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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루머의 루머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소문, 진실성 여부에 관계없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사실이나 정보. 간단명료한 사전적 정의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진실성 여부에 관계없이, 라는 구절이다. 왜 진실성 여부가 불분명한 사실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는 것일까? 답은 이미 모두들 알고 있다. 재미있으니까. 소문의 사전적 정의처럼 간단명료한 답이다. 하지만 소문에 중심이 되는 사람들은 이처럼 쉽고 간결하게 이것들을 받아들 일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나 베이커가 자살을 했다. 이쁘장한 외모와 더불어 문란한 사생활을 가진 소녀. 이것이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사실이라고 들었다. 그렇게 다른사람들도 알고 있으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 그것이 사실이 아닌가? 


클레이 젠슨. 해나 베이커를 짝사랑한 동급생. 그의 앞으로 발신인 불명의 소포가 하나 도착한다. 신발상자에 담긴 너무나 아날로그적인 카세트 테이프 7개. 호기심에 틀어본 테이프에서는 2주전 자살한 해나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다. 자신이 자살한 이유를 제공한 13명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테이프들에 담아 놓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테이프를 다 듣고 자신의 이름뒤에 나오는 사람에게 테이프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가 주어진다. 그렇지 않으면 복사본 테이프가 세상에 공개될 것이라는 협박과 함께. 
 

단순한 첫키스가 해나에게 해픈여자라는 소문을 만들어 주었다. 그 소문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에 의해 증폭되고 것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해나는 처음에 무시하려 했다. 그냥 장난이려니, 곧 사라질 소문이려니 했지만 사람들은 한번 생긴 고정관념에서 오는 편견을 도무지 벗어버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커져만 갔다. 그 고정관념과 소문에만 의지한 채 해나를 평가하고 대했다. 아무도 진실을 보려하지 않았다. 더이상 상처를 견딜 수 없었던 그녀의 마음이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그래서 해나는 자살을 한다. 테이프에 진실을 남기고. 
 

해나는 왜 살아있을 때 진실을 사람들에게 털어놓지 않았을까? 말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것 역시 해나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시선처럼 편견에 사로잡힌 고정관념이다. 자신이 받은 상처 때문에 더 이상 타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내보이기 싫었다고 말하지만 만약 해나가 주변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소문에 대하여 사실을 밝혔다면? 처음 소문이 시작된 그녀의 첫키스 상대에게 가서 진실을 밝히라고 했다면? 이 모든것이 너무 늦어버렸다고 생각했다면 최소한 부모님께라도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고 다른동네로 이사를 갔다면? 학교를 전학갔다면?!!! 왜 해나는 좀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았던 것일까! 해나, 이 바보같은 아가씨. 
 

이 소설은 강한 흡입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재미도 있다. 마음에 남는 메세지도 제법 묵직한 편이다. 그러나 해나가 자살한 13가지 이유들 중 몇개는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이 테이프를 듣고 그들이 깊게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으니까. 그래서 중간부분 이후부터는 해나에게 감정이입이 쉽지 않았다. 이것은 책의 초반에 대담하고 강렬하게 시작한 해나 테이프의 목적과 말투가 책의 끝부분에 가면서 흐지부지 해지고 말았다는 것도 한 몫을 담당했다. 또 외톨이였다는 그녀의 캐릭터와 달리 갑자기 등장하는 친구의 존재는 혼란스러움을 야기한다. 여기에 10대 청소년들에게서 흔히 벌어지는 문제와 상황들을 무리해서 다 집어넣으려고 했던 것도 책의 재미를 깍아먹는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자잘한 단점들을 상쇄할만큼 여전히 이 책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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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ㅣ 트와일라잇
마크 코타 바즈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지난 늦가을 우연히 트와일라잇 소설을 접한 이후, 에드워드와 벨라가 서로에게 반한 것처럼 나는 이 시리즈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아름답고 위험한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평범한 소녀 벨라의 금단에 사랑이야기는 너무나 매력적인 스토리였기에 단숨에 모든 시리즈를 읽고 영화 개봉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몇달의 기다림 후 그렇게 기다리던 영화가 개봉했고 그와 동시에 영화 OST도 발매하며 인쇄된 종이에 있던 상상의 이야기가 현실감 있게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것은 트와일라잇 팬이라면 누구나 흥분을 감출 수 없는 행복한 경험이였다.

 

영화개봉 후 전세계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곧 DVD가 발매일정 소식이 전해졌고 트와일라잇에 관한 화보집과 다양한 책자들이 발매 되면서 전세계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지만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그것들을 구입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직접 해외싸이트에서 트와일라잇 관련 책들을 구입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한국 대부분의 팬들은 해외팬들이 올린 자그마한 토막사진과 정보들만을 얻을 수 있을 뿐이였다.

 

그러던 중 북폴리오에서 트와일라잇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번역하여 발매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이 소식에 한국의 수많은 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손꼽아 발매일을 기다렸고, 북폴리오에서는 이런 팬들에게 책의 표지작업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팬들에게 책을 만들어 가는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트와일라잇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발간되었다.

 

소설을 영화로 만들 때는 많은 어렴움이 있다. 우선 독자들은 소설을 읽고 각자 자신의 상상으로 등장인물들과 그 주변한경을 상상하고 나름의 스토리와 감정을 재구성해간다. 그래서 소설을 영화화 한다는 것은 달리말하면 기존의 소설 팬층을 그대로 관객으로 흡수함과 동시에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와일라잇은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극복했을까? 이 의문에 대한 과정과 해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거기에 배우들의 멋진 고화질 사진과 영화 비하인드 사진은 팬들을 위한 선물이라고나 할까? (덤이라기엔 너무 멋진 선물이다.)

 

트와일라잇은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등장하지만 소년과 소녀의 목숨을 건 금단의 사랑이라는 것이 주된 이야기를 이룬다. 이를 위해 감독인 캐서린 하드윅은 화려한 특수효과가 나오는 것보다는 되도록 모든 장면을 CG처리없이 직접적으로 촬영하기로 결정한다. 진짜를 보여줘야 진짜 감정이 관객들에게 느껴진다는 것이 감독의 철학이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원작자인 스테프니 메이어의 생각과 일치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영화의 화면은 평범한 소녀인 벨라의 시점에 맞춰져 서정적이며 일상의 연장선인 듯한 느낌에 실제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원작소설에 배경과 주변상황들은 모두 소설속에서 묘사되고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화면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영화 스테프들은 가장 적합한 장소와 소품들을 찾아내어야 했다. 스테프들은 그 모든 요소들을 하나하나 준비해가고 모든 재료들을 준비했을 때 영화는 정확한 스케쥴에 따라 촬영을 시작해 나갔다.

 

보통 추상적으로 생각할 때 영화제작은 조각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에 나온 과정을 볼 때 조각이 아니라 잘 짜여진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소설에 나온 구절 그대로의 의미만이 아니라 그 내면에 담겨진 속 뜻과 캐릭터의 감정까지 추측하여 시각적으로 구현해낸다는 것은 상상이상으로 엄청나게 디테일한 작업이였다는 것이 책 곳곳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얽힌 에피소드 중의 하나로 에드워드의 방을 꾸밀 때 뱀파이어라는 스스로의 존재감에 고민하는 그의 내면을 나타내기 위해 철학책들을 쌓아놓고 일기장을 책상위에 펼쳐놓고 여러가지 메모를 책상위에 강박적으로 꽂아놓는 등 원작의 책에 미처 묘사되지 않은 섬세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표현해 보여준다. 관객들에게 보여준 영화의 이런 모든요소들이 다 스테프들이 추구한 메세지 전달의 표현이였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 책은 트와일라잇의 영화제작과정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하고 스테프들과 배우들의 영화를 제작했을 때의 생각과 감정들을 묘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영화와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내면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아..그래서 그때 에드워드가 이런 표현을 했구나, 벨라의 이런 행동이 미처 묘사되지 않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구나 등등 책을 읽는 내내 원작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였다.

 

기본적으로 "트와일라잇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는 트와일라잇 팬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제작과정에 대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트와일라잇 팬들이라면 강력추천한다! 배우들의 고화질 사진만으로도 이미 이 책은 너무나 훌륭히 그 가치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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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와인 ㅣ 환상문학전집 1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애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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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사전지식은 레이 브래드버리는 SF작가로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과, 책의 적힌 내용의 짤막한 소개정도였다. 그래서 책이 도착했을 때 자전적 소설이지만 SF작가의 작품이므로 자신의 어린시절의 기억에 SF적인 요소를 넣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표지도 약간 SF적인 삽화가 들어가 있고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지만) 황금가지의 환상문학전집 13번째 번호를 받은 도서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더 굳어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받아서 읽어보니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SF작가가 쓴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반 자전적인 소설일 뿐이였다. 그 어느곳에서도 그가 SF작가임을 나타내는 구절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만이 아련하게 담겨져 있었을 뿐이였다. 만약 나처럼 래리 브래드버리가 쓴 소설이기 때문에 SF요소가 나올것임을 짐작한다면 그런 생각은 접고 아무런 선입견도 없이 책을 읽기 바란다. 아니면 나처럼 서문에서 지레 겁을 먹고 굳어져서 책을 읽게 될지도 모른다 (웃음) 

사실 이 책의 초반은 집중하기 힘들었다. 작가의 문체가 (번역체의 느낌일수도 있지만) 나와는 잘 맞지 않았다.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미사여구로 풍경과 사람들의 감정을 묘사하고 있어서 집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줄을 몇번이나 되풀이해 읽으며 그 뜻과 감정을 곱씹어 보아야 했다. 그러다가 주인공인 더글라스의 여름이 시작되는 책 도입부의 이야기가 끝나고 그의 주변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조금씩 책에 집중하게 되었다. (책 도입부분은 더글라스의 감정에 대해 묘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중이 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구성과 느낌이 아홉살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시절 한순간의 기억과 그것이 사라짐을 바라보고 느끼는 주인공들의 감정이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책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반된다. 아홉살 인생의 분위기가 현실에 대한 풍자와 우울함을 담고 있다면 민들레와인은 아련한 기억와 따뜻한 그리움으로 가득차 있다고 할까? 

혹시라도 초반에 이 책을 놓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꾸욱 참고 끝까지 읽기를 바란다. 이 책의 진짜 맛은 책이 삼분의 일 이상 진행된 시점부터니까. 굳이 무리해서 한꺼번에 다 읽기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이 책은 여러사람들의 기억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천천히 단편을 읽는 기분으로 조금씩 읽는 것이 더 재미있게 읽는 방법일 것 같다.  

행복기계를 발명하려는 아우프만, 언제나 시간을 간직하려한 벤틀리부인, 인간 타임머신인 프리라이 대령, 이제는 더 이상 달리게 되지 않는 전차를 마지막으로 운전하는 프리든씨, 멀리 떠나버린 소중한 친구 존, 서로 다른 톱니바퀴에서 만난 윌과 미스헬렌, 고물상 조나스씨..정말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감정들을 가진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레이 브래드버리가 왜 그렇게 유명하고 이 책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오랜시간 동안 받을 수 있었는지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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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이 책을 받아 들었을 때 나는 좀 당황했다. 책은 이뻤고 편집도 세심하게 신경써서 (표지 디자인이 원서와 같다는 것을 고려할 때 책의 편집도 원서 그대로의 분위기를 살린것 같지만) 간만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나는 굳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이 책은 편지글로만 이루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 대략적인 분위기와 작가에 대한 짧은 지식만 있었던 나는 순간 너무 당황을 해서 몇일동안 이 책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고심을 해야 했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하고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바보같은 짓이였다 - 웃음)

어린시절 TV에서 키다리 아저씨라는 만화를 해줬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국민학교1학년 때(내가 다닐때는 국민학교였다!) 즈음이였던 것 같은데 그 만화가 정말정말 재밌어서 나는 당연하게 열렬한 시청자가 되었다. (아직도 마지막회 장면을 기억할 정도로) 그리고 시간이 몇년 흘러 학교 도서관에서 키다리 아저씨라는 책을 발견했을 때 깜짝 놀랐다. 사실 나는 이 만화가 그냥 만화라고만 생각했지 설마 원작 소설이 있을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그러나 반갑고 그리운 마음에 책을 펴본 순간 나는 굳어버리고 말았다. 키다리 아저씨의 원작이 편지형식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나는 그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고민을 했고 결국 하루만에 안 읽기로 결심하고 책을 반납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였던 나에게 편지글은 너무 딱딱하고 어려웠고 충격적이였던 (웃음) 기억이 난다. 그래서 나는 결국 아직도 키다리 아저씨는 읽지 못했다. 그리고 그 뒤로도 편지형식의 글은 읽어볼 엄두도 못내게 되었다. 이상하게 이 때의 충격이랄까..경험이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 말이다. 

이 책을 놓고 고민하느라 일주일을 보내고 드디어 이틀 전 아침 불현듯 결심을 했다. 이제 읽어보자! 이제 나는 국민학생이 아니잖아! 편지글 형식의 소설에 진저리를 치던 나로써는 꽤나 용감한(!) 결정이였다. (웃음) 그리고 책의 10페이지를 채 넘기기도 전에 이 용감한 결정(?)에 대해 스스로가 기특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책이 너무너무 재밌었던 것이다! 10페이지를 막 넘기고서는 당장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강력추천을 하고 말았다. (나는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지인들에게 다 전화를 해서 읽으라고 몹시 괴롭히는 편이다.) 

이 책은 크게 두가지 이야기로 흘러간다. 하나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줄리엣 애쉬튼과 건지 아일랜드 사람들과의 첫만남부터 우정과 사랑, 그리고 믿음이 커가는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의 기억과 그것에 따른 사람들의 가슴아픈 사연들이다. 

세계 2차대전이 막 끝난1946년 어느날 작가인 줄리엣 애쉬튼에게 한장의 편지가 도착한다. 건지 아일랜드라는 곳에서 도시라는 사람으로부터. 우연하게 줄리엣이 소장하고 있던 찰스 램의 책이 도시라는 사람의 손에 들어갔고 도시는 그 책에서 몹시 매력을 느끼게 되었으나 그가 살고 있던 건지아일랜드는 전쟁기간 중에 독일군에게 5년동안 점령당한 했던 탓에 섬 밖 세상의 새로운 소식과 그 책의 저자인 찰스램의 책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하지만 찰스 램의 책을 더 읽고 싶은 마음에 혹시 이 책의 원래 주인이였던 줄리엣에게 찰스 램의 저서에 대해 알고 있다면 그에 대한 책값을 지불할테니 책을 추천해주거나 보내줄 수 있느냐고 정중하게 부탁을 한다. 그리고 도시는 자기가 이 책을 읽게된 계기가 된 건지섬의 문학회(바로 이 문학회의 이름이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이다!)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이 문학회의 특이한 이름과 도시가 자신과 같은 책을 좋아한다는 것에 감명을 받은 줄리엣은 이 한통의 편지를 계기로 건지 아일랜드 사람들과 편지를 교환하게 되고 그 편지글들로 책의 이야기는 진행된다.

건지 아일랜드 문학회 사람들은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자신들이 전쟁에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그 이야기들은 전쟁중에 건지섬 문학회 사람들의 주변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들이지만 전쟁의 고통에 대해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이야기들이다. 이야기 중에 전쟁과 그것에 대한 아픔이 곳곳에 나오지만 이 책은 전반적으로 따스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 결국엔 독일군들 조차도 어쩔 수 없이 전쟁에 노출된 평범한 사람들이였다는 것이 가슴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을 수탈한 사람도 있지만 자신과 상관없는 마을 아이가 죽어감에도 목숨을 걸고 백신을 훔쳐서 건네주다가 체포되어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독일군, 감자를 훔쳐먹다가 사살된 독일군..등등 사상과 그들의 잘못을 떠나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전쟁의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사실 사상과 그들의 잘못을 떠나라는 이 이해심 많아 보이는 문구는 독일이 2차 대전때 일어났던 일들을 진심어린 사죄를 하고 반성하는 모습이 있기 때문에 쓸수 있는 문장이다. 우리 옆나라 사람들에게는 절대 통용될 수 없는 말들이다. 나는 반딧불의 묘를 보면서도 급분노했던 사람인지라..)  

작가인 메리 앤 셰퍼는 평생 책을 사랑한 사람으로 망설임 끝에 비로소 이 책의 집필했는데, 겨우 초고를 다 쓰고 건강이 악화되는 바람에 조카 애니 배로우즈에게 이 원고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내어달라 부탁하고 08년 2월에 타계했다고 한다. 이 책은 평생 책을 사랑한 사람이 쓴 책 답게 책 전체에서 책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그래서 이 책이 작가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특히 나는 책 집필을 망설이던 메리 앤 셰퍼에서 "이제 그만 닥치고 책이나 써!" 라고 말한 친구가 원망스럽다! 몇년만 더 일찍 말해줬더라면 우리는 메리 앤 셰퍼의 책을 한권이상 더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책의 구성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편지글로 이루어진 느낌을 책의 편집과 페이지의 디자인에서 제대로 살려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편지를 실제로 몰래 훔쳐 읽고 있다는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이 기분은 책의 등장인물들에게 좀 더 친밀감을 느끼게 해준다.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사실 영어실력으로 보자면 다리 밑에서 구걸해야 하는 수준인 나에겐 있어도 읽기 힘들겠지만) 번역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급작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꼼꼼하게 주석까지 달아 독자를 배려하고 최대한 소설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점에서는 칭찬을 해주고 싶다. 
 
그러나!!!! 책의 교정은 도대체 누가 봤는지!!! 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다!!!! 오타가 너무 많다. 그냥 오타라면 넘어 가겠는데, 91페이지에 있는 ' 것입ㄴ니다' (토시하나 안 빼고 그대로 썼다) 이 오타는 도저히 용납해 줄 수가 없다. 순간 내눈을 의심하고 책의 발행날짜를 찾아봤는데, 이 책은 초판 1쇄도 아니고 초판 2쇄더라. 저런 오타가 있으면 초판으로 하지말고 중보판으로 다시 찍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저런 엄청난 오타를 내놓고 뻔뻔스레 초판 2쇄를 찍다니. (사실 다른 출판사들도 요즘은 번역본에 저런 오타가 있어도 그냥 찍고 말던데, 너무 한심하다.) 출판사 홈페이지 찾아가서 한마디 해주려고 했는데 홈페이도 없더라. 이 출판사가 앞으로 번역예정 된 책들을 보니 내가 그동안 번역본으로 읽고 싶었던 소설들을 대거 번역 예정중이던데..이 엄청난 오타들을 보고나니 몹시 걱정된다.  

책의 내용은 정말 좋다. 정말 요 몇년간 읽은 책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너무너무 좋았다. 전쟁의 잔상들과 남겨진 사람들로 인해서 억지 눈물을 짜게 유도하지 않고 아이들의 모습에서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고리타분한 표현들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담담하게 자신들의 경험과 생각을 말할 뿐이다. 그래서 더 따뜻한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처음에 이 책을 펼 때 가졌던 편지글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편지글로 이루어진 다른 책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갖게 해줬다. 내가 편지글에 대해 가졌던 공포감이 오히려 이 책으로 하여금 동경으로 바뀌게 되다니..여러모로 이 책은 나에게 많은 교훈을 준 것같다. 그 교훈으로 그동안 피해왔던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시도해 볼까 한다. (웃음) 그 전에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편지를 다시 써보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편지라는 매개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깨달아 버렸기 때문이다. (웃음)

사실..오타만 아니라면 독자들을 배려한 꼼꼼한 주석과 깔끔한 편집, 그리고 너무나 멋진 책의 내용으로 별 다섯개 X 100을 해줬을텐데..저 엄청난 오타들 때문에 별 4개를 준다. (진짜 교정 돈받고 하면서 그러는 거 아니다...) 

이 책을 읽는 팁!

이 책은 편지글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들이 서로 편지를 받는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읽는게 책의 맛을 더 살리는게 아닐까 싶다.  (그냥 내 생각이다 -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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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0-0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올해 2월에 이 책을 읽었거든요. 읽으면서 홀딱 반해버려서 2월달에 이 책을 올해의 최고의 책으로 하겠어, 하고 호들갑 떨었더랬어요. 저도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고슴도치 2009-10-01 19:13   좋아요 0 | URL
저도 올해 읽었던 책중에 최고라고 생각한답니다..^^ 이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참 따뜻해져서 다 읽고 난 다음엔 한동안 이 책의 여운에 많이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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