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월드 - 떠도는 우주기지의 전사들
닐 게이먼 외 지음, 이원형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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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닐 게이먼'이 쓴 책이라는 이유 때문이였다. 그동안 닐 게이먼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어쩌다보니 그의 책을 읽을 기회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인터월드를 통해 비로소 그와 첫만남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조이 하커는 평범한 소년이다. 비록 엄청난 길치라는 점을 빼면. 그런데 참 재미있게도 (전형적인 장치이지만) 이 지독한 길치인 조이가 사실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을 지닌 워커(책에서는 그런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워커라고 부른다.)였다. 그것도 1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한 엄청난 능력을 지닌 워커. 이렇게 조이의 뛰어난 능력은 일종의 악의 세력이라 할 수 있는 헥스제국과 바이너리제국의 표적이 된다. 헥스제국에 사로잡혀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 조이를 제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구해주게 되는데, 알고보니 사실 제이는 또다른 시공에 존재하는 조이 자신이였고 이렇게 전 우주의 시공에 존재하는 조이들이 모인 곳이 인터월드라고 하는 조직이였다. 우여곡절 끝에 이 조직에 남기로 결심한 제이는 많은 사건들을 거치며 평범한 소년에서 인터월드 최고의 대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성장소설이다. 조이 하커라는 평범한 10대 사춘기 소년이 갑작스레 새로운 세상으로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모험과 그의 성장을 담고 있으니까. 주 독자층은 청소년 같지만 성인들이 읽에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보통 SF물은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는 선입견을 가지기 쉬운데 반해 이 책은 과학적 용어들을 쉽게 풀어 알려준다. 물론 책 전체에서 이런용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책 읽어나가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만큼 이 책은 흡입력과 속도감있게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그 흡입력 안에는 전형적인 성장소설 + 모험소설의 요소들이 적당히 녹아 닐게이먼의 필력과 섞여들어 읽는 재미를 배가 시켜준다. 그래서 전형적인 성장소설의 장치들이 큰 거부감 없이 읽혔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약간의 오기가 있었다. 닐 게이먼! 당신이 얼마나 글을 잘 쓰기에 사람들이 당신의 책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인지 내가 평가해 보겠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랄까? 하지만 책장을 몇장 넘기지 않고서 곧 그런 생각들을 잊어버리고 오히려 그의 이야기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과연 많은 이들이 그의 이야기에 열광할만 했다. 어찌보면 식상할 소재들을 잘 버무려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엮어냈으니 그의 실력은 정말 감탄할만하다.  

책의 후기에도 나와 있듯이 이 소설은 TV 시리즈를 목적으로 만든 이야기였다. 그래서인지 인터월드는 연작이 나올 것 같은 가능성을 열어 두고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작가의 한숨섞인 후기를 봐서는 연작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뒷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니까.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하여 집필한것이 거의 10여년 전이라고 하는데, 인터월드처럼 써놓고 버려둔(?)소설이 닐 게이먼에게 과연 몇개나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만약 있다면, 혹시라도 그 소설이 인터월드 후속작이라면 어서 발간하길 빌어본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역시나 제로 같아서 조금 슬프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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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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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앤셰퍼의 "건지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클럽"를 읽고 서간문의 매력에 퐁당 빠져버린 후, 추천을 받아 구입한 책이다. 그간 줄곧 읽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연속적으로 서간문을 읽는 것은 왠지 내키지 않아 다른 책들을 살펴보느라 이 책을 읽는 시점이 좀 늦어져버렸다. 

이 책은 건지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클럽과 많이 닮아 있다. 이야기가 시작하는 시점이 세계2차대전이 끝난 직후라는 것도 비슷하고, 사람들을 엮어주는 매개가 책이라는 점 역시 비슷하다. 다른 점은 건지아일랜드는 픽션이지만 채링크로스84번지는 논픽션이라는 것이다.  

1945년 10월 5일 뉴욕에서 작가로 일하던 헬렌 한프는 한장의 광고전단을 보고 자신이 읽고 싶었던 책들을 구할 수 있는지, 영국 채링크로스 84번지에 있는 마크스&CO 중고 고서점으로 편지를 붙인다. 마크스 서점에서 헬렌의 편지를 받아 보게된 사람은 서점의 직원이였던 프랭크 도엘이라는 사람이였다. 이 편지 한장을 계기로 두사람의 20여년에 걸친 인연이 시작된다.  

자신이 원하는 책을 빨리 구해주지 않는다고 까다롭게 굴지만 따스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는 미국여인과 언제나 덤덤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속 깊은 영국남자의 우정은 읽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프랭크의 아내가 언젠가 헬렌에게 겉보기에는 두사람이 달라보이지만 사실 내면이 많이 닮았다고 하는 부분에서 나도 동의 했다. 서로를 배려하고 보답을 바라지 않는 친절을 배푸는 마음씨와 무엇보다 책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둘은 참 많이 닮아 있다. 그렇게 다른듯 닮아 있었기에 둘의 우정이 20년 넘게 지속되지 않았을까 한다. 

두사람의 인연을 만든 계기가 책이기 때문에, 이 책에는 많은 책의 이름과 작가들이 언급된다. 개중에는 아는 책들도 몇개 있었지만, 사실 모르는 책들이 더 많았다. 아는 책들중에 하나는 케네스 그레이엄에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라는 책이였는데, 이 책이 언급되는 구절에서 깜짝 놀랐다. 이 책이 좋다는 평을 듣고 조만간 구입하고자 하는 책 목록에 올려놨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 책을 구입하는 때가 앞당겨 질 것 같다. (웃음)   

서간문은 참 매력적이다. 편지라는 개인대 개인의 조금은 비밀스러운 매개물라는 점도 그렇고, 따스한 감정이 느껴지는 아날로그적인 매체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이렇게 매력적인 서간문에 재미와 감동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은 아마도 내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 서간문을 접했던 것은 약 15년 전이였지만 당시에는 전혀 서간문의 매력을 알지 못했다. 그저 읽기 까다로운 책, 재미 없는 책이였다. 물론 당시에 서간문을 읽기에는 어렸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현재의 디지털 시대보다 조금 더 감성이 살아 있는 시기였던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오랜 세월 다른 대륙에 사는 사람들의 서신교환에서 오는 감동이 주가 되지만, 여러가지 멋진 책들에 대한 정보와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잇는 재미도 솔솔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여백이 많다는 것이다. 한페이지에 다 들어갈 내용들을 여백을 많이 줌으로써 분량을 살짝 늘린 것 같아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표지가 까만색이라 표지와 제목만 본다면 추리소설이나 호러소설같은 느낌이 든다는 점도 안타깝다. 하지만 정말 멋지고 감동적인 책이므로 주변의 모든 분들께 강력추천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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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의 루머의 루머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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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진실성 여부에 관계없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사실이나 정보. 간단명료한 사전적 정의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진실성 여부에 관계없이, 라는 구절이다. 왜 진실성 여부가 불분명한 사실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는 것일까? 답은 이미 모두들 알고 있다. 재미있으니까. 소문의 사전적 정의처럼 간단명료한 답이다. 하지만 소문에 중심이 되는 사람들은 이처럼 쉽고 간결하게 이것들을 받아들 일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나 베이커가 자살을 했다. 이쁘장한 외모와 더불어 문란한 사생활을 가진 소녀. 이것이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사실이라고 들었다. 그렇게 다른사람들도 알고 있으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 그것이 사실이 아닌가? 


클레이 젠슨. 해나 베이커를 짝사랑한 동급생. 그의 앞으로 발신인 불명의 소포가 하나 도착한다. 신발상자에 담긴 너무나 아날로그적인 카세트 테이프 7개. 호기심에 틀어본 테이프에서는 2주전 자살한 해나의 목소리가 담겨져 있다. 자신이 자살한 이유를 제공한 13명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테이프들에 담아 놓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테이프를 다 듣고 자신의 이름뒤에 나오는 사람에게 테이프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가 주어진다. 그렇지 않으면 복사본 테이프가 세상에 공개될 것이라는 협박과 함께. 
 

단순한 첫키스가 해나에게 해픈여자라는 소문을 만들어 주었다. 그 소문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에 의해 증폭되고 것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해나는 처음에 무시하려 했다. 그냥 장난이려니, 곧 사라질 소문이려니 했지만 사람들은 한번 생긴 고정관념에서 오는 편견을 도무지 벗어버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커져만 갔다. 그 고정관념과 소문에만 의지한 채 해나를 평가하고 대했다. 아무도 진실을 보려하지 않았다. 더이상 상처를 견딜 수 없었던 그녀의 마음이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그래서 해나는 자살을 한다. 테이프에 진실을 남기고. 
 

해나는 왜 살아있을 때 진실을 사람들에게 털어놓지 않았을까? 말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것 역시 해나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시선처럼 편견에 사로잡힌 고정관념이다. 자신이 받은 상처 때문에 더 이상 타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내보이기 싫었다고 말하지만 만약 해나가 주변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소문에 대하여 사실을 밝혔다면? 처음 소문이 시작된 그녀의 첫키스 상대에게 가서 진실을 밝히라고 했다면? 이 모든것이 너무 늦어버렸다고 생각했다면 최소한 부모님께라도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고 다른동네로 이사를 갔다면? 학교를 전학갔다면?!!! 왜 해나는 좀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았던 것일까! 해나, 이 바보같은 아가씨. 
 

이 소설은 강한 흡입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재미도 있다. 마음에 남는 메세지도 제법 묵직한 편이다. 그러나 해나가 자살한 13가지 이유들 중 몇개는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이 테이프를 듣고 그들이 깊게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으니까. 그래서 중간부분 이후부터는 해나에게 감정이입이 쉽지 않았다. 이것은 책의 초반에 대담하고 강렬하게 시작한 해나 테이프의 목적과 말투가 책의 끝부분에 가면서 흐지부지 해지고 말았다는 것도 한 몫을 담당했다. 또 외톨이였다는 그녀의 캐릭터와 달리 갑자기 등장하는 친구의 존재는 혼란스러움을 야기한다. 여기에 10대 청소년들에게서 흔히 벌어지는 문제와 상황들을 무리해서 다 집어넣으려고 했던 것도 책의 재미를 깍아먹는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자잘한 단점들을 상쇄할만큼 여전히 이 책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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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 트와일라잇
마크 코타 바즈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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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늦가을 우연히 트와일라잇 소설을 접한 이후, 에드워드와 벨라가 서로에게 반한 것처럼 나는 이 시리즈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아름답고 위험한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평범한 소녀 벨라의 금단에 사랑이야기는 너무나 매력적인 스토리였기에 단숨에 모든 시리즈를 읽고 영화 개봉만을 기다리게 되었다. 몇달의 기다림 후 그렇게 기다리던 영화가 개봉했고 그와 동시에 영화 OST도 발매하며 인쇄된 종이에 있던 상상의 이야기가 현실감 있게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것은 트와일라잇 팬이라면 누구나 흥분을 감출 수 없는 행복한 경험이였다.

 

영화개봉 후 전세계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곧 DVD가 발매일정 소식이 전해졌고 트와일라잇에 관한 화보집과 다양한 책자들이 발매 되면서 전세계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지만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그것들을 구입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직접 해외싸이트에서 트와일라잇 관련 책들을 구입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한국 대부분의 팬들은 해외팬들이 올린 자그마한 토막사진과 정보들만을 얻을 수 있을 뿐이였다.

 

그러던 중 북폴리오에서 트와일라잇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번역하여 발매한다는 소식을 발표했다. 이 소식에 한국의 수많은 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손꼽아 발매일을 기다렸고, 북폴리오에서는 이런 팬들에게 책의 표지작업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팬들에게 책을 만들어 가는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트와일라잇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가 발간되었다.

 

소설을 영화로 만들 때는 많은 어렴움이 있다. 우선 독자들은 소설을 읽고 각자 자신의 상상으로 등장인물들과 그 주변한경을 상상하고 나름의 스토리와 감정을 재구성해간다. 그래서 소설을 영화화 한다는 것은 달리말하면 기존의 소설 팬층을 그대로 관객으로 흡수함과 동시에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와일라잇은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극복했을까? 이 의문에 대한 과정과 해답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거기에 배우들의 멋진 고화질 사진과 영화 비하인드 사진은 팬들을 위한 선물이라고나 할까? (덤이라기엔 너무 멋진 선물이다.)

 

트와일라잇은 뱀파이어라는 존재가 등장하지만 소년과 소녀의 목숨을 건 금단의 사랑이라는 것이 주된 이야기를 이룬다. 이를 위해 감독인 캐서린 하드윅은 화려한 특수효과가 나오는 것보다는 되도록 모든 장면을 CG처리없이 직접적으로 촬영하기로 결정한다. 진짜를 보여줘야 진짜 감정이 관객들에게 느껴진다는 것이 감독의 철학이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원작자인 스테프니 메이어의 생각과 일치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영화의 화면은 평범한 소녀인 벨라의 시점에 맞춰져 서정적이며 일상의 연장선인 듯한 느낌에 실제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원작소설에 배경과 주변상황들은 모두 소설속에서 묘사되고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화면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영화 스테프들은 가장 적합한 장소와 소품들을 찾아내어야 했다. 스테프들은 그 모든 요소들을 하나하나 준비해가고 모든 재료들을 준비했을 때 영화는 정확한 스케쥴에 따라 촬영을 시작해 나갔다.

 

보통 추상적으로 생각할 때 영화제작은 조각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에 나온 과정을 볼 때 조각이 아니라 잘 짜여진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소설에 나온 구절 그대로의 의미만이 아니라 그 내면에 담겨진 속 뜻과 캐릭터의 감정까지 추측하여 시각적으로 구현해낸다는 것은 상상이상으로 엄청나게 디테일한 작업이였다는 것이 책 곳곳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얽힌 에피소드 중의 하나로 에드워드의 방을 꾸밀 때 뱀파이어라는 스스로의 존재감에 고민하는 그의 내면을 나타내기 위해 철학책들을 쌓아놓고 일기장을 책상위에 펼쳐놓고 여러가지 메모를 책상위에 강박적으로 꽂아놓는 등 원작의 책에 미처 묘사되지 않은 섬세한 부분들을 하나하나 표현해 보여준다. 관객들에게 보여준 영화의 이런 모든요소들이 다 스테프들이 추구한 메세지 전달의 표현이였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이 책은 트와일라잇의 영화제작과정에 대해 꼼꼼하게 설명하고 스테프들과 배우들의 영화를 제작했을 때의 생각과 감정들을 묘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영화와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내면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아..그래서 그때 에드워드가 이런 표현을 했구나, 벨라의 이런 행동이 미처 묘사되지 않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구나 등등 책을 읽는 내내 원작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였다.

 

기본적으로 "트와일라잇 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는 트와일라잇 팬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제작과정에 대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트와일라잇 팬들이라면 강력추천한다! 배우들의 고화질 사진만으로도 이미 이 책은 너무나 훌륭히 그 가치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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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와인 환상문학전집 13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애리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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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사전지식은 레이 브래드버리는 SF작가로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과, 책의 적힌 내용의 짤막한 소개정도였다. 그래서 책이 도착했을 때 자전적 소설이지만 SF작가의 작품이므로 자신의 어린시절의 기억에 SF적인 요소를 넣은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표지도 약간 SF적인 삽화가 들어가 있고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지만) 황금가지의 환상문학전집 13번째 번호를 받은 도서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더 굳어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받아서 읽어보니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SF작가가 쓴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반 자전적인 소설일 뿐이였다. 그 어느곳에서도 그가 SF작가임을 나타내는 구절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만이 아련하게 담겨져 있었을 뿐이였다. 만약 나처럼 래리 브래드버리가 쓴 소설이기 때문에 SF요소가 나올것임을 짐작한다면 그런 생각은 접고 아무런 선입견도 없이 책을 읽기 바란다. 아니면 나처럼 서문에서 지레 겁을 먹고 굳어져서 책을 읽게 될지도 모른다 (웃음) 

사실 이 책의 초반은 집중하기 힘들었다. 작가의 문체가 (번역체의 느낌일수도 있지만) 나와는 잘 맞지 않았다.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미사여구로 풍경과 사람들의 감정을 묘사하고 있어서 집중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줄을 몇번이나 되풀이해 읽으며 그 뜻과 감정을 곱씹어 보아야 했다. 그러다가 주인공인 더글라스의 여름이 시작되는 책 도입부의 이야기가 끝나고 그의 주변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조금씩 책에 집중하게 되었다. (책 도입부분은 더글라스의 감정에 대해 묘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중이 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구성과 느낌이 아홉살 인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시절 한순간의 기억과 그것이 사라짐을 바라보고 느끼는 주인공들의 감정이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책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반된다. 아홉살 인생의 분위기가 현실에 대한 풍자와 우울함을 담고 있다면 민들레와인은 아련한 기억와 따뜻한 그리움으로 가득차 있다고 할까? 

혹시라도 초반에 이 책을 놓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꾸욱 참고 끝까지 읽기를 바란다. 이 책의 진짜 맛은 책이 삼분의 일 이상 진행된 시점부터니까. 굳이 무리해서 한꺼번에 다 읽기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이 책은 여러사람들의 기억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천천히 단편을 읽는 기분으로 조금씩 읽는 것이 더 재미있게 읽는 방법일 것 같다.  

행복기계를 발명하려는 아우프만, 언제나 시간을 간직하려한 벤틀리부인, 인간 타임머신인 프리라이 대령, 이제는 더 이상 달리게 되지 않는 전차를 마지막으로 운전하는 프리든씨, 멀리 떠나버린 소중한 친구 존, 서로 다른 톱니바퀴에서 만난 윌과 미스헬렌, 고물상 조나스씨..정말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감정들을 가진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레이 브래드버리가 왜 그렇게 유명하고 이 책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오랜시간 동안 받을 수 있었는지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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