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인문학 - 3천 년 역사에서 찾은 사마천의 인간학 수업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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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년 역사에서 찾은 사마천의 인간학 수업

P66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혼자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성공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 능력과 한계, 장단점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이미 천하의 향방, 즉 항우의 패배와 유방의 승리라는 역사적 결과는 판가름 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P80 대업의 계획을 분명히 세우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나라를 이끌어 천하 통일을 이룬 것은 모두 이사의 힘이었다~《사기》<태사공자서>

사마천이 말한 '이사의 힘'이 바로 이사를 중심으로 한 외국 출신의 빈객과 객경 세력의 힘을 뜻합니다 역사를 만드는 것은 바로 인간입니다

적재적소에 최고의 인재를 쓰는 것이 일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진나라는 인재를 발굴하고 중용하는데서 천하를 두고 경쟁하던 다른 여섯 나라를 압도했습니다

국가든 회사든 여타 조직이든, 세상을 무대로 삼아 큰 뜻을 이루고자한다면 다음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합니다

첫째, 오직 그 사람의 재주를 볼 뿐 국적이나 출신 배경을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둘째, 인재를 쓸 때 그 지위와 역할을 부당하게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일을 맡겼다면 그 재주와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외부의 인재를 중용할 때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부의 인재를 중용하누 정책은 반드시 기득권을 가진 내부 세력의 저항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를 이겨내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한 것이 진나라가 외국인 인재를 최고위직에 중용해 크게 성공한 핵심 비결입니다

P118 제왕과 리더의 권력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입니까? 바로 명령의 권위입니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신뢰입니다 신뢰를 상실한 명령은 권위가 없고, 권위를 잃은 권력은 더 이상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P129 창업이 성공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면, 수성은 그 성공을 잃어버리지 않고 단단히 지키는 일입니다

P174 최고의 조직을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힘은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힘과 이익을 앞세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치를 '패도정치'라고 부릅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패도정치는 무력과 강압으로 사람을 다스리는 것을 뜻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P178 상앙의 리더쉽은 힘과 이익, 처벌과 보상, 공포와 안정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에는 명확한 기준, 즉 공정성이 중요합니다 누구나 같은 기준에 따라 처벌을 받거나 보상을 받아야, 그 기준을 믿고 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앙이 힘과 이익을 강조했다면, 맹자는 인과 덕을 중시했습니다 맹자는 힘과 이익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에서 우러난 진정한 복종이 아니라고 비판하면서, 인과 덕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진심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힘과 이익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면, 사람의 마음은 매번 더 큰 힘과 이익을 좇아 움직일 것입니다 그러면 나라는 극심한 혼란에 빠지기 쉽지요 그런데 인과 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치를 하면 백성이 진심으로 복종하기에 나라 역시 더욱 안정된다고 맹자는 주장합니다

힘과 이익이 난세의 정치라면 인과 덕은 치세의 정치입니다 전자는 혼란과 분열, 도전의 시대에, 후자는 통일과 안정의 시대에 더 적합하다는 뜻입니다

만약 리더가 힘을 지니고 있다면 덕운 갖추려고 해야 하고, 덕을 갖추었다면 힘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P202 정치와 군사와 상업은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것을 얻어야 그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시세, 그러니까 현실의 흐름과 변화의 추이를 살필 줄 알면 거기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본 인간사 흥망성쇠의 비밀
궁형이라는 끔찍한 고통과 치욕을 겪으며 써 내려간 52만 6천 500자 속에 담겨진 3천 년의 역사

고전은 어렵고 분량이 너무 많아 읽을 필요성을 느껴도 엄두가 안 나 도전을 못 했는데 한정주 작가님 글로 쉽고 재밌게 읽었다
왜 사마천을 위대한 역사가라 했는지 그리고 사기가 왜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필독서인지 뒤늦게 읽게 되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지금 읽어도 우리의 삶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책

사마천의 <사기>를 읽은 사람은 절대 적으로 돌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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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의 밤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박솔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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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 기차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P37 어떻게 주민등록에서 도망칠 수 있을까, 어떻게 모르는 사람으로 사라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은 매일 밤 잠자리에서, 물론 매일 밤은 아니지만 자주 반복되는 생각이었다 사라질 생각은 없지만, 큰 잘못을 아직 저지르지 않았지만 어떻게 한국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어떻게 숨을 수 있을까 혹은 한국을 빠져나가 외국에서 다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P89 책들은 만나고 헤어지고 사라지고 지나간다 어떤 함께하던 책들은 시간이 지나면 헤어지게 되는데 그걸 슬퍼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어떤 것들은 이미 몸으로 변해버려 흔적이 없어졌을 수도 있다

만나지 않게 된 사람들도 가끔 생각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결혼하는 영우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행 기차를 탄 한솔과 옆자리에 앉은 나미의 이야기
한솔은 성정체성으로, 나미는 사이비 교단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까?

아르테에서 첫 선을 보인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함께한다

작지만 작지 않은 책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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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왔구나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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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P83 "자식 다 키워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더니, 앞으론 부모를 돌봐야 해"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회사 선배의 말이 이제 마도카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엄마, 노래 불러요?

P173 아무리 돈이 많아도, 최신 의학이 발달해 수명이 연장되고 온갖 미용기술로 노화를 방지한다 해도, 사람은 나이들고 수명이 다하면 저세상으로 간다~엄마, 괜찮아요?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치매에 걸렸거나 거동이 불편해져 간병과 보살핌이 필요해진 때

유병 100세시대라고 했던가?
나이들고 늙으면 어쩔 수 없이 쇠약해지고 병이 들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부모님이, 시부모님이, 이모님이, 치매나 거동이 불편해 간병이 필요해진 가족들의 이야기 8편을 담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모의 질병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준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가 인상적이고 생각이 많아지게 한다

8편 중 <엄마, 노래 불러요?> 는 친정엄마의 치매로 고민하는 딸의 이야기로 다행히 남편이 모시자고 해서 함께 살면서 보살피는데 시부모의 반대에 힘들어하면서도 남편이 적극적인 도움으로 가장 이상적인 가족이라 생각되었다

<형, 뭐가 잘났는데?>는 가장 현실적인 가족이라 생각된다
아버지가 안 계신 집안의 장남인 권위적이고 고집 세고 뭐든 자기 뜻대로만 하려고 하는 큰형이 함께 사는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동생들에게 모시라는 폭탄 선언에 형제들끼리 해결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아버님, 뭐 찾으세요?>는 중학교 역사 선생님이었던 아버지의 치매를 부정하고 간병은 전업주부인 아내에게만 맡기는 남편의 이야기로 보살핌, 간병은 왜 여자, 며느리의 몫인지 화가 났다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해나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가족이라면 어떨까 생각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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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은모든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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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 나는 그에게 다시금 신학과 종교학의 차이를 물었다 그러자 이삭은 잠시 말을 고르더니 신학은 신에게 가까워지고자 하는 여정 그 자체라면, 종교학은 신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는 학문인 것 같다고 했다

P76 일상생활을 유지할 기력조차 남지 않은 쇠약한 육체로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그 삶을 스스로 종결짓는 것에 타인이 왈가왈부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해왔다

P138 할머니의 임종 스케줄은 오후 네 시에 잡혀 있었으므로 이별까지 아홉 시간이 남았다 그런 식으로 시간을 셈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편안하게 보내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할수록 긴장이 됐고, 그러자 시간이 몇 배는 빠르게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죽음도 선택할 수 있을까?
10년 뒤 합법적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된다

뇌졸중으로 두번 째 쓰러진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과 9년째 요양원에 누워있는 큰 언니를 지켜보면서 자발적으로 죽을 날을 선택한 할머니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뭉클하고 애틋하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고 싶은가?

생명의 존엄성과 삶이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죽음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작은 책은 글씨가 작아 꺼리는 사람도 있는데 축소판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작은책으로 기획된 책이라 작지만 작지 않다

아르테에서 첫 선을 보이는 한국 소설 시리즈 작은책,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함께 한다니 기대가 컸던 책
첫 책부터 이러면 반칙아닌가요?
작은책 시리즈도 다 모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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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
이시이 모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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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3 나는 혼자 있을 때 더 좋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좀 이상하긴 해도 거짓 없는 진실이다 원래 서툰 사람이 야무진 사람들을 쫓아가려면 상황을 이해하기 전에 끊어내고 아무 말이나 대충 입에 담으며 먼저 걸어가야 한다 언제나 어중간하고 조잡하게 사는 수밖에 없다

P81 사람이란 눈에 흔히 보이는 것은 소중히 여기지 않는 습성이 있다 요즘 들어 책은 마치 소모품처럼 되어간다
읽고 또 읽어도 가슴속에 조금도 남지 않는다 읽은 다음 날 이면 잊어버린다 책이 그런 것이 되어 슬프다

P248 결국 작년 여름, 우리가 그렇게 조심했는데도 불구하고 고양이는 개와 크게 싸워서 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폐렴으로 죽었다 그때 가장 아름답게 핀 백일홍 나무 아래에 고양이를 묻어주었는데, 상대가 고양이라도 십일 년이나 같이 살면 둘 사이에 끈끈한 인연이 생기는 법이다

편집자, 번역가, 작가로 활약하며 써온 따뜻하고 감성적인 에세이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과 어린 시절의 추억담이 가슴 따뜻하게 한다
정원이 있는 집 밭에서 채소를 직접 가꾸고 개와 고양이와 함께 사는 여유로운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사는 곳이 나이가 생활이 다르지만 위로가 되는 이야기
읽는 동안 내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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