지 존재감이 없는 사람으로서, 오랜만이라고 말씀해주시니 기쁘네요. 트위터에는 간단한 메일을 보냈지만 시급하지도 않고, 트위터에서도 제 계정 하나정도 어떻게 되든 그다지 신경쓸 것 같지도 않아서 언제 처리될지는 모르겠어요.

로지 프로젝트는 꽤 귀여운 책이에요. 클리셰같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뒷부분으로 가도 힘을 잃지 않는 반전들이 숨어있구요. 오늘 퇴근하고 나면 다 읽어질 것 같으니, 시간이 나면 감상을 정리해서 올릴까 합니다.

오랜만입니다. :)
 

읽고 싶어요, 가 아닌 관심 있어요, 정도의 북마크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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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근길에 카버를 읽다보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예전에도 이렇게 가슴아팠었나 생각하다가 잠시 덮어두기로 했다. 적어도 처음 읽은지 10년은 넘었는데 말이다. 가방에서 듀나의 에세이를 새로 꺼내서 읽거나, 아이패드에 넣어둔 버드맨을 보거나 (이것도 마음이 아파), 게임을 하거나, 아니면 다니엘 스틸을 읽거나.(하하)


카버의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가 어딘가가 부서져버린 사람들이다. 하루키가 그런 아픔을 그나마 귀엽고 팬시하게 그려낸다면, 카버의 아픔은 우악스럽다. 누군가는 하루키의 성교장면 묘사를 희화화하지만 직접적인 성행위를 묘사하지 않는 카버의 이야기에는 갑작스런 파괴 충동과 성행위의 그림자가 파멸해버린 사람들 위에 드리워져있다.


예전처럼 한두시간을 진득히 앉아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지 못하다 보니, 어떤 작품이든 토막토막 끊어서 보게 되는데 버드맨은 앞부분만 봤는데도 뭔가 가슴 아픈 파멸이 느껴진다. 카버의 세계에서 우리는 좋았던 어떤 것을 바보같은 충동이나 어쩔 수 없는 사고에 의해서 망가뜨려버렸고, 그리고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해서 아쉬워하고 그저 파멸을 받아들이는 존재들이다. 아무도 우리르 구원해주지 않는다. 리건 말대로 embrace the anger 해야한다. 더 파멸되고...더 망가지고...



젊었을 때(끄응) 카버와 읽는 느낌이 이토록 다른 것. 그때의 카버는 진짜 문장만 눈에 들어왔던 것 같은데, 가끔 나이가 들고 더이상 돌아나올 데가 없는 지점까지 계속해서 결국 파멸하기만 하는 인생에 대해서 조금은 다르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토막토막 읽던 책은 이제 뒷부분 단편 세개정도를 남겨두고 있고, 버드맨은 절반정도 진행했다.

작은 즐거움이라도 기적같다고 느끼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뇌인다. 


충동에 대해서 말인데, 도대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떤 충동을 그저 감추거나 완화하고 결국 잊어버릴 수 있다면, 

아마도 세상은 조금은 덜 활력적이지만 더 안전한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빗나가버린 화살 같은 충동들이 어딘가는 날아가서 맞아야 하지 않겠나는 생각도 든다.


아버지는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구나, 레스.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너한테만은 얘기하고 싶어. 네가 이해해줬으면 좋겠구나.

하지만 언제나처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일도 있는 법이다. 모든 것이 마무리를 가지고 끝을 맞이 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것들은 그냥 끝나버린다. 우리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을 뿐.


그래 그 화살은 어디론가 날아갔겠지, 하지만 누가 그것에 신경이라도 쓴다는 걸지.



2.


듀나의 신작 에세이는 정말 잡문인데, 뭐랄까 취향이 맞는 사람이 보면 적당히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그녀는 편견에 대해서 시비를 걸고 있다. 취향은 괜찮지만 편견은 안되는거다. 그/그녀의 말처럼 이해는 인정만큼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3.


이번달 독서통신용 경영서적은 디맨드다. 전자책으로 샀었지만 회사가 망해버리는 사태를 겪었고, 이번에 어떻게 다시 생길 기회가 되어서 확보하는 생각으로 받았다.




4.


시간이 날때, 빌 게이츠의 추천도서에 대해서 (감히, 감상을 섞기는 어렵고 리스트만) 정리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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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3-3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니엘 스틸!

nomadology 2015-03-31 10:55   좋아요 0 | URL
큭큭 제 취향은 아닌가봐요.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다락방 2015-03-31 11:07   좋아요 0 | URL
저는 다니엘 스틸 보다는 산드라 브라운 쪽이에요. 산드라 브라운의 소설은 거의 다 가지고 있고 재독 삼독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재독 삼독의 경우엔 발췌독이에요. ㅎㅎㅎㅎㅎ

nomadology 2015-03-31 11:15   좋아요 0 | URL
로맨스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어서. 킨들에 넣어두고 기분전환용으로 보려고 한건데 아직 리듬을 못탄건지 계속 그 자리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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